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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454619
    작성자 : 익명aWloZ
    추천 : 10
    조회수 : 2091
    IP : aWloZ (변조아이피)
    댓글 : 160개
    등록시간 : 2015/06/13 20:44:44
    http://todayhumor.com/?gomin_1454619 모바일
    헤어진지 1년. 전남친을 만났습니다 살짝 긴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첫글이 이별글이네요
    눈팅만 하다가 글을 쓰고싶어 가입했어요..

    전 29 
    남친은 31 
    1년 전 헤어졌습니다. 

    학생때 만나 직장에 들어가고, 수많은 후배들이 들어오기전까지 함께했었네요 
    결혼 할 예정이었습니다. 

    5년을 만나면서 참 남친하나는 잘 만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식성도 비슷하고,
    개그도 잘 맞고 뭐든지 잘 들어주고, 잘 해주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운명이라고 생각하면서 부모님께 인사도 드리고
    올해는 결혼 예정이었어요. 
    집이나 식장, 대출 계획까지 꼼꼼히 세워봤었죠. 
    결혼할 수 있을 만큼의 돈도 서로 모아놓았습니다. 

    결혼과 관련되어 이야기하는데 남친이 예전같지 않은 느낌이 듭니다. 
    결혼하기 싫어하는 느낌이요. 

    원래도 혼자 잘 노는 사람이고,
    사귄 이후에 말하길 자기는 원래 연애와 결혼에 무관심한 사람이었다 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좋았고 오랜시간동안 참 재미있게 만났습니다. 

    1년 전 결혼에 소극적인 모습, 망설이는 태도로 결국 저는 헤어지자 했습니다. 
    80프로의 여성분들이 그렇듯 그냥 떼쓰듯 헤어지자했죠. 헤어질 생각도 없으면서요. 
    남친이 알았다며 돌아섰습니다. 

    많이 지쳤다 했습니다. 
    누군가를 만나는 것 자체가 싫대요. 
    헤어진 후 두달을 세달을 매달렸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씩 문자하며 마음을 표현했지만 역시 돌아오지않았고
    헤어진지 네달째 부터는 연락하지않았습니다. 

    그 이후 남친으로부터 지속적인 연락이 옵니다. 
    잘 지내냐
    뭐하냐
    비 오는데 우산은 있냐
    일주일에 한 번씩, 아니면 한 달에 한 번. 연락이 옵니다. 답장을 합니다. 
    그렇게 짧게 연락을 주고 받다보면 어느새 연락은 끊깁니다. 

    그러다 제 생일이 되었습니다. 남친이 만나자 했고, 부푼 기대를 안고 식당에 갔습니다. 

    1년 전 마지막으로 봤지만 여전히 잘생기고, 멋진 모습에 가슴이 무너졌습니다. 
    생일선물을 받고, 밥을 먹고, 커피를 마셨습니다.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고, 과거를 함께 이야기했습니다. 
    참 좋았네요. 

    그동안 저는 여러번의 소개팅을 했지만 모두 실패. 다른 남자가 아직도 눈에 들어오지 않네요. 
    남친도 소개팅을 했지만 썸만 있고 별다른 진전은 없다했습니다. 

    이야기했습니다. 다시 만나고 싶은게 아니라면 연락하지 말아달라고. 연락에 너무 힘들었다고. 
    알았다고 남친이 끄덕입니다. 
    제가 묻습니다. 우리는 안되는건지. 고개를 저으며 안된다 대답합니다. 

    남친은 결혼을 하려다 한번 실패했기에 결혼에 생각이 없으며, 누군가를 만나는 것 자체도 힘들다고 말합니다. 
    관계 자체에 지쳤다 대답합니다. 
    회사도있고 살 수 있는 집도 있고, 하고싶은 것들 하며 혼자 살고싶다합니다. 
    저를 매일 생각하고, 힘들지만 결혼 생각이 없기에 사귈 수 없다 합니다. 
    만약 자기가 생각이 바뀌어 결혼을 하게 된다면 저와 하고 싶고,
    제가 그때 이미 다른 남자와 있다면, 저와 비슷한 사람을 찾겠다 합니다. 
    저만큼 자기 자신을 사랑해주고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답니다. 
    자기가 많은 여자를 만난건 아니지만 이런 사실은 변함이 없으며 울지 말라고 말하네요. 
    제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건 싫지만 그래도 만나라고 합니다. 

    이제 돌아서면 다시는 보지 못하는거라 말했지만
    울고 있는 저를 두고
    남친은 말을 끝낸 후 냉정하게 돌아서서 걸어갔습니다. 아니 뛰어가는 듯 했습니다. 
    남친은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입니다. 
    저 말이 모두 거짓이었고 나는 사실 다른 여자가 있다 라고 말해주길 바랐습니다. 
    포기라도 하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저는 남친이 한 말이 아직까지도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남친 입장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고있습니다. 좋은 커플이라 생각하지만 물론 갈등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 모든걸 극복하고 오랜시간 만났던 만큼 이 사람과 꼭 결혼하고싶었는데 
    그 꿈이 깨지니 너무 힘듭니다. 

    어쩌면 헤어진 그 날 보다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이제 잘 지내냐는 연락조차 오지 않을테니까요. 
    저는 언제쯤 행복해 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헤어진 뒤 일주일, 한 달 만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그만큼 빠르게 치유되고, 나아진다는 증거니까요. 

    첫 연애였고 남친을 참 많이 사랑했습니다. 
    받아들여야 하는 걸 알지만 아직까지 어렵네요. 
    그냥 저도...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어 글을 올리네요..
    글을 쓰는 동안 눈물이 얼마나 흐르는지 이 글을 쓰는데도 시간이 참 오래걸렸네요..
    제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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