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바다에 흘러가는 장어를 잡기위에 몸을 던지고 겨우 잡아서 어창에 넣고나니 , 선장이 방송으로 얘기했다 '자 머하노? '</div> <div>갑판장이 얘기했다. '장어 잡지마라 ~ 아 잡는다,' 선원들이 조롱섞인 웃음을 짓는다. 다 죽여버리고 싶다. 그냥 다 죽여버리고싶다.</div> <div>이미 그들에게는 나는 이미 떠날사람이며, 이미 그들의 동료는 절대 아니였다. 그래도 묵묵히 나는 내 할일을 하고있었다. </div> <div>선장이 갑판에 내려와 갑판장과 대화를 나눈다. </div> <div>-아무래도 뭍에 들어가야될거같노</div> <div>-비도 잡혀있고, 진도로 드가는게 낫겠는데예, </div> <div><br></div> <div>안듣는척 일하면서 속으로 내심 다행이라고 몇번이고 외쳤다. 운송선이 온다고해도 안태워주면 그만이고, 해경을 부른다고하면</div> <div>이들은 나에게 무슨짓을 할지도 모르는상황에서 육지로 들어간다니 이건 정말 다행이다. 속으로 내심 다행이라고 외치며 </div> <div>생선들을 분류하고 있을때 선장이 날 부른다. </div> <div>-니 사무장이랑 통화했는데, 니는 작업 시마이하고 옷갈아입고 드가라 ,</div> <div>-예? 작업안끝났는데 들어가도됩니까? </div> <div>-일못하겠다고 했다매, 일시키지 마라카니까 걍 드가고, 우리 육지드가면 내리든지, 운송선을 타고 내리든지 알아서해라</div> <div>-예</div> <div><br></div> <div>속으로는 정말쾌재를 불렀다. 이 미친노동을 그만할수 있다는것이, 그때 마음은 솔직히 삼일 일했던거 돈 안받아도 내려만주면</div> <div>감사하게 내리겠다는 마음이었다. 적어도 그때 마음은 그랬다. 육지를 밟을수만 있다면, 그냥 이 미친 배에서 내릴수만 있다면,</div> <div>건설현장이든 공장이든 무슨일이든 다할수있다고. </div> <div><br></div> <div>선장의 지시를 받고 나는 작업복과 장화를 벗고 조리실앞에 방뚜껑을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남들이 일하고있는데 쉬는 마음이란</div> <div>이런비유가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자퇴를 확정짓고 땡땡이를 치는 고등학생의 마음이랄까, 갇혀있는곳에서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자유로워졌다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해방감과 알수없는 걱정들이 섞인 미묘한감정. 서랍같은 침실에 혼자 몸을 구겨넣고 휴대폰을 잠시보다가 이내 문을 닫고</span></div> <div>심하게 요동치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했다. 한시간여가 흐르고 작업중이던 선원들이 밥을 들고 방으로 내려왔다. </div> <div>(배가 심하게 흔들리거나, 당장에 급한작업이 없을경우는 식사를방으로 옮겨서 한다. 배가 안정적이고 급한작업이 있을경우에는</div> <div>조리실 바로 앞에서 밥을 먹었는데, 밥은 개인 밥그릇과 국그릇만이 주어지며, 밑반찬은 군대나 학교에서 사용하는 식판을 이용하게 된다.</div> <div>방에서 먹는경우는 조금 덜하지만 조리실바로 앞에서 밥을 먹을때는 정말 더러운 꼴을 많이 보게된다. 왜 뱃놈 뱃놈이라고 하는지....</div> <div>이들은 예절도 없으며, 공동체의 의식도 전혀없었다. 물론 다른배는 어떨지 전혀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탔는 이배에서만큼은 </div> <div>확실히 그랬다. 밥을 먹다가 일어나서 두걸음정도 걸어가 오줌을 누고, 밥을먹는와중에 선장이 바로옆에서 똥을싸기도 한다. 먹어야 </div> <div>일을할수있기때문에, 더러운꼴을 보면서도 그냥 참고 먹는다. 