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요새 삶이 고단하고 답답해서요...
저는 제가 생각해도 사회부적응자같아요..
그냥 톱니바퀴처럼 살기 싫고, 남들다 하는 회사생활이 하기싫어서 취업준비를 안하고
아무것도 모른채 석사생활을 시작했었죠..(뭔가 다를줄알았습니다.)
근데 정말.. 일반 회사만큼 고됐었습니다.ㅋㅋ;;
한달에 30만원 생활비 지원받고 매일 프로젝트 수행에 연구수행에 학업수행, 갖가지 행정업무, 막내라서 선배들 뒷바라지, 지도교수 뒷바라지...
열정페이도 이만한 열정페이가 없었을꺼에요.
(물론 학비지원도 받았었지만, 어차피 학교 조교신청하면 그 학비에서 또 절반이상은 장학금으로 대체되는거라서..)
석사 2년동안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었습니다.
석사졸업후 도망치듯이 빠져나와..
한 연구사업단에 취직을 했었죠..
회사는 다를줄 알았어요. 연구실과는 다를 줄알았어요.
저는 연구원으로 지원을 했고 연구수행능력을 가지고 평가를 받아서 정식채용됬었거든요.
정말 순수하게 연구하고 공부하고 다른 잡일이나 행정일에 방해를 받지 않을줄 알았어요.
(개인적으로 논문쓰고 연구하고, 학술적성과를 이뤄내는건... 재밋더군요.. ㅎㅎ;)
근데 그 연구단도 상당히 더럽더라구요.
윗대가리들은 자기들끼리 파벌싸움 세력싸움 권력싸움하기 바쁘느라 사원들 신경도 안쓰고,
국가공무원과 연결된 조직이라서 그런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문화가아니라, 문서하나에 목숨걸고 관료주의에 찌들어있고,
연구자체가 공무원들 입맛에 맞는 거짓 연구만을 수행하고 있고...
제 바로 위로 있던 팀장은 마흔이 넘은 노처녀 변태에다가..
그 연구단도 출범한지 얼마안되었기때문에... 조직도 업무분장도 체계화되어있지 않아서,
게다가 제가 막내라는 이유로 또 잡다한일을 도맡게 되더라구요.
회사에 연구서버 구축하고 네트워크 까는 것, 전화기 배정과 IP 주소 배정,
그리고 연구장비 도입에 따른 각종 행정처리. 각종 위탁과제의 협약관리와 행정프로세스 진행...
저는 수문학과 GIS를 전공했습니다. 근데 회사에선 저런일을 시키더라구요..
아 좋았습니다. 저런일이라도 저는 어떻게든 간신히 해냈으니까요. 주어진일을 수행하는건 나쁘지 않았는데...
그런데 이제 문제가 되는건 "너 왜 연구원이면서 연구안하냐" 가 문제가 되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정말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저는 남들이 인정해주고 칭찬해주면 엄청 버프받는 성격이고.. ㅋㅋ;
반대로 깎아내리고 갈구고 그러면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성격이에요.. ㅋㅋㅋ;;)
결국 연구는 연구대로 펑크나고.... 팀장 이란 사람은 도저히 제편이되줄 사람이 아니고..
행정일은 제가 또 전혀 해보지 못한 분야였으니, 행정대로 펑크나고..
일반회사다니는 주변친구들얘기로는 그런 고민과 어려운점과 업무조율은 팀장과 하는거라고 하더라구요.
그 얘기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알고있는 팀장이라는 자리는 아래 사원들 갈구고, 변태같이굴고, 권력싸움하기 바쁘고, 어떠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는 무능력한 사람이 단순히 학벌과 나이로 맡게되는 자라인줄 알았거든요..
도저히 버티지 못하고 이직준비를 하고있었을때...
(하.. 이때 전공을 바꿨어야했나요.... )
지도교수가 박사하라고 연락이 오더라구요.
지금있는 회사에서 힘든거 알고, 행정일만 주구장창하고, 어떠한 연구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는 걸 알겠으니
지도교수가 저를 학자로 키워주겠다고 러브콜이 왔었어요..
그래서 미친척하고 지금 다시 연구실로 복귀해서 1년정도 생활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오히려 행정일은 더욱 가중되고
회사에 있었을때는 위탁수행기관을 제 동료와함께 3개를 관리했었는데요... 지금은 저혼자 10개 기관을 관리합니다...
행정일때문에 눈코뜰새 없이 바쁜데 지도교수는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매일같이 카톡과 전화로 연구똑바로 안하냐고 닥달하고,
석사때 보지 못하던.. 학술적 가치나 연구자로서의 모습이아니라, 프로젝트와 연구비에 목숨을 걸고 있는 지도교수의 모습을 보게되었고..
역시나 국가기관에서 배당해주는 프로젝트만을 수행하다보니,
여전히 관료적인 제도와 문서하나에 목숨을 걸고, 쓸데없는 허례허식과
그 어느 누구도 과제수행의 비전을 모르는 채로 학생들만 닥달해대서
공무원들 행정입맛에 맞는 연구같지도 않은.. 이미 수십년전에 개발 완료된 연구를 그저 사탕발림이나 하고있고..
그래서 1년이 지난 지금은 국내 박사라는 타이틀에 엄청 회의를 느끼고
취직준비를 하고있습니다.
이렇게 연구실에서 내 열정과 시간과 젊음을 바칠바에야,
똑같이 열정과 시간과 젊음을 바치고 회사에서 주는 돈이라도 받아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구요..
제가 맡고 있던 업무가 우리 연구실원들에 돌아가게되서 조금 미안한일이지만..
그친구들이 저를 먹여살려줄것도 아니고...
이기적으로 굴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휴...
제 얘기는 여기까진데요...
그냥.. 너무 외롭고 힘들고 얘기들어줄 사람도 없어서.. 하소연합니다..
사실 지도교수한테 취직준비하겠다고 말하기도 용기가 나지않고.. (소심한데다가 남한테 싫은소리 잘 못하는 성격이라...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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