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그저께인 8월 14일 제사라서 집에 내려갔다가 왔는데 어머니가 하신 말씀을 듣고 잠이 안와서 이 새벽에 글 써봅니다.<br><br>일단 저희 아버지를 소개하자면 현재 10년째 경기도권에서 시내버스를 운행하시는 기사님 이십니다.<br><br>약 5~6년 전 쯔음 경기도권 버스회사 중에서 가장 대우도 좋고 전망이 좋은 회사에 이력서를 넣으셨는데 경력 부족으로 번번히 고배를 드셨습니다.<br><br>하지만 포기하지않고 경력을 계속 쌓으시곤 결국 그 회사에 취직을 하셨죠 제가 일하고 있는데 어머니가 전화오셔서 굉장히 들뜨신 목소리로 희소식을 전해들은 기억이 납니다.<br><br>하지만 기쁨도 잠시...<br>한 일주일 지났을까요? 아버지는 멀쩡히 제갈길을 가시고 있는데 어떤 승용차가 와서는 살짝 부딪혀 사이드미러가 파손되는 접촉 사고가 났고 수습기간중 사고가 났다는 이유로 아버지는 바로 해고되셨습니다.<br><br>아버지는 물론 어머니도 상심이 크셨지만 아버지는 좌절 하시지도도 억울해 하시지도 않으셨습니다.<br>오히려 내가 조금 더 조심했었어야 했다며 쿨하게 받아드리시더라구요..<br><br>그리고 한 회사에 이력서를 넣으셨고 현재까지 별 무리없이 운행일 하시면서 지내오셨습니다.<br>아니 그런줄 알고있었습니다.<br><br>허나 어제 어머니께 여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br>운행중인 버스안에서 승객이 넘어지거나 사소한 사고라도 생기면 버스회사에서 보험처리를 해줘야되는데 이것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것입니다.<br><br>사실 이 글을 쓰는것도 조심스러운게 행여나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이 악용하지는 않을까 해서 고민을 하다가 우리 오유에는 그런 파렴치한 사람들이 없을거라 믿고 글을 쓰는겁니다.<br><br>이야기를 이어 가자면 젊은 승객들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는데 40대이후 아줌마들 특히 노인들이 이런 사례가 많다고 하더라구요 집에서 며느리들한테 교육받고 노리고 버스를 타시는 분들도 꽤 많다고 들었습니다.<br><br>그래서 저희 아버지는 몇번 당하시곤 노인분들이 서계실때는 자리에 앉으실때까지 출발을 안한다 하시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행중에 갑자기 일어나서 자리를 옮기다가 넘어지시는 할아버지(30만)<br>내리다가 자기 우산이 봉에 걸려 넘어지신 아주머니(20만)<br>뒷문으로 승차후(사실 이것 자체가 불법)탄 걸 아버지가 확인하시곤 뒤로 타시면 안된다고 한마디 하신후 문을 닫는데 손가락이 꼈다고 노발대발 하신 아주머니(30만)<br>신호 대기중에 자전거 타고 지나가다 혼자 넘어져놓고 버스에 부딪혔다고 바락바락 우기다가 결국 경찰에 신고하니 슬쩍 내뺀 아주머니<br><br>정말 듣는내내 화가 나더군요 이밖에 수도없이 억울한 사고들이 많더라구요...여기서 문제가 뭐냐면 이런 사고가 나면 회사에서 당연히 보험처리를 해주고 합의금을 주는데 이게 쌓이고 쌓이다보면 그 기사는 결국 짤리게 됩니다.<br><br>그렇기 때문에 많은 기사분들이 그냥 그자리에서 개인 사비로 합의를 해주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구요..저희 아버지는 앞서 말한 수습기간중 있었던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로 거의 회사에 얘기하지않고 15만원,20만원,30만원씩 합의금으로 뜯기신게 엄청 많으시더라구요...<br><br>이런 드러운꼴 다 이겨내시고 올해는 좋은노선(?)을 배정 받으셨다고 좋아하셨습니다.<br>(노선중엔 운행하기 불편하고 힘든 노선이 있고 비교적 편한 노선이 있는데 아버지께서 회사내에선 사고도 별로없고 고참급으로 인정받으심)<br>그러나 며칠 전 또 일이 터졌습니다.<br><br>어떤 할머니가 헐레벌떡 뛰어오셔서 뒷문으로 타시다가(앞에 말했지만 뒷문으로 타는거 자체가 불법) 넘어지셨는데 아버지는 또 철렁거리셨다고...<br>놀란 마음에 자리에서 일어나 할머니께 다가가 괜찮으시냐고 물으니 괜찮다고 걱정하지말라고 하시길래 안심하시고 자리로 돌아가셨는데 오후에 그 할머니 며느리라는 사람한테 전화가 와서는 할머니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드립시전...<br> <br>결국 30만원 뜯기시곤 다다음날 출근후에 너무 분하고 회의감을 느끼셔서 도저히 일이 손에 잡히시질 않으셨답니다.<br><br>결국 친한 동료분께 전화해서 일 그만둘거니 오늘 대신 운행좀 해달라(제가 쉬시는 분께 미안한거 아니냐니 다들 일 하루라도 더 하길 원한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분도 물론 흔쾌히 승낙하셨다고..) 하시곤 사표를 내시고 집에 오셨답니다. <br><br>어머니는 식당을 운영하시는데 대낮에 아버지가 오시니 깜짝 놀라 무슨일이냐고...<br>술한잔 하시면서 어머니께 사표내고왔다.<br>사람이 무서워서 일을 못하시겠다 하며 펑펑 우셨다고하네요...<br>애같이 우는 모습을 본 어머니도 당황하셔서 달래드리며 같이 우시고...<br>평상시 무뚝뚝 하시고 강하신 분이 저런 모습을 보이니 어머니가 속으로 어지간히 상처를 받으신 모양이라고 생각하셨답니다.<br><br>좀 진정이 된 후에 그럼 이제 뭐하실거냐고 물으니 산속으로 들어가시겠답니다...ㅡㅡ<br><br>그리고 어제 아버지 혼자서 아침일찍 할아버지 산소에 벌초하러 다녀오셨더라구요..<br><br>올라오는길에 저도 마음이 너무 안좋았습니다...<br><br>얼마나 힘드셨으면 그러셨을까...<br><br>자꾸 그저께 우셔서 퉁퉁 부으신 아버지 얼굴이 잊혀지지가 않네요...<br><br>당장 내일인 일요일이 아버지 생신이셔서 아버지랑 영화도 보구 맛있는것도 먹고하려고 어머니께 일요일날 다시 내려가겠다고 전화하니...<br>아버지가 산소가셨다가 마음 다잡으시고 일요일날 출근 하신다네요...<br><br>이게 다행인건지...<br><br>너무너무 마음이 안좋고 걱정이 됩니다...<br><br>음...쓰다보니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될지...<br><br>음...썩 유쾌하지 않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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