선장은 선장실에서 따로식사를 하게되며 식탁은 따로없지만 쟁반에</div> <div>밥과 국 반찬을 따로 담아서 배에 막내들이 선장실로 직접 가져다준다. 영화 해무를 보면 조금 쉽게 이해될수있는 부분이다. 남는 음식은</div> <div>바다에그대로 버리게된다.)</div> <div>선원들이 밥을 들고 내려왔지만 작업중에 열외되서 내려와 누워있는 나에게 누구하나 식사를 권하는 이는 없었다. </div> <div>나또한 전혀 먹고싶은 생각이 없었다. 이미 마음이 떠난 상태에 그 열악한 식사에 입조차 대고싶지 않았다.</div> <div>나는 그냥 침대문을 닫아둔채로 계속 잠을 청했다. 파도때문에 작업이 불가했는지 식사를 한 선원들도 음식을 치우고 다들 침실에서 </div> <div>쉬고있었다. 두시간여가 더 흐르고 갑판장의 목소리가 들렸다.</div> <div>-야 짐싸서 나온나, </div> <div>-예? 저요? </div> <div>-그래 니 짐싸가 나온나 운송선 들어왔다니까 니 저거 타고 나가라 </div> <div>-예</div> <div><br></div> <div>헐레벌떡 내짐을 싸기 시작한다. 깔아놓은 이불, 벗어놓은 작업복은 다시 가져갈 생각조차 하지않았다. 왜냐면 다시는 나는 이 미친일을</div> <div>하지않을것이기 때문에. 당장에 입었던 옷들만 가방에 구겨넣기 시작했다. 갑판에 나가니 갑판장과 선장, 갑판장과붙어지내는 선원 셋만이</div> <div>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통발어선보다 작아보이는 어선이 과자와 담배등 박스 몇개를 싣고와서 나르기 시작하고, 두명의 짐을든 사람들이</div> <div>이쪽배로 옮겨탔다. 내가 내려서 타게된사람들인지, 아니면 늦게라도 합류하게 된 사람들인지 나는 알길이 없었다. 다만 나에게 중요한것은</div> <div>나는 내짐을 저배로 옮기고 나는 오늘 육지로 나가야된다는 것이었다. 운송선에서 옮겨실어야될짐을 다 옮겨실은뒤 선장이 방송으로 </div> <div>빨리 나보고 옮겨타라고 얘기햇다. 꽤 먼거리였지만 짐을 둘러매고 나는 뛰어넘어서 배를 옮겨탈수 있었다. 옮겨탄배에는 선장1명과</div> <div>기관장 1명의 늙은 어르신 두분만이 타고있는 배였다. 옮겨탄 배에 갑판에 앉아 담배를 피면서 멀어져가는 운x호, 내가 탔었던 배를 </div> <div>지켜봤다. (1에 첨부했던 통발어선의 사진은 제가 운송선에 옮겨타서 찍은 사진입니다.) </div> <div><br></div> <div>갑판에 앉아 멍하니 멀어지는 배를 보고있으니 기관장이 다가와서 나에게 쉴수있는곳으로 안내해주었다. 타고있던 배처럼 방이</div> <div>있거나, 따로 쉴수있는 공간이 있는곳은 아니었지만, 기관실에 작은 공간을 나에게 내어주었다. 많이 시끄럽긴 했지만 춥지는 않았으며</div> <div>누구도 나에게 머라하는사람이 없어서 마음편하게 있을수 있었다. 그때 해x 수산사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div> <div>-니 배 내렸다매, 니 진도로 들어오니까 내가 그 그천에 있으니까 데릴러갈게</div> <div>-언제 말입니까? 몇시에 내릴지 확실히 모르겠는데요</div> <div>-형이 니 운송선 탔다는거 듣고 진도로 가고있으니까, 니 내릴때 쯤이면 형이 진도 도착할거다, 형이랑 만나서 얘기하자</div> <div>-예, 내리면 전화드리겠습니다.</div> <div><br></div> <div>통화를끝내고 그냥 하염없이 바다만을 쳐다봤다. 파도가 높긴했지만 무사하게 탈출했다는 해방감에 마음이 놓였다. 두어시간동안</div> <div>시간가는줄도 모르고 바다만 바라보고있었다. 운송선 기관장에게 도착시간을 물어봤는데 오후 3시에 탑승한 운송선은 저녁 11시,12시는</div> <div>되야 진도에 도착한다고 했다. 두어시간 멍하게 있다가 기관실로 가서 잠을 청했다, 따뜻해서였을까, 마음이 놓여서 였을까</div> <div>스르륵 기절하듯 잠이들었다, 8시쯤 잠에서 깨어 주는 밥을먹고, 11시 30분이 넘어서야 진도에 도착했다. 항구의 이름은 정확히</div> <div>기억이 나지않는다. 