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 안녕하세요.</div> <div>백수생활을 즐기고 있는 남징어입니다.</div> <div>방금 전 119 형님, 동생 분들에게 도움받은 이야기 좀 풀어볼게요.</div> <div>따끈훈훈합니다.</div> <div><br></div> <div>느즈막이 일어나서 이력서 고쳐쓰고 있는데 어디서 누룽지 냄새가 솔솔 나더라고요.</div> <div>빈속에 누룽지 냄새 맡으니 더 배고프네 라며 이력서 쓰는데, </div> <div>누룽지 냄새가 점점 진해지더니 탄내가 납니다.</div> <div><br></div> <div>탄내까지는 그냥 그러려니 하다가 혹시 내가 라면 물 올렸었나?</div> <div>하는 생각에 주방을 확인했습니다. </div> <div>그럴리가 없지 암. 아직 그정도까진 아니니까.</div> <div>라고 멀쩡한 기억력에 흐뭇해 하는데 이제까지안들리던 경보음이 들리네요.</div> <div><br></div> <div>혹시나 싶은 마음에 아랫집에 내려가서 확인을 했습니다.</div> <div>(저희 집은 2층짜리 단독주택입니다.)</div> <div>창문틈으로 하얀 연기가 나오고 탄내가 코를 찌릅니다.</div> <div>가스렌지에 불을 켜두고 나간 게 분명했습니다.</div> <div>가스나 화재 경보기가 울리는 듯 했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문 비밀번호도 모르고 연락처도 몰라서 어떡하나 고민했습니다.</div> <div>아직 불이 나진 않은 것 같은데 119에 전화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div> <div>일단 출동 되는지나 물어봐야지 하고 119로 전화를 걸었습니다.</div> <div><br></div> <div>일단 짜장면 시키던 버릇대로 주소부터 말하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div> <div>침착하게 말했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급했나 봐요.</div> <div>119상담원 분이 일단 건물 바깥에 있는 도시가스부터 잠그라고 하더군요.</div> <div>그리고 주변 파출소랑 복지원 건물 확인하고 그 근처에서 기다리라고.</div> <div><br></div> <div>일단 도시가스 잠그고, 옷을 갈아입었습니다.</div> <div>샤워도 안했는데 제니퍼 로렌스 닮은 미녀 소방대원이라도 만날까봐요...</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7/14053083658NIMdceagD4IhsXrSwoG91jL9.jpg" width="685" height="426" alt="1396352166h36YvFzbygjdYfVUzLd3PL93r6hPr.jpg" style="border:none;"></div><br></div> <div><br></div> <div>모자까지 눌러쓰고 나가려는데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들립니다.</div> <div>설마 벌써? 하고 큰길로 나가니 빨간 차 하나랑 구급차 두 대가 달려오네요.</div> <div>반가움 마음에 냅다 손부터 흔들었습니다.</div> <div><br></div> <div>빨간차에서 키작고 단단해보이는 인상의 나이든 소방대원분이 어디냐고 묻는데,</div> <div>영화에서 나오는 소방대장들은 저리가라할 포습니다.</div> <div>뛰라고 해서 좀 급하게 뛰었는데 산소통까지 메고 소리도 없이 따라오시더군요.</div> <div><br></div> <div>그 뒤는 뭐 일사천리로 문따고 가스불 끄고 냄비 꺼내오면서 상황 끝.</div> <div>그리고 인적사항 알려달래서 구급대원 분한테 이름이랑 전화번호 알려주는데,</div> <div>헐. 완전 훈남.</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7/1405308314heIdEXhArMuQBqnnlFCqdMHmTU.jpg" width="291" height="218" alt="1396345774UHHz9TUPhc.jpg" style="border:none;"></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br></div> <div>나도 워터크림에 마스크팩 좀 했는데 이분은 피부가 자체발광이네요.</div> <div>종이가 없어서 광고지 명함에 전화번호 적는데,</div> <div>약간 어설픈 느낌이 여자분들 훅 가겠던데요...</div> <div><br></div> <div>소방대원분들 돌아가는데 크게 고생하셨다고 인사했습니다. 히힛.</div> <div>근데 뒤도 안돌아보고 대답만 하고 쿨하게 돌아가심 ㅜ.ㅜ</div> <div><br></div> <div>그런데 구급대원은 몰라도 화재진압 하시는 분들은 장비가 진짜 안타깝더라구요.</div> <div>때탄 건 기본이고, 산소통은 얼마나 오래됐는지 프린팅 된 글자가 희미해서 거의 보이지도 않고요.</div> <div>방화복에 번쩍거려야 하는 띠 들은 탁해서 빛 반사도 별로 안됩니다.</div> <div>장갑은 말할 것도 없고요.</div> <div>기본적으로 한껍질 벗겨지고 손가락 부분은 대부분 내피가 보입니다.</div> <div><br></div> <div>진짜 전화하고 사이렌 소리 듣기까지 5분도 채 안된 것 같았는데,</div> <div>이런 고생은 물론이고 이렇게 되기까지의 훈련은 얼마나 했을까요.</div> <div>내 세금은 좀 저런 분들한테 썼으면 좋겠어요.</div> <div><br></div> <div>아. 신고하고, 도시가스 잠그고 구경까지 하느라 힘들어 죽겠네요.</div> <div>이력서는 걍 내일 써야지.</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7/14053083898G7NGTVnZZwAQbeTh9rMsHHe.jpg" width="500" height="500" alt="image.jpg" style="border:none;"></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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