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신지 어언 1주일이 지났습니다. <div>그리고 할아버지에게 암이 있다는 사실 또한 알게된지 사흘이 지났습니다.</div> <div>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옮긴 후 부터 쭉 제가 할아버지 곁에 남아서 할아버지의 간병인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div> <div>하지만 할아버지가 계신 이 일반병동은 말만 일반병동이지 중환자실 중 중환자실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건너편 할아버지는 끊임없이 약을 삼키지 않고, 주사를 뽑습니다. 투약 거부를 합니다. 주사를 뽑을 때 마다 그 할아버지 팔뚝에서 피가 철철철 흘러내립니다.</div> <div>옆에 아저씨는 매일 아침마다 밥달라고 왜 돈 받고 밥을 빨리 안가져다 주냐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릅니다. 그리고 밥을 먹고 거진 한시간마다 라면이고 과자고 미친 사람처럼 먹습니다. 그러나 그 아저씨는 피골이 상접하여 뼈와 살가죽 밖에 없습니다. 이유는 모릅니다. 지금도 지하 1층 편의점에 갔다가 씨발씨발 거리면서 침대에 누웠습니다.</div> <div>대각선에 누워있는 할아버지는 호흡 곤란으로 지금 오밤중에 요란하게 한바탕 치루고 있습니다. 천식 환자마냥 스헉스헉 거리는데 그 소리가 6인실 병실을 울립니다. 호흡곤란으로 죽어가던 것에 응급조치를 한 것이 저 정도입니다. 저 할아버지의 지독한 숨소리 때문에 며칠 째 잠을 못드는 저는 "빨리 죽어버려 빌어먹을 노인네" 하고 생각했습니다. 저 스스로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사실에 자기혐오가 들었습니다.</div> <div>티비 앞에 있는 아저씨는 얼굴색이 시커멓습니다. 할머니는 저게 흑달이라고 했습니다. 설명하시기를 황달 다음에 오는 것이라며 저 사람은 얼마 못 살꺼라고 했습니다. 그 아저씨는 씨발씨발 거리며 쳐먹기만 하는 아저씨랑 곧잘 어울리고는 하는데 이야기 하는 걸 듣자니 자신의 얼굴은 원래 자기 마누라보다 하얬으며 치료받고 퇴원하면 나아질거라고 말합니다. 다음 주 부터 퇴원해서 통원치료를 받겠다고 합니다. 아무도 그 말에 토를 달지 않았습니다.</div> <div>마지막으로 커튼을 쳐놓고 절대 걷지 않는 할아버지. 숨소리만이 그 할아버지가 아직도 살아계시다고 말해줍니다.</div> <div>사방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소리가 납니다.</div> <div>잠은 오지 않구요.</div> <div>미쳐버릴 것 같습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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