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논알못: 논술 알지도 못하는 놈</div> <div><br></div>저랑 좀 나이차는 사촌동생들이 있는데, 외삼촌가족으로 아들 하나에 딸 둘입니다. <div><br></div> <div>이중에 아들녀석(외가가 1남 5녀인데 이녀석이 또 독자라 관심과 애정이 남달...)이 이번에 입시를 하게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제가 논술로 수능 없이 대학을 들어왔기도 했고, 글쓰는걸로 공모전해서 입상한 전적이 있는 터라</div> <div><br></div> <div>거기에 이녀석이 상경계를 원한다고 해서 제가 또 상경계로 입학했기 때문에 멘토로 당첨이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이녀석은 저 뿐만 아니라 이미 논술학원도 다닌것 같은 눈치입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저는 멀리 강원도 원주까지 가서 글쓰기를 도와줄 수는 없기에 </div> <div><br></div> <div>메신저, 스카이프, 카톡 등을 활용하여 원거리로 논술교육을 도와주기로 하였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글쎄요, 어떻게 말씀 드려야 할진 모르겠는데 작년 이맘때 쯤 </div> <div><br></div> <div>교내에 있는 글쓰기 센터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안에 국문과 교수님들 중 특히 논술채점기간이 되면 혹사되는 분의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수업을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듣게 되어 많은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span></div> <div><br></div> <div>우연히 개인 상담을 하다가 논술채점을 하게되면 <b>진짜 다 똑같은 이야기를 써놔서 신경이 곤두선다</b>는 말씀을 하셨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근데 정작 학생들은 똑같은 이야기라면 대체 무엇인지 이해를 할수가 없을거에요.</div> <div><br></div> <div>사실 저도 대학에서 매년 교수님들이 논술채점하기 귀찮다고 다 똑같은 소리만 써놔서 재미없다고 하시는게</div> <div><br></div> <div>무슨 의미인지 잘 몰랐거든요. 정작 제가 논술로 들어왔어도 그게 무슨 의미에서 나오는 말씀인지 잘 이해를 못했죠.</div> <div><br></div> <div>그래서 좀더 자세히 여쭈었더니 해주시는 말씀이.</div> <div><br></div> <div>연상퀴즈를 생각해보라고 하시더라구요. 저희학교의 경우 눈에 띄지는 않지만 대립되는 2가지 상황을 주고</div> <div><br></div> <div> 이에 관련된 주제에 대해서 몇개의 지문을 읽게 한 다음, 이에 대해서 누구의 입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쓰시오...이런식이거든요.</div> <div><br></div> <div>예를 들어 자연법에 대한 이야기와 국가에 대한 이야기를 써놓고, 안티고네와 크레온의 대립을 보여주는 식이죠.</div> <div><br></div> <div>그러면 애들이 <b>하나같이 다 비슷한 예시</b>를 쓴다는거에요.</div> <div><br></div> <div>안티고네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물론 거의 탈락이지만..</div> <div><br></div> <div>크레온이 대변하는 국법의 논리와 안티고네가 대변하는 신법, 양심의 논리는 상호 양립할 수 없는 선의 충돌이기 때문에</div> <div><br></div> <div><b>양비론, 양시론의 함정을 파놓으면 애들이 정신을 못차린다</b>고 하시더라구요.</div> <div><br></div> <div><br></div> <div>이 시험문제는 사실 제가 쳤었던 논술문제였기도 해서, 어렵게 기출을 구해 사촌에게 주고 풀라고 했더니...</div> <div><br></div> <div>아니나 다를까, 학원에서 가르쳐준 그대로 써서 보내준거에요.</div> <div><br></div> <div>양시론이 아닌 것 처럼 보이지만, 은근한 양시론이라고 해야할까요. A도 맞고 B도 맞다. 하지만 나는 A가 더 좋다.</div> <div><br></div> <div>문제는 여기서 갈리는데, 논술 자체가 상대방 기분좋으라고 쓰는 글이 아니기 때문에 양시론으로 시작해더라도</div> <div><br></div> <div>공격적인 예시와 함께 논거를 들어 자신이 하나를 선택하여 합리적인 이유로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것을 공격해야 하거든요.</div> <div><br></div> <div>저의 경우는 당시 한겨레21에 나왔던 종교적인 이유로 수술 수혈을 거부하다가 사망한 사례를 통해 비판했었던 기억이 나네요.</div> <div><br></div> <div> 그래서 저는 이대로 글을 쓰는건 아닌 것 같다. 논술은 평론을 쓰는게 아니라 확실한 호불호를 말해줘야 한다. 라고 이야기했더니...</div> <div><br></div> <div>어제 다시 연락이 와서는 논술선생님이 저보고 비전문가니, 논술을 알지도 못하는 대학생한테 그런걸 맡기지 말라니...</div> <div><br></div> <div>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거에요. 그래서 알았다고 한 다음 정말로 그사람이 얼마나 전문가인진 모르겠지만</div> <div><br></div> <div>속상한 자존심은 좀 접어두고 사촌동생의 비문을 쓰는 버릇이나 번역투를 교정해주는것 정도를 봐주기로 했는데</div> <div><br></div> <div>오늘 쓴 글을 읽으니 이건 정말로... 고등학생의 논리야놀자 수준의 글을 딱 적어온 거에요.</div> <div><br></div> <div>솔직히 말해서 돈받고 여러명의 학생들을 동시에 가르치는 사람이 얼마나 개개인별로 잘 가르쳐줄지 저는 의심스럽거든요.</div> <div><br></div> <div>저 스스로 논술공부 할때 학교 방과후 수업으로 선생님이랑 거의 1:1로 하다싶이했었고, 학원은 안 다녔었기 때문에...</div> <div><br></div> <div>고민되네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div> <div><br></div> <div>제가 좀 공격적으로 외숙모에게 찔러서 제가 이녀석을 전담마크 하기엔 저도 준비하는게 있고...</div> <div><br></div> <div>그렇다고 이대로 놓기에는 학원에서 그저그런 글쓰기만 배우다가 돈만 내버릴것 같고...</div> <div><br></div> <div>답답하네요</div> <div><br></div> <div>(거기에 이녀석이 이 학원을 선택한 이유가 친한친구가 다녀서라는 이유를 입수했습니다. 이새키가..!!)</div> <div><br></div> <div><span style="color:#2f2f2f;font-family:'굴림', gulim, AppleGothic, sans-serif;font-size:13px;line-height:23px;"></span></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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