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분이 꿀꿀해서 여기 써봅니다.. <div>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 출출해서 편의점에 도시락 사러 갔어요</div> <div>3,500원짜리 점심을 전자렌지에 데우고 있는데</div> <div>옆에 초라한 행색의 70쯤 되어 보이시는 노인분이 컵라면을 놓고 계시더라구요.</div> <div>뎁혀서 사무실 돌아와서 먹으려던 3,500원짜리 도시락이 어찌나 화려해 보이던지..할아버지 라면에 비하면요..</div> <div><br></div> <div>동작도 둔하신 할아버지는..주섬주섬 라면값을 계산하고는 돌아오시더니</div> <div>혼잣말인듯 아닌듯 얘기를 시작하셨어요</div> <div>사주를 보지 않으실라우?.. 내가 종로에서 30년간 사주를 본 사람이오. 사주 하나는 정말 잘 본다오.. 하시면서..</div> <div><br></div> <div>조금 더 들어보니</div> <div>그간 모으셨던 16억을 아들이 주식으로 날리고는..</div> <div>할아버지는 놔두고 미국으로 가버렸데요..</div> <div>자살을 하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발견해서 병원으로 옮겨 다행히 사셨다며..</div> <div><br></div> <div>칠순 넘은 우리 아버지 생각도 나고..</div> <div>김 모락모락 나는 도시락 밥이 넘어갈 것 같지 않아</div> <div>도시락 할버버지께 건내고 지갑에 만원 한장밖에 없어서 손에 쥐어드리고 </div> <div>얼른 사무실로 들어가야지 하며 나왔는데</div> <div>오후 내내 마음이 좋지가 않네요</div> <div>내내 감사하다며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시고 미안해 하시면서도</div> <div>건네진 돈을 어쩔수 없이 덥석 받으시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절실함이...</div> <div><br></div> <div>무엇을 조금 더 해드릴수는 없었을까 하는 마음..</div> <div>그 아들은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인간인가 싶은 마음..</div> <div>이노무 나라는 왜 힘없는 노인들은 생계를 걱정해야만 하는가 하는 치밀어 오르는 마음..</div> <div><br></div> <div>새해 첫출근부터 이렇네요..</div>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