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 눈팅만 6개월 하다가 수능날이라길래 방금 가입해서 글 처음으로 올립니다. <div>갑자기 십수 년 전이 새록새록 떠올라서요. ㅋ</div> <div><div>각설하고.</div> <div>오늘 수능을 본 모든 젊은 친구들.</div> <div>그동안 정말 수고 많았고, 결과야 어찌되었든 많이많이 축하해요.</div> <div>가진 실력을 충분히 발휘한 친구들도 있을 것이고, 일이 잘 풀리지 않은 친구들도 있을 텐데...</div> <div>혹여나 수능이 끝났음에도 기분이 우울하거나 비관적인 생각이 드는 친구들을 위해서 그냥 인생 몇 년 더 산 선배로서 한 마디만 하자면...</div> <div>수능, 그거 정말 아무것도 아니예요.</div> <div>좀 좋은 대학 나오고, 그럴싸한 스펙 한 줄 더 생기는 거?</div> <div>절대 목숨 걸 필요 없어요.</div> <div>왜냐고?</div> <div>낙관적으로 말하자면, 정말 중요한 건 수능이 끝난 지금부터 그대들이 어떤 공부를 어떻게, 얼마만큼 하는지거든요. (그래도 오늘 내일은 실컷 노세요.)</div> <div>그리고 더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수능을 잘 보고 못 보고는 이후에 그대들이 돈을 얼마나 버는지, 남친 여친이 생기는지 마는지, 수명이 길어지는지 짧아지는지 등등, 정말로 중요한 것들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예요. (더 정확히 말하자면, 어떻게 해도 ASKY. ㅅㅂㄹㅁ)</div> <div>정말이예요.</div> <div>그냥 위로로 하는 말 아니니까 주변 사람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세요.</div> <div>근데 왜 자신이 그렇게 몇 년에 걸쳐서 어렸을 때부터 오늘 수능을 위해서 공부를 했냐구요?</div> <div>이게 전부였고 끝이었던 것 아니었냐구요?</div> <div>우리나라에 좋은 대학을 가지 못한 게 한인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냐구요?</div> <div>눈치가 빠른 친구들은 이미 알고 있을 수도 있는데...</div> <div>다른 게 아니고 수능은 '인생 최초의 진지한 연습'이었다고 보면 돼요.</div> <div>그러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이제 오늘부로 연습은 끝난 거죠.</div> <div>예를 들어서, 대학은 커녕 고등학교도 겨우겨우 졸업한 사람이 자기 적성에 맞는 일 찾아서 돈도 많이 벌고 재미있게 살고 있다면, 그 사람은 자신에게 대학 졸업장이 없다는 것을 크게 신경 쓸까요?</div> <div>대충 아시겠죠?</div> <div>그러니까 이번 연습, 잘 넘긴 친구들도 당장 내년부터 긴장 많이 해야 하구요.</div> <div>잘 못해서 지금 속상한 친구들 역시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잘 넘긴 친구들만큼 긴장하면 돼요.</div> <div>모든 것은 이제부터니까.</div> <div>그러므로 정말 진지하게 임해야 할 잠시 후를 위해서 오늘 내일은 치킨도 많이 먹고, 가족들이랑 무도 밀린 것도 다 보고, 그동안 하고 싶었던 즐거운 일들 많이많이 하세요.</div> <div>혹시나 시험이 끝났는데도 혼자 있어서 외롭다거나, 같이 놀 친구들이 없으신 분들은...</div> <div>더 좋네요.</div> <div>지금의 그 허무한 기분, 충분히 느끼세요.</div> <div>거울 보고 자신에게 진심으로 수고했다고 말해주세요.</div> <div>그리고나서, 남들이 시키는 공부하느라 고생 많았으니까, 이제 뭘 가장 하고 싶은지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div> <div>부디 자기가 어떤 일을, 어떻게, 얼마만큼, 왜 할까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하세요.</div> <div>그거면 됩니다.</div> <div>다시 한 번 연습생 신분을 벗어나게 된 걸 축하해요.</div> <div>면허도 따고, 화장도 하고, 헌팅도 하고, 클럽에서 미친 척 놀기도 할 수 있는 그대들이 부러워요.</div></div> <div>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도 아니고, 돈은 더더욱 아니예요. (물론 요것들이 꽤 중요하긴 하지만서도.)</div> <div>시간.</div> <div>젊음.</div> <div>후회하지 않는 삶.</div> <div>꼭 기억하세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