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안녕하세요, 21살 여자입니다.</div> <div>전 14일 밤 성수대교에서 투신했고, 살아서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있네요..ㅎㅎ</div> <div>저의 부끄러운 행동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글을 쓰는건, 혹시라도 저처럼 자살을 생각했거나 삶의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에게</div> <div>작은 위로를 전하고 싶어서에요..^^</div> <div> </div> <div>전 삼수생이었어요. 엄밀히 말하면 삼 반수생이요</div> <div>제작년에 경기도에 있는 4년제 대학에 붙었고, 등록을 했지만 전 만족을 할 수 없었어요</div> <div>가난하고. 처절하고 다툼을 일삼는 부모님을 보고 자라며 전 꼭 돈 많이 버는 사람이 되고싶었어요.</div> <div>어리석게도 그 방법이 좋은 대학을 가는것 뿐이라고 믿고있었죠..</div> <div>좋은 대학을 가서, 좋은 직장을 얻어서.. 결혼같은거 안하고 혼자 잘 살아야지. 혹시 결혼을 하더라도 내 자식은 부족함없이 키워야지..</div> <div>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시작한 공부는 결과가 좋을 리 가 없죠..ㅎㅎ</div> <div>항상 억울했어요. 모의고사는 그렇게 잘나오는데 왜 정작 수능은 점수가 이럴까. 한번 더 해봐야지. 한번 더 해봐야지.</div> <div>그리고 저번 주 , 수능이 끝나고.. 전 아무생각도 없었어요.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았아요. 그냥 핸드폰으로 한강다리를 검색했어요..ㅋㅋ</div> <div>토요일날 무한도전을 보고. 청소를 하고. 제 물건을 다 버리고. 그렇게 집을 나왔어요.</div> <div>압구정에 도착해서 나중에 꼭 살거라 다짐했던 현대아파트를 한 바퀴 돌았어요. 그리고... 네..^^</div> <div>물 속에 혼자 떠있는데 너무 무서웠어요. 물도 새까맣고 하늘도 새까맣고..주위엔 아무도 없고.. 한시간 가량을 그렇게 떠있었어요.</div> <div>살려달라고. 잘못했다고 소리를 질렀어요. 아무런 반응도 없는 곳에 혼자 그렇게 소리치다가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div> <div>그래서 무작정 풀가로 헤엄쳤어요. 사실상 수영도 아니고.. 미친듯이 버둥거렸어요. 물살 때문에 몸이 앞으로 나아가지않는데 미친듯이</div> <div>버둥거려서 풀가로 갔어요. 나뭇가지를 잡고, 돌을 잡고 기어서 위로 올라갔아요. 자전거길이 있더라구요. 거기에서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고</div> <div>나중에 경찰 두 분이 와서 전 병원으로 갔고, 지금은 엉덩이 팔뚝 허벅지에 큰 멍이 든거 빼고는 괜찮네요..ㅎㅎ</div> <div> </div> <div>제가 하고 싶은말은요......... 여러분 힘들어도 살아요. 제발 살아요.</div> <div>나요.. 죽고싶다고 생각했는데 다리위에서 발 한짝 떼자마자 후회했어요. 아, 이러지말걸. </div> <div>그래서 지금 살아있는게 너무 감사해요.</div> <div>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지만, 천천히 여러가지 경험도 해보고..사람도 만나면서 배우려구요.</div> <div>제 좁은 생각을 넓혀가려구요. 학교도 그냥 다니던곳 다니기로 약속했어요. 엄마랑..</div> <div>저, 압구정동 안살아도 되구요.. 돈 많이 안벌어도 돼요. 그냥 저 행복해지려구요. 그리고 그 과정을 위해 지금부터 열심히 노력하려구요.</div> <div>헛된 꿈..허영 가득한 꿈 버리고 온전히 제 자신을 위한 삶을 살거에요. </div> <div>여러분들도 꼭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다같이 행복해지고싶어요....ㅎㅎ!</div> <div>제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iv> <div> </div> <div>*다리 위에 있던 핸드폰, 가방, 안경, 신발이 몽땅 없어졌더라고요.. 뭐, 가져가신 분 원망은 안해요 ㅎㅎ</div> <div>가방속의 돈이야 상관없고 무엇보다 엄마한테 쓴 편지가 있었는데 엄마가 그걸 못읽게돼서 너무 감사해요.</div> <div>그니까 제 물건 가져가신 분께도 감사할게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