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오유에서 눈팅만 하던 30대 직장인입니다.</P> <P> </P> <P>화이트크리스마스고 뭐고, 일단 무진장 추운 날씨에 덜덜 떠느라 바쁜 하루였네요.</P> <P> </P> <P>건대에서 양재쪽으로 오는 데 지하철도 좋지만, 저희집은 조금 더 들어가야해서 7호선 학동역에서 지선 3412번 버스를 자주 애용하는 편인 저는, 오늘도 평소 하던대로 학동역에서 내려 버스 대기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어플리케이션을 구동했습니다.</P> <P> </P> <P>그런데 이게 웬걸? 버스가 20분 뒤에 있는 겁니다.</P> <P> </P> <P>'분명 이 시간대 배차시간은 12-16분 정도일텐데, 왜 이러지?' 하는 생각을 가지며 어플을 주욱 확인하는데...</P> <P> </P> <P>그 앞차와의 간격이 70분인겁니다.</P> <P> </P> <P>그리고 가만히 주위를 둘러보니, 평소보다 조금은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P> <P> </P> <P>일단 기다려서 버스를 타고, 아니나 다를까 몇몇 사람들이 버스에 오르자마자 "버스 왜 이렇게 안 와요?"를 연발했습니다.</P> <P> </P> <P>기사님은 사람들에게 "미안합니다~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라 차가 좀 순탄치 않네요~"라고 대응하고 있었습니다.</P> <P> </P> <P>정작 사건은 조금 후에 일어났습니다.</P> <P> </P> <P>약 5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아저씨께서 버스 앞을 가로막고 못 가게 방해하는 것이 아닙니까?</P> <P> </P> <P>밖에서는 기사와 다른 승객들이 내려서 실랑이를 벌였습니다.</P> <P> </P> <P>그러기를 10여분, 일단 타고 보자는 다른 승객의 제안을 받아들였는지 아저씨는 뒷문 바로 옆 좌석에 앉아서 기사아저씨에게 계속 큰소리를 치고있었습니다.</P> <P> </P> <P>"대기시간 1시간 6분이 정상적인건가?", "당신(버스기사)이 지금 잘했어?", "서울시민에게 불편을 줄거면 차라리 적자노선이라고 인정하고 폐쇄를 하시던가!" 하는 식의 지나친 언사가 계속 오갔습니다.</P> <P> </P> <P>한참을 듣다 어느 분이 일어나서 아저씨에게 다가가 한 마디 하더군요.</P> <P> </P> <P>청년 : 아저씨, 그럼 하나만 물을게요. 아저씨가 허비하게 한 우리 시간은 어떻게 보상하실건가요?</P> <P> </P> <P>아저씨 : 그럼 내가 지금 잘한걸 잘못했다고 따지는 겁니까?</P> <P> </P> <P>청년 : 아니, 아저씨가 그렇게 막아서서 버스가 더 지체되고, 그에 따라서 피해본 다른 승객들 시간은 어떻게 보상하실거냐고요?</P> <P> </P> <P>아저씨 : 허허... 지금 잘못된걸 잘못됐다고 말하는데 이렇게 따지니 우리 나라가 발전이 없지...</P> <P> </P> <P>청년 : 말 돌리지 마시고요. 아저씨가 그렇게 막아서서 여기 있는 승객분들 시간 허비하게 한거 어떻게 하실건 지 답해주시라고요.</P> <P> </P> <P>논리적으로 대응하는 청년에게 아저씨는 별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청년의 말...</P> <P> </P> <P>청년 : 네. 분명히 버스 시간이 지체된거. 문제죠. 그렇게 소리치실거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니까 차라리 서울시에 민원을 넣건, 아니면 다른 절차를 제대로 밟으시면 되겠죠. 그리고 속상하신 것도 이해합니다. 저도 꽤 오래 기다렸으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아저씨가 그렇게 버스 앞을 가로막고 운행을 방해하면 더 큰 피해가 발생할거라는 생각은 안 하셨나요?</P> <P> </P> <P>이 한 마디에 아저씨는 아무말도 못하고 먼 산만 바라보시더군요.</P> <P> </P> <P>올바른 소리를 올바르게 할 수 있는 당당함이 좋아보였고, 덕분에 나머지 분들도 더 지체 안되고 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P> <P> </P> <P>서울 70사9606 모시는 기사님. 지금도 70분 간격 유지하면서 가는 중이신데.. 이래저래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이름도 안 밝히고 주변 사람 대표해서 아저씨를 설득해준 생각있는 청년, 같은 동네 살던데 감사합니다. 만약 이 글 보시면 연락처라도... 제가 나중에 차나 밥이라도 대접할까 합니다. 아까는 경황이 없어서 미처 말을 못 걸었거든요.</P> <P> </P> <P>아무리 그래도 민폐는 안 끼쳐야겠죠? 그나저나 70분 텀은 좀 그렇네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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