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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493562
    작성자 : 익명b29oa
    추천 : 20
    조회수 : 910
    IP : b29oa (변조아이피)
    댓글 : 147개
    등록시간 : 2015/08/04 17:51:07
    http://todayhumor.com/?gomin_1493562 모바일
    55년생 노땅이오 청년들에게 한마디 하겠소
    현재시간3시21분
     
    계속 눈으로만 보다가 많이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은것같아서 들어와서 글을 쓰오

    나 55년생 양띠오
    젊은친구들과 소통도하고싶고 
    힘을 북돋는 말을 해주고싶지만 
    마음과 몸이 따로 놀아 조금 덜 늙은 아내에 도움을 받고있소

    말투가 거슬려도 이해좀해주시오
    아내는 요즘사람들은 이런 말투안쓴다고 하지말라곤 하는데 이런공간에 글같은것을 처음 써봐서 낯서니까

      
    거두절미하고 내얘기를먼저해주겠소

    본인과 아내는 햇수로 23년 같이 살고있소

    직업은 아내와 똑같은 회사를 다니고있는 평범한
    그냥 회사원이었소 

    그렇게 잘만나다가 아들이 하나생겼소

    이름은 용 용자를 쓰고 재상 재자를 써서 용재라고 지었소

    아들이 태어나던해 아내가 일을 그만두고 가사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소 

    일이 힘들고 피곤해도 단지 아들과 아내생각을 하면 없던 힘도 생겼소

    그렇게 모든게 행복할것같았던때 

    아들이 버스에 치였다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일을 접고 병원으로 달려갔소

    몇명의 의사와 수많은 간호사들에 둘러쌓여 피가 범벅이 되있는 아들을 보고 힘이 없어서 다리가 풀릴것같았지만

    먼저와서 울고있는 아내를보니 억지로라도 힘을 내서 속으로 기도하는 방법밖에 없었소

    1초가 1분처럼 느껴졌소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아들이 겨우겨우 운을 뗐소
    살고싶다고

    그 말을 듣고 터질듯한 눈물을 참고 약한모습을 보이기싫어서 울고있는 아내와 누워있는 아들을 뒤로 돌리고 화장실로 향했소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담배를 피면서 마음을 굳게 먹고 다시 아들과 아내가 있는곳으로 한발짝 한발짝 다가갈수록 뭔가 쌔한 기분을 느꼈소

    아주아주 찝찝하고 뭔가 잘못되고있다는 그런 기분

    그 기분을 떨쳐내려고 뛰어서 병실에 도착했을땐

    이미 아들은 하늘나라로 가있고 아내는 울고있고

    의사들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소

    그 믿음직했던 의사들은 그저 살리려고 최선을 다했고 아무 잘못도없는데 

    뭔가 아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의 화살이 필요했고
    잘못없는 의사에 멱살을 잡고 괜히 살려내라고 소리쳤소

    그 때 아들의 얼굴에는 피와 눈물이 섞인 그런 안쓰러운굴이었소 

    애비란놈이 아들이 떠나는것도 못보고 지켜주지도 못한 죄책감이 들어 심장이 찢어질것같았고 눈물이 멈추질않았소

    아들 장례를 끝내고 일단 직장에 사표부터 냈소
    일할 정신도 없었을뿐더러 아내가 제 정신이 아니어서
    옆에서 챙겨주고싶었소

    서로 말도없이 집에 있었고 아내는 누워서 세달간을 울고만있었소

    본인도 아들생각에 몰래몰래 눈물을 훔쳤소

    그러다보니 우울증이 심해졌고 결국 우리 부부는 동반자살을 결심했소

    목을 메다려고 샤워부스에 줄을 2개 묶었소

    목을 메달기전 아내가 했던소리는 용재야 엄마가 금방갈게 였소

    죽기 직전 순간까지 아들생각을  하고있었소
    본인도 마찬가지로 아들생각을 하고있었지만.

    그렇게 둘이 목을 메고 3~4초가 지났을까싶소
    갑자기 두명의 줄이 뚝 끊어졌소

    줄은 튼튼했고 매듭도 단단히 묶었는데 끊어졌소
    그러다가 아내는 주저앉아 울고있고

    본인은 문득 그런생각이 들었소
    아들은 살려고했는데 부모인 우리들은 죽으려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나면서 아들의 어렸을적부터 죽기전까지 모습이 주마등처럼 휙 지나갔소

    주마등처럼 지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죽을마음이 갑자기 삭 사라졌소
     
    그렇게 결국 부부는 자살에 실패했다오

    아내가 뒷정리를 하고 말하기를 자신이 목을 멜때 
    분명 무슨 실루엣이 매듭을 풀고있었다고 그게 우리 용재아니냐고 했소

    지금도 가끔씩 아들이 꿈에 나오는데 그것만으로도 보고싶고 잠깐이지만 행복하다오

    내 글제주가없어서 두서가 없었지만은 
    젊은친구들에게 꼭 해주고싶은 말이 있어서
    이렇게 힘들게 쓰고있소

    부모님한테 잘하시오
    부모님한테 효도하시오

    만약 당신은 부모님이 싫어도 부모님은 당신을 사랑할거요

    부부도 오래살다보면 애정이 식지만
    1세때부터 99세까지 변함없이 자신을 사랑해주는건 
    부모님 뿐이니까 명심하시오

    옛말에 이런말이 있소
    가장 큰 불효는 부모님보다 먼저 죽는것이다 라는말이.

    그러니 다들 죽는소리하지마시오
    산다는게 살다보면 언젠간 해답이 나올테니. 


    추신-우리 부부는 아직도 아들을 가슴속에 묻고있소

    다른 부모도 마찬가지일것이오
    힘들어서 죽고싶다 생각하지마시오
    아마도 힘들어서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부모님들은 그대보다 더힘들었을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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