정확히 기억나는건 그 밤에 해x수산 사장이 앞에 서있었다는 것뿐이다. </div> <div><br></div> <div>육지에 붙은 배에서 짐을들고 내리고 해x수산 사장앞에 서게 되었다. 사장은 일단은 차에 타라고 얘기했다. </div> <div>차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나에게 앞으로 어떡할것인지물었다. 시간이 늦어서 니가 고향에 갈 방법도 없을텐데</div> <div>형이 어짜피 내일 진도에서 일을봐야되서 방을잡아야되니 형이랑 방을 잡고 얘기를 나누자고 했다. </div> <div>당장에 터미널에 버스도없고, 나갈수있는 방법도 없었던 나는 알겠다고 얘기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div> <div>나는 임금에 대해서 속았던 부분을 얘기했고, 해x수산 사장은 그게 삼xx운 에서 잘모르고 얘기한것이라고 얘기했다.</div> <div>내가 내렸다는 얘기는 삼xx운 사장도 지금 들은상태고 나에게 처음 승선할때의 가방값을 물어내라고 했다고 한다.</div> <div>나는 그 금액을 물어봣는데 그 금액은 35만원이라고 했다. 나는 당장에 이곳에서 나갈방법이 없었다. 얼마가 됫던 비위를 맞출수 밖에 없었다.</div> <div>-네 고향 드가는데로 금액 송금하도록하겠습니다.</div> <div>-어 형 xx은행에서 형 폰번호 치면 그게 형 계좌니까 글로 35만원 넣으면된다.</div> <div><br></div> <div>알겠다고 얘기하고, 들어가는길에 편의점에서 소주피쳐 한병, 간단한 안주거리를 사고 모텔방으로 향했다. 아직까진 내가 자유로워진것이</div> <div>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모텔방에 따라들어가서 최대한 비위를 맞췄다. 그래야 내가 완전한 탈출을 할수 있기때문에, 방에서 소주를 마시면서</div> <div>사장은 계속 다른배를 타볼것을 권했다. 그배는 원래 잘 못잡는 배여서 그런거다. 이번에 소개해주는배는 정말 잘잡는 배고, 육지도</div> <div>자주들어오는배다. 니가원하는데로 할수있다. 애초에 잘못잡는 배에 팔아놓고 할소린가 싶기도 했지만, 굳이 이사람에게 내속마음을</div> <div>보여줄필요는 전혀없었다. 앞에서는 우선 고향가서 해결할일좀 해결하고 다시 연락하겠다고 둘러대고, 잠을 청했다. 아침 6시가되어서</div> <div>나는 내짐을 들고 모텔을 나섰다. 일단은 당장 들고있는 현금이없기때문에 집에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터미널까지 한참을 걸으면서</div> <div>한참을 어머니와 통화했다. 정말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뿐이었다. 자초지종 설명을들은 어머니는 통장으로 차비를 송금해주셨다. </div> <div>진도에서 고향까지 직통으로 가는 차는 없었고, 대도시를 한군데 경유해서 들어가는 방법 밖에없었다. 터미널에서라도 그 사람에게 잡히면</div> <div>일이꼬일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나는 근처에서 숨어있다가 버스시간이 거의 다 되었을쯤에야 터미널로 급하게 들어가 버스를 탔다. </div> <div>나는 9시간이 걸려서야 고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것이 나의 길었던 원양어선의 후기이다. </div> <div><br></div> <div>오늘은 4월15일 내가 배에서 탈출해서 고향에 온지 이틀이 지났다. 내가 고향에 돌아온 시간은 4월13일 밤 11시쯤이었다. </div> <div>나는 돌아오는 차안에서 몇번이고 다짐했었다. 