전 오유와 트위터만 하는 사람인데요,이번 강남살인사건 일어나고 트위터에만 있다가 오유 와서 좀 충격먹었어요......
트위터에서는 여성혐오 문제라는 목소리와 더불어 많은 사람들의 분노,슬픔,위로의 말들이 돌아다니고 있는데 오유에서는
좀 다른...분위기더라고요.전 이게 여성에 대한 범죄라고 생각하고 트위터의 몇몇 의견에 동조하고 있었는데
오유에서는 제가 잘못 느낀게 아니라면 젠더프레임을 부정하는 의견이 많아보여서요.
1년간 오유를 다닌 회원인데 남성분들 여성분들도 고루 계신 듯하고 좋은 분들이 많이 보여서 안심이 되는 사이트였어요.
가끔은 트위터에서 오유의 음습한 덧글들을 캡쳐해서 질색하는 트윗이 돌 때 꼭 저런 사람만 있는 건 아닌데...하는 생각도 했구요.
오늘은 좀....좀 많이 큰 충격을 먹었어요.
강남역 추모쪽지들도 충분히 그럴 만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트위터에서는 수많은 여성분들이 너나할것없이 자신이 겪었던 무서운 경험담을 꺼내놔요.
분명히 그 중에는 과장도 있을 지도 몰라요.거짓말로 꾸며낸 일이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분명히 여성분들 중에는 남성분들에 의한 공포를 겪은 분들이 많을 거에요.
그리고 그게 쌓이고 쌓이고,여혐이니 뭐니 하는 단어로 절정까지 치솟았다가 이번 사건에서 좀 터져나온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불특정 다수의 여성 분들이 공포를 느끼는 범위가 한층 확장되었으니까요.
워터파크 몰카,화장실 몰카가 떠오르고 파장을 일으킨 지 얼마 되지 않았잖아요,
근데 이번에는 그저 여자라는 이유로 살해당한 사람이 나왔어요.
여자들은 이제 몰래카메라에 대한 두려움에서 한층 더 나아가 언제 살해당할지 모른다는 공포심을 받았어요.
특수한 경우라고요? 한 번 일어난 범죄가 다시 되풀이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잖아요.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요.가해자는,물론 변명으로 주워섬긴 말일지도 모르지만 분명히 여성을 언급했어요.
그리고 피해자는 단지 여성일 뿐이었죠.단지 그 이유였어요.
밝은 장소였잖아요.강남의 떠들썩한 거리였잖아요.큰 건물이었잖아요.일행이 있었잖아요.남자친구가 있었잖아요.....
그 아무 것도 이번 피해자를 지켜주지 못했잖아요.
이번 사건에 사람들이 특히 호들갑을 떠는 게 아니에요.그만큼 큰 충격을 가져다 준 거에요.
전 이번 사건을 기점으로 여성분들 인식이 점점 더 남성분들에게서 멀어진다고 생각해요...
남혐일 수도 있어요.근데 모르잖아요.누가 좋은 사람이고 나쁜 사람인지 몰라요.근데 단지 여자라서 죽임당한다면 그건 어쩔 수 없이
남성분들을 피하게 되지요......
군대에서 남성분들이 많이 죽어나간다,라는 문제는 이번 문제와는 다른 선상에요 이건 분명해요.
이번 사건에서는......그냥,남성분들이,이번 미친 가해자를 여성들과 함께 욕하면서 사회에 만연해있는 여성을 억압하는 구조를 분위기를
어떻게 타파해 나갈지 의논하는 기회가 되길 바래요 저는.
근데 아직 잘...모르겠어요.네이버 댓글은 하도 쓰레기들이 많아서 볼 엄두가 안 나는데 트위터에서 흘러들어오는 댓글들을 보면
별 생각 없던 저도 저런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다.....결국 남자를 피하는,그런 사고로까지 이어져요.
오유에는 좀 더 다른 의견을 가진 남성분들이 있지않을까 해서 왔는데 조금 충격도 받고 실망도 받았어요.......
두서없이 글을 썼는데...정말 모르겠네요.어렵고 답답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