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아빠랑 단 둘이 살고 있다.</div> <div>엄마와 맨날 싸우던 아빠가 난 너무 싫었다.</div> <div>가끔 잘 때마다 싸우던 모습이 생각나면 몸에 경련을 일으킨다.</div> <div> </div> <div>그런데</div> <div> </div> <div>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며 나는 점점 어른이 되어가는 길을 걷고 있었고,</div> <div>아빠는 1년 2년 늙어가고 있었다.</div> <div>옛날의 그 무섭고 너무 싫던 아빠는 없어지고 그저 힘없고 가난한 가장일 뿐이었다.</div> <div> </div> <div>어른이 되어가는게 난 너무 싫었다. 나는 아직도 내가 어린애 같은데. 엄마 품에 안기고 싶은데. 겁이 난다.</div> <div>하지만 내가 어른이 되어가는 것보다 더 싫은건 엄마 아빠가 늙어간다는 사실이였다.</div> <div>엄마 아빠가 돌아가시면 난 어떻게 해야 되지, 난 외동딸인데.. 하며 언제부턴가 엄마 아빠가 없으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div> <div>특히 아빠.</div> <div>맨날 담배만 피우고 술만 마시고 몸이 성하지 않을텐데. 기침 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div> <div> </div> <div>옛날에 내가 본 아빠의 모습은 그래도 듬직했는데. 내게 큰 키에 큰 등에 큰 손 큰 발..</div> <div> </div> <div>너무도 초라해진 우리 아빠..</div> <div> </div> <div>지금 아빠는 시골에 잠깐 내려가셔서 나 혼자 집을 보고 있다.</div> <div>내일은 내 생일이다.</div> <div>갑자기 문자가 왔길래 친군가? 해서 확인 했더니 아빠였다.</div> <div>'사랑하는내딸생일축하해'</div> <div>미리 생일 축하를 해주신 것 같다.</div> <div> </div> <div>난 잘 울지 않는 편이다</div> <div>내가 문자를 보고 눈물을 흘릴 가능성은 앞으로 영원히 존재하지 않을 0의 가능성일텐데</div> <div>왜 저 문자를 보자마자 눈물이 왈칵 쏟아지면서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눈물이 나오지</div> <div> </div> <div>왜 자꾸 눈물이 나오지... 아빠 많이 사랑해 진짜 많이 사랑해 누가 뭐라해도 내 아빠야</div> <div>미친듯이 공부해서 누구보다 잘나고 떳떳하게 살게 엄마아빠 진짜 행복하게 해줄게</div> <div>나진짜 열심히 공부할게</div> <div>고3이라 너무 우울해서 어제 대학같은 거 가지말까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 절대 안할게</div> <div>나진짜 열심히할게 엄마아빠 꼭 행복하게 해줄게</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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