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전에 집에왔는데 엄마가 누워있길래 그냥 평소처럼 말을 걸었어요 <div><br></div> <div>근데 엄마가 할아버지가 암에 걸리셨다고 얼마 못 사신다고 갑자기 말을꺼내시는거에요</div> <div><br></div> <div>평생 건강할 줄 알았던 할아버지가 곧 있으면 돌아가신다는 소리를 들으니까 정말 놀랐어요.</div> <div><br></div> <div>그리고 곧 가족 다같이 만나서 할아버지 영정사진 다시찍고 가족사진 다시찍고 한다는데..</div> <div>정말 상상도 못하겠어요</div> <div><br></div> <div><br></div> <div>사실 어렸을때 부터 아빠가 처갓집에 가기 싫어하고 멀기도 멀어서 일년에 한번 갈까 말까 했어요.</div> <div>그리고 친할아버지는 매일 술마시고 조금만 떠들어도 조용히 하라 뭐라하고 손녀 손자라고 맛있는거 한번 안해주셔서, </div> <div>그래서 외할아버지집 가는게 더 특별히 좋아했는지도 모르겠어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가족 다같이 할아버지집에 모여서 </div> <div>여름이되면 계곡에 놀러가서 물놀이도 하고 다슬기도 잡고, 산에서 별도 보고</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매년 가을이 되면 감농사를 지으셔서 감도 따고 그리고 밤도 따서 구워먹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할아버지집이 지리산 쪽 시골이여서 우리가 일상에서 못 즐겼던 그런 경험도 많이 해봤어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할아버지와 말 한번도 길게 해보지도 않았고  할아버지가 말 수가 적으신편이기도 했고 사이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어요</span></div> <div>하지만 좋은 추억이 많았기 때문에 할아버지와는 절대 친하지 않았지만 저에겐 아주 좋은이미지로 남아있어요</div> <div><br></div> <div>근데 갑자기 이런소식을 전해들으니 정말 마음이 복잡합니다.</div> <div><br></div> <div>그냥 할아버지 볼날이 많이 안 남아서 슬퍼하기만 하면되는데 그 소리를 듣자마자 </div> <div><br></div> <div>내가 지금 고3인데 만약에 1학기전에 돌아가시면 수업은 어쩌지 장례를 치르게되면 학교도 빠져야하는데 어쩌지 </div> <div>일단 돌아가신다면 엄마가 엄청 우실텐데 그거보고 나는 어떻게 해야하지 진짜 만약에 시험기간에 그럼 어쩌지</div> <div>나는 고3인데 장례치를때 안가는건 안될려나,, 사람은 왜 병에걸려서 죽어야만 하는지,,</div> <div><br></div> <div>수능 끝나면 하고싶은 일 중 하나가 할아버지집 가서 며칠동안 지내면서 밤에 별도보고 지리산도 올라가보고 멋진 계곡도 가보는 건데 그런건 이제 다신 못하겠구나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친척들이 다 모여서 놀 기회도 줄어들겠구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런 말도안되는 생각이 머리에 떠오르는거에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정말 할아버지가 아프신거에 대해 너무슬픈데 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 </div> <div>할아버지가 아프신게 슬픈건지 아님 할아버지 집에 더이상 못가는것에 대해 슬퍼하는건지 </div> <div>정말 진짜로 슬픈게 맞는지.. 그리고 이와중에 내 생각만 하는거에 대해 너무 제 자신이 싫어요</div> <div><br></div> <div><br></div> <div>다음주가 바로 곧 시험인데 이런 생각하는 제가 너무 한심하고 짜증나서 집중이 안돼요</div> <div>그리고 집중이 안된다는것에 짜증내는게 정말 엄마 할아버지에게 미안하고 속물적인것 같아서 나는 엄마딸도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