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언제부터인가 유머자료에 '반도의 무엇무엇' 이라고 붙어 올라오는 일이 참 많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반도라는 단어는 근대 이전에는 안쓰였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br /><br />근대화이후 새로운 문물과 개념이 들어오면서 원래는 없던 단어들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었고, 이걸 일본이 제일 먼저 했죠. 가장 먼저 근대화되었으니까요. 근대 이후에 만들어진 한자어로 된 단어들은 대부분 일본과 중국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이걸 쓴다고 뭐라고 그러는 건 아니예요.<br /><br />예를 들어 낭만이라는 단어도 일본에서 만들었죠. romantic을 일본에서 발음을 비슷하게 로만테키(낭만적)로 만들었고 그 한자어를 가져와서 우리나라는 낭만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죠.<br /><br />하지만 반도라는 단어사용의 문제점은 일본이 만들었다가 아니라 과거 일본이 어떤 뜻으로 썼는가 입니다. 어떤 의미로 단어를 쓰느냐가 문제라는 거죠.<br /><br />일본이 한반도를 강점하고 만주에 괴뢰국가를 세우면서 자국을 내지(열도), 반도, 대륙으로 구분합니다. 단순한 peninsula 말고, 딱 집어서 korean peninsula를 '반도'라고 지칭하는 언어습관은 일제강점기때 만들어진 거죠. 자기 영토 안에서 반도지역을 말하는 거니까요.<br /><br />일제가 패망한 후, 일본은 다시 열도국가로 돌아갑니다. 열도는 일본에선 비하의 의미가 아닙니다. 일본=열도, 동의어로 자주 사용하는 표현입니다.<br /><br />하지만 특정국가(한국과 중국)를 반도, 대륙으로 부르는 건 강점기 시절의 잔재입니다. 이걸 투채널에서 예전에 우익들이 즐겨썼죠.<br /><br />우리나라에서는, peninsula라는 의미로 반도를 썼을 뿐, korea라는 의미로 반도를 쓰진 않았습니다. 그런식으로 안쓰려고 일부러 노력했습니다. 강점기 시절의 잔재거든요.<br /><br />그런데 온라인화되고나서, 일본반응 보겠다고 투채널 들어갔다가 글 퍼오고, 번역기로 대충 돌려서 붙여넣기하면서부터, 우리나라를 '반도'라고 또다시 부르는 게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습니다.<br /><br />우리나라사람들을 죠센진이라고 혹은 춍이라고 부르는 건 열받아하면서, '반도'를 수입해다 쓰는 건 정말 아이러니죠.<br /><br />오히려 죠센진은 일본에서 지금도 쓰이고 있는 정식단어입니다. 한인(korean peolple)을 통칭하는 단어로 일본은 죠센진을 씁니다. 그 안에 캉코구진(한국인), 키타죠센진(북한인), 자이니치죠센진(재일조선인), 조선족, 고려인 등등이 들어가있는 거고, 그걸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일본에선 죠센진이라는 단어를 씁니다.<br /><br />우리나라가 그 단어를 모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모르는 일반적인 일본사람들이 흔하게 쓰는 단어입니다. 일본사람은 일상처럼 죠센진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우리는 열받아서 분통터뜨리고, 그러면 일본사람은 내가 뭘 실수한 건가 의아해하죠. 그리고 뭐가 문제인지 이해하면, 배려해서 그런 표현을 안씁니다. 우리가 친한 중국사람에게 짱깨라고 안부르듯 말이죠.<br /><br />죠센진은 그런 단어입니다. 그 단어는 싫어하면서도 일본에서 우익들이 쓰는 '반도'라는 표현을 수입해와서 문제없이 쓰고 있다는 건 정말로 이상한 겁니다.<br /><br />그럼 반도라는 단어를 아예 쓰지 말자?<br /><br />그런 얘기가 아닙니다. peninsula라는 의미로 쓰는 건 전혀 문제가 없지만, korea라는 의미로 쓰면 문제가 된다는 거죠.<br /><br />한반도? 써도 됩니다. 플로리다반도, 산둥반도, 스칸디나비아반도 쓸 수 있듯이 한반도 써도 됩니다.<br /><br />다만 반도의 뭐뭐 이런 식으로 우리나라를 '반도'라고 지칭하는 건 아니라는 거죠.</div> <div> </div> <div>유머라면서 우리 스스로 '반도의 무엇무엇'이라고 말하며 웃는것이 어떤 모습일지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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