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저~기 아래쪽에 게임 기획자 신입으로 지원하지 말라는 글을 보고 나서 이 글을 씁니다.</p><p>그 글에 대한 반박으로 쓰려는 것은 아니고, 어둠이 있으면 빛이 있는 것처럼 신임 게임 기획자를 꿈꾸는 분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드릴까 해서 쓰는 글입니다.</p><p><br></p><p>일단 저에 대한 소개를 하는게 좋겠습니다.</p><p>저는 30대 중반으로 PM(Project Manager) 일을 하고 있습니다.</p><p>하지만 PD가 사장님인 관계로 제가 PD 일까지 대부분 하고 있다는건 함정 ㅋ</p><p>나름 유명했던 중견 게임 업체에서 처음 PM 일을 시작했고, 신생 모바일 업체 PD를 잠시 거쳐서 현재는 대기업 자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p><p>미리 말씀 드리지만, 전 직접적인 기획 일을 한적은 없으며 다만 수백명의 기획자를 만나본 경험과 PM이나 경영진 입장에서 생각하는 좋은 기획자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합니다.</p><p>또한 게임 회사마다 직군에 대한 구분 등은 상이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다니는 회사는 다른데 왜 거짓말 하세요' 이런 댓글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물론 다양한 회사의 다양한 경험에 대한 댓글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p><p><br></p><p>게임 기획은 크게 컨셉 기획과 시스템 기획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p><p><br></p><p>컨셉 기획</p><p>컨셉 기획자는 주로 게임 시나리오, 맵 설정, 동선 디자인, 몬스터 설정, 그래픽실에서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각종 컨셉 문서 등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기획서를 만드는 사람입니다.</p><p>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첫 단추를 꿰는 사람인 만큼 상상력과 배경 지식이 매우 중요합니다.</p><p>제가 좋아했던 컨셉 기획자는 '현재까지 발매된 모든 일본 애니메이션 감상' + '엄청난 밀리터리 매니아' + '3일에 소설책 최소 한권 읽기' 라는 무지막지한 취미를 가지고 있던 사람입니다. 이 사람에게 새로 들어갈 몬스터나 맵 등에 대한 기본적인 이야기만 던져주면 정말 새로운 세상을 창조할 듯한 문서들이 나오게 됩니다.</p><p>따라서 컨셉 기획자는 뛰어난 관련 배경 지식(판타지든 밀리터리든 등등)과 풍부한 상상력을 가진 사람이 앞서나갈 수밖에 없습니다.</p><p><br></p><p>시스템 기획</p><p>시스템 기획자는 말 그대로 게임의 시스템을 구성하는 기획서를 만드는 사람입니다.</p><p>컨셉 기획자가 주로 그래픽 디자이너들과 일한다면, 시스템 기획자는 주로 프로그래머들과 많은 일을 같이 합니다.</p><p>새로운 컨텐츠나 시스템 등이 추가될 때 프로그래머들이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수치나 기능, 역할에 대한 정의 등을 문서로서 작성하게 됩니다.</p><p>뛰어난 시스템 기획자는 각종 수치나 능력들의 밸런싱을 머리속에 익히고 있어서 새로운 것을 추가하거나 기존의 것을 수정할 때 머리속의 지식을 반영하여 오차를 최소한으로 가져가는 스킬을 가지고 있습니다. </p><p>궂이 추천 학과를 따지자면 각종 공식에 대한 디자인이나 이해에 도움이 되는 수학과가 있겠네요. (생각보다 무식하게 복잡한 공식을 가진 게임들이 많거든요 ㅎㅎ)</p><p>물론 풍부한 상상력은 시스템 기획자에게도 당연히 필요합니다.</p><p><br></p><p>공통</p><p>공통적으로 잘 나가는 기획자들은 각종 문서 작성에 능합니다.</p><p>워드, 엑셀, 파워포인트는 당연히 기본이기 때문에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겠습니다.</p><p>남들과 구분되려면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맥스나 마야와 같은 3D 제작 프로그램, 각종 상용 임 엔진(언리얼이나 크라이, 유니티 등)에 대한 이해 등 자신만의 특기를 한 두개 이상은 가지고 있습니다.</p><p><br></p><p>근태</p><p>사실 기획자들이 무수히 많이 들어오고 무수히 많이 나가는데 근태만 좋아도 눈에 띕니다.</p><p>솔직히 프로그래머나 그래픽 디자이너 직군은 자영업자라고 부를 수도 있는 개인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기획자는 그렇지 못합니다.</p><p>진입 장벽 역시 매우 낮습니다. 그렇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많은 도태되는 기획자들은 대부분 근태가 좋지 않습니다.</p><p>기획자들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만, 아무래도 낮은 진입 장벽 + 게임 회사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합쳐져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닐까 싶습니다.</p><p>위에 말한 능력들을 이미 갖춘 상태가 아니더라도 근태가 좋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경영진에서는 그 사람을 '아직은 모르겠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람'으로 분류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p><p><br></p><p>뭐 쓸 말은 엄청나게 많습니다만, 더 길어지면 읽지 않으실 것 같아서 여기서 마칠게요.</p><p>시간 날때마다 제 글에 들어와서 댓글 단 분들에게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p><p>참고로 전 인포메일 시절부터 오유 눈팅을 한 사람인데 장가도 가고 아들내미도 있고 오유 하면서 연애도 많이 했습니다. 흐흐흐흐흐흐흐흐흫 (부부는 안까겠지 후후)</p><p>여러분 ASKY는 뻥이에요 뻥~</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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