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3학년 말부터 고민하기 시작해서 4학년 초에 결정했어요.</div> <div> </div> <div>전공 공부도 참 재미있게 했고, 학점도 그럭저럭 괜찮아요. 사실 임고 포기한다고 할 때 교수님들 주변 어른들이 많이 만류했어요.</div> <div> </div> <div>제 과의 요즘 TO가 최고조거든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고등학교 3학년때 이 학교 이 과를 선택할 때 사실 처음부터 고민을 많이 했어요.</div> <div> </div> <div>제 성격이 선생님이 될 성격이 아닌 걸 알거든요.</div> <div> </div> <div>말도 차갑고 냉정해서 주변 사람들한테 상처도 많이 줬고, 기본적으로 남에게 신경을 골고루 잘 써 주지 못해요.</div> <div> </div> <div>학창시절 이런 선생님에게 상처받아본 기억, 다들 한 번쯤은 있잖아요.</div> <div> </div> <div>물론 선생님이 되면 어떻게든 고치려 노력은 해보겠지만 전 이게 제 천성인 걸 너무 잘 알고 있었구요.</div> <div> </div> <div>그치만 전공 공부에 대한 애정과 제 노력으로 어떻게든 커버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이 과를 선택했어요.</div> <div> </div> <div>그렇게 3년이 흐르고 정말 진지하게 임고를 준비해야 할 때가 다가왔네요.</div> <div> </div> <div>교생실습을 다녀왔고 애들과 함께 교실에서 수업하고 상담도 해보면서 점차 저는 결심을 굳혔어요.</div> <div> </div> <div>임고를 관두기로 마음을 굳히고 나니 두 가지 선택지가 남아있더라고요.</div> <div> </div> <div>전공 공부를 계속할 것인지(대학원 진학), 혹은 아예 새로운 공부를 시작할 것인지.</div> <div> </div> <div>전공 공부를 계속하는 쪽도 생각을 해봤지만 이건 너무 가망이 없더라구요. 저보다 훨씬 잘 하는 사람도 많고,</div> <div> </div> <div>뭣보다 학벌이 그리 좋지 않아서(소위 SKY가 아니다보니) 제가 생계 걱정 안 하고 공부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인정 받을 지도 확신할 수 없었고요. (사실 졸업논문 쓰면서 아 이쪽은 안되겠구나 했던...)</div> <div> </div> <div>글 쓰는 걸 좋아하고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기자 쪽으로 도전해볼까 하기도 했는데 이쪽 역시 현실성이 좀 떨어졌고...</div> <div> </div> <div>그렇다고 공무원 시험이나 행시를 준비하자니 그건 제 적성과 너무 안맞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고요.</div> <div> </div> <div>과 특성상 집회도 많이 나가고 사회에 대한 분노가 충만한 곳이라(또 제가 좀 열심이기도 했네요) 나랏일을 하고 싶지 않았어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사실 다른 공부를 생각할 때 제일 먼저 생각났던 직업이 번역이었어요. 일본어 번역이요.</div> <div> </div> <div>원래 일본어에 관심이 많아서, 한번도 정식으로 공부해본 적은 없었지만 소설책 번역은 취미로 하곤 했어요.</div> <div> </div> <div>고등학생 때부터 장편 소설을 혼자 힘으로 번역해서 텍스트로 가지고 있는 게 다섯 권이네요. 원래 소설, 문학을 좋아하기도 하고요.</div> <div> </div> <div>국어 전공자가 제 번역을 보고 참 잘했다고 말해준 적도 있었고, 정말 번역할 때는 누가 돈주면서 시키는 것도 아닌데 진짜 열중하거든요.</div> <div> </div> <div>물론 일본어 시장이 레드오션인 것도 알고, 전공자도 아닌 사람이 제로부터 시작해서 전문 번역일을 한다는 것도 매우 힘들다는 걸 알아요.</div> <div> </div> <div>하지만 전 짧게 살고 가는 인생,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다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정말 열중할 수 있는 일이요.</div> <div> </div> <div>같은 어휘도 한국어로 어떻게 옮겨야 할 지 두 번, 세 번, 다섯 번 고민하고, 수정하고 </div> <div> </div> <div>이 부분은 의역을 해야 할지, 직역을 해야 할지, 맞춤법은 이게 맞는지, 내가 이 문장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마저 행복해요.</div> <div> </div> <div>그리고 전 제가 정말 잘 할 거라고 믿어요. 아니, 잘 할 거라는 걸 알고 있어요.</div> <div> </div> <div>졸업을 하는 올해는 제가 일단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고, 내년에 일본으로 짧은 어학공부를 갈 생각을 하고 있어요.</div> <div> </div> <div>(유학/워홀 준비를 위해 2015년 2차 JLPT를 봤는데 만점으로 N1을 합격했어요. </div> <div> </div> <div>이게 백프로 제 일본어 실력을 인정해주는 건 아니라는 걸 알지만 직감과 평소실력으로 푼 문제들이 좋은 결과를 냈다고 생각해서 전 뿌듯해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런데 주변 사람들은 제 마음은 아랑곳않네요.</div> <div> </div> <div>물론 불안정해보이는 것은 잘 알아요. 사범대 졸업한 사람이 교사나 공무원을 안 하는 것도 이상해보일 테고요.</div> <div> </div> <div>절 아는 사람들은 저보고 딱 공무원 할 인상, 공무원 할 성격이라고 말해요. 하지만 제가 하고싶지 않은 걸요.</div> <div> </div> <div>몇 번씩 마음을 독하게 먹다가도 주변에서 들어오는 한 마디, 두 마디 때문에 자꾸 힘들어져요.</div> <div> </div> <div>제가 이 시장이 녹록치않은 걸 알아서 더하기도 해요. 전망도 그리 밝은 직업이 아니라는 걸 알고, 경력 쌓기도 힘들고, </div> <div> </div> <div>웬만큼 독한 각오와 뛰어난 실력이 아니면 이도저도 아니게 되는 걸 알아요.</div> <div> </div> <div>나약해지면 안 되는 걸 아는데도 당장 부모님부터 '왜 영어가 아니고 일본어냐' 이런 반응이라 너무 힘이 빠지네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두서없는 넋두리 죄송해요. 글로 적고 나면 뭔가 정리되려나 싶어서 열심히 두드려봤는데 더 한심해지기만 하네요.</div> <div> </div> <div>25년 인생이,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가 타인들에게 미리 염려당하는 현실이 서글픕니다.</div> <div> </div> <div>취업 준비하는 여러분, 진로를 고민하는 여러분 2016년에도 우리 다 같이 힘내요. </div> <div> </div> <div>저도 제가 선택한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힘낼게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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