내가 집에돌아가면 꼭 내가 겪었던 일을 글로남겨서, 나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발생하지</div> <div>않도록 하겠다고. 13일에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바로 곯아떨어졌다가 어제가 되어서야 첫글을 남길수가 있었다. </div> <div><br></div> <div>빚이생기고 인생에서 한번 주저앉으면서 나는 그런생각을 자주했었다. 모든 순간에서 내가 조금만 다른선택을 했더라면</div> <div>지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div> <div><br></div> <div>육지에 돌아와서는 배에서도 하지않았던 멀미를 하고있다. 가만서있으면 배에서 배가 흔들리던것처럼 육지가 흔들리는 느낌이들고</div> <div>그 느낌은 상당히 불쾌하며 가만 서있다가 오바이트까지 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지금 그곳에서 느꼇던 감정을</div> <div>최대한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있다. 죽는다는 마음으로 이악물고 탔었던 마음부터, 절망에 떨어진 사람의 마지막 희망조차</div> <div>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사람들에게 느낀 경멸까지. </div> <div><br></div> <div>지금도 나처럼 절망에 빠지고,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구인광고에서 쉽게 접할수 있는 큰돈을 벌수있다는 </div> <div>배타는 일에 대해서 생각을 할수도 있을것이다. 나는 다만 그사람들에게 주의해야될 사실만을 전하고 싶었을뿐이다.</div> <div><br></div> <div>만일 내가 타기전에 이런글을 봤더라면, 나는 절대 배를 안탔을것이다.</div> <div><br></div> <div>-----------------------------------------------끝 </div> <div><br></div> <div>간단하게적어야지 했던글이 어쩌다보니 3편에 이어져서 너무 질질 끌게 됬네요..; 너무 죄송합니다. </div> <div>첫번째글을 끊었던 이유는 세세한 내용을 하나하나 다시 떠올리면서 글을 적다보니 글을 적으면서도 심적으로 조금은 힘들었습니다.</div> <div>조금이라도 쉬고 다시적고싶다는 생각이 너무 들어서... 처음 글을 적고 잠시 쉬었던것이구요...</div> <div>두번째글을 끊었던 이유는 돌아온지 몇일 안된이 시점에서 어머니는 제 걱정이 많으셨는지 문자로 아들이랑 둘이서 소주한잔</div> <div>하고싶다고 하셔서, 급하게 글을 끊고 어머니와 식사를 했습니다.</div> <div><br></div> <div>글을적다보니 마지막글은 정말 내용이 빈약하네요...; ㅎㅎ 어머니랑 삼겹살에 소주를 너무 많이 마셧나봅니다;; ㅎㅎ </div> <div>물론 우리나라에 양심적이고 속이는것없이 배를타시는분들도 많이 있을겁니다. 그분들덕에 육지에 있는 저희들이 신선한 해산물들을</div> <div>맛있게 먹을수 있는 것이기도 하구요. 제가 꼭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그런 뱃일에 대한 내용이 아닌 알바천국이나, 알바몬,</div> <div>워크넷등에 올라와있는 직업소개소에서의 거짓말들을 조심하시라고 남기는 글임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div> <div><br></div> <div>저는 그래도 3일동안 고생했던 그순간들을 생각하면서, 다시 일어설것이라는 희망을 다시 다잡게 되었습니다. </div> <div>어디에서든 그정도 고생할 마음가짐만있다면 다시 충분히 일어설수 있을것이라고 믿고있습니다. 긴글 글재주도 없는 놈 글</div> <div>재밌게 읽어주신 모든분들께 너무 감사드리며, 응원해주신 모든분들에게도 다시한번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싶습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