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편한 반말 말투로 쓸게요 <div><br></div> <div>때는 20대 초반 시절.</div> <div><br></div> <div>당시 셀프 주유소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우리도 셀프로 바꿔야하나 하는 말이 나오던 시절.</div> <div><br></div> <div>평소엔 주간만 하다가 방학시즌에 야간 근무를 서게됨.</div> <div><br></div> <div>새벽에 아무도 없는 곳에 혼자 근무를 서는거라서 당시에도 오래된 놋북 하나 들고 와서 혼자 히히덕대며 근무를 서야함.</div> <div><br></div> <div>새벽 타임엔 정말 손님이 없을 땐 단 한대도 안 들어오고. 많이 들어와봐야 30대 남짓.... </div> <div><br></div> <div>아침엔 출근하거나 일찍 출발하는 화물운송 분들만 오심.</div> <div><br></div> <div>근데 가장 큰 문제가. 혼자 있다보니 화장실을 갈 땐 필드(주유기 있는 곳)가 공백이 되어버리는 거임.</div> <div><br></div> <div>CCTV는 있지만. 오래된 구형이라 번호판 확인이 안 될 때가 더 많음.</div> <div><br></div> <div>거기에 사무실 문이 두 곳이 있는데 둘 다 열쇠가 없음..... 24시간 영업한다고 열쇠 잃어버려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음.</div> <div><br></div> <div>첨엔 주유기만 끄는 법을 몰랐는데... 나중엔 같이 일하는 분께서 알려주셔서 주유기만 잠시 딱 끄고 화장실 감.</div> <div>(특히 큰 볼일 볼때........아오.... 거기다 거기는 수세식이야.. 흑..)</div> <div><br></div> <div>작은거야 잠깐 갔다 오면 되겠지만... 큰건 얘가 언제 나올지도 모를 때가 많았음..</div> <div><br></div> <div>늘 긴장하면서 혹시 발자국소리나 문 여는 소리나 엔진 소리 안 나나.... 신경 예민하게 있다보니 더 안나옴... ㄷㄷ</div> <div><br></div> <div>바람 많이 부는 날엔 문에 달아 둔 종이 자꾸 울려서 쭈그려 앉아있으면서도 나가야하나 말아야하나...</div> <div><br></div> <div>한창 나오는데 어떻게 뒷처리를 하고 뛰어가야하나.... 만약 진짜 누가 와서 사무실 털면 어쩌지.. 저기 금고 있는데 어쩌지....</div> <div><br></div> <div>그러다 고민고민하다가 스마트폰 공기계가 하나 떠오름.</div> <div><br></div> <div>마침 주유소 사무실 근처에선 wifi가 잡힘... 좀 떨어지면 잡 주파수가 많아서 끊기지만 사무실 안은 빵빵함.</div> <div><br></div> <div>양쪽 폰에 영상통화 어플을 깔고.... 그 공기계를 사무실 입구 옆 창문에 딱 붙여놓고 내 폰이랑 영상통화 걸어두고 화장실에 가서 보고 있음.</div> <div><br></div> <div>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div> <div><br></div> <div>수세식 화장실에서 쪼그려앉아서 입구 영상 보고 있는게 참... ㅋㅋㅋㅋ 근데 그 뒤론 언제나 쑥쑥 속 시원하게 배변활동을 함.</div> <div><br></div> <div>어느 날은 손님이 와서 주유기 꽂아서 막 건드는데 주유기가 꺼진걸 봤는지 사무실을 기웃기웃 거리길래</div> <div><br></div> <div>바로 화장실에서 소리침. 아 잠시만요 손님!!!!!!!</div> <div><br></div> <div>손님이 화장실에 와서 뭐하냐고......</div> <div><br></div> <div>알고보니 단골 화물차 사장님.. ㄷㄷ</div> <div><br></div> <div>그렇게 야간 알바를 서는데....</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느 날은 애들 두 명이 오토바이 한대를 질질 끌고 와서 주유기 앞까지 끌고오는거임</div> <div><br></div> <div>딱 봐도 오늘 좀 폭주 뛰었엉 하는 오토바이로 보임.</div> <div><br></div> <div>그래서 후다닥 뒷처리 하고 뛰쳐나가니까 사무실 문 손잡이를 잡고있는 모습이 보임.</div> <div><br></div> <div>뭔일이냐니까 시동이 안 걸려서 끌고 왔다면서 어쩌고저쩌고....</div> <div><br></div> <div>지들이 오토바이에서 예비배터리에 점프선을 연결해서 시동을 거는데 안 걸림... (물어보니 이런 일 흔하다고 예비배터리 꼭 들고다닌다고...)</div> <div><br></div> <div>오토바이 끌고 달리면서 시동 켜봤냐니까 해봤다고 해서</div> <div><br></div> <div>다시 한 번 해보자며 주유소 끝에서 끝까지.... 본인이 잡고 겁나 달려줌 (당시엔 잔차 좀 타면서 운동 하던때라...)</div> <div><br></div> <div>시동이 뙇!! 하고 걸림.</div> <div><br></div> <div>그러니까 애들이 고맙다면서 기름 2000원어치 넣어감.....</div> <div><br></div> <div>2000원........ 천원짜리 한 장이랑 동전으로 주는데.... 어 ... 음... 뭔가 불쌍해 보이기도 함..</div> <div><br></div> <div>그러고 빠이빠이 하면서 다음에 또 올게요~ 하더니</div> <div><br></div> <div>알바 그만 둘 때 까지 코빼기도 안 보임.</div> <div><br></div> <div>의리없는자식들...</div> <div><br></div> <div>끗</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