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에 있을 시간인데 카톡은 오지 않는다
뭐하냐고 물어보면 오유하고 있단다
오유 베오베 열심히 정독하고 베스까지 훑어보곤
이미 2시간 넘게 흘러 나는 잘 준비 하는 중에 말야
일할 땐 일하느라
일 끝나고선 오유보고 웹툰보느라
대체 우린 언제 연락해야하는걸까?
긴긴 밤이 외롭다 너와 대화하고 싶다.
오늘 네게 어떤 에피소드들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하지만 너는 내게 그렇지 않은가보다
나의 카톡을 보기보단 오유 베오베가 먼저인 네게
나란 존재는 무엇일까
이걸로 몇 번을 싸웠던가
그 때마다 넌 며칠간 열심히 연락하다가
오유는 봐야겠고 답장은 해야겠으니
내 말에 대충 ㅋㅋ만 보낸다
네 목소리가 듣고싶어 보이스콜을 걸어도
무의미한 대답만 들려온다 머리속엔 베오베 생각뿐
너의 대화소재는 언제나 베오베 내용뿐
난 너의 하루 나의 하루를 나누고 싶은건데 말야.
힘들어서 오유보며 힐링받는다고?
나도 네 얘기를 들어주고싶어
도움은 못되도 네게 무슨 일이 있는진 알고싶어
내게는 하지 않는 이야기들을 오유엔 많이 써놓는다
항상 우리의 카톡은 텍스트보단 이모티콘만 가득하고
무슨 일이 있었냐 하면 별 일 없었다 하면서
오유에는 기쁜일 슬픈일 사소한일 다 적더라
심지언 내가 오유보다 못한 존잰가 하는 자괴감까지 든다
내가 곁에 있는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너의 말에 서럽다
네가 날 뒤늦게서야 찾아도 네 곁에만 있어주면 돼?
난 인형이 아냐 널 많이 좋아해서 알고싶어도 계속 알고싶어
네가 열심히 카톡을 보내는 때는
오유도 웹툰도 볼 거 다 봐서 더 이상 볼게 없어졌을 때
그제서야 비로소 내가 떠오르는거니
모르겠어 이제 난
날 좋아하는게 맞는걸까?
왜 이런 생각까지 들게하는거야?
네가 곁에 있어도 난 너무나도 외롭다
난 널 많이 좋아해
하지만 날 이렇게 외롭게 하는 사람과는 함께하고 싶지 않아
이제 싸우기도 귀찮다
되풀이도 귀찮아
그냥 포기할래
더이상 네가 궁금하지않고
네게 나를 알려주고싶지도 않아
정말 웃긴건 포기하니까 마음이 편하다 이상하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