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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freeboard_422699
    작성자 : 테니서
    추천 : 1
    조회수 : 450
    IP : 115.30.***.1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0/05/21 22:14:42
    http://todayhumor.com/?freeboard_422699 모바일
    기억상실...
    이 이야기는 2010. 5. 21 03시~05시에 꾼 꿈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창 밖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잇었다. 커텐사이로 번쩍이는 번개의 섬광이 비췄고 섬광이 일어난 후 얼마 안있어 찢어질듯한 천둥소리가 뒤늦게 밀려왔다. 난 땀으로 범벅이 되어 먼지 쌓인 중학교 졸업앨범을 꺼내들었다.

    [헉....헉...]

    급하게 책상 밑 먼지 가득한 구석에서 자주색 앨범을 찾아낸 것이다. 지금 내가 왜 이 앨범을 꺼냈는지 모른다. 이 전에 내 무슨일을 하고 있다가 지금 이 앨범을 찾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모든게 뿌연 장면들의 연속이고 지금 밖엔 천둥소리와 함께 비가 내리고 있다는 것 밖에...... 내가 현재 알 수 있는 것은 그런 것들 뿐이다. 캄캄한 방에서 천둥의 섬광이 번쩍이는 것 뿐이었지만 나는 익숙한 내 방에서 중학교 앨범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3학년....1반....]

    꿈속에서 나는 내가 예전에 중학교때 3학년 1반이었다는 걸 기억하고 있지 못했지만 앨범 첫 페이지부터 훑어가다가 우연치 않게 내 모습과 이름을 발견해냈다.

    '그런데 왜 이 한밤에 중학교 앨범을 들추고 있는거지....?'

    꿈속에 나는 꽤 흥분해 있었다... 꿈속에 내가 말을 했다.

    [중학교 1학년때의 기억이 안나.....]

    아마 꿈속에 나는 중학교 1학년때의 기억이 나질않아 앨범을 꺼내었나보다. 꿈속에 내가 그 말을 하자 나의 기억을 거꾸로 돌려 중학교때의 기억을 주마등처럼 훑기 시작했다. 파노라마 처럼 키 작은 중학생의 모습이 흘러갔다. 그런데 그걸 보고 있는 난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흘러가는 장면들이 전부 집에서 게임만 하고 있는 어린 중학생의 뒷모습만 비춰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째서 게임만 하고 있는 모습뿐이지? 물론 내가 게임을 좋아해서 학교갔다 돌아오면 계속 게임만 했지만.... 뭔가 이상해...'

    그런데 이상하게도 꿈속에 내가 보고있는 파노라마 뒤에 있는 나도 갑자기 중학교 1학년때의 기억이 나지 않았기 시작했다. 분명히 중학교 처음 갈 때의 설레임과 두려움, 새로 사귄 친구들, 처음보는 중학교 교과서, 무서운 수학선생님과 어려운 집합 공시들.... 분명 이런 기억들이 존재한다는 걸 난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지만 꿈속에서 해매고 있는 나 처럼 나도 기억이 나지 않기 시작했다.

    [왜 기억이 없지? 왜 생각이 안나......]

    그렇게 초조해 하는 나를 보자 나도 왠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분명 즐겁기도하고 괴롭기도 한 여러 이야기들이 있을텐데 어째서 방에서 혼자 게임을 하고 있는 뒷보습뿐인가... 이 생각에 사로잡혀 중학교때의 기억을 되살리려 해도 거짓말처럼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고 검은색.... 눈을 감으면 보이는 검은색밖에 떠올려지지 않는 것이다.

    그 때 방 밖에서 누군가가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또 시작이군... 이렇게 날씨가 안좋은 날이면 자주 이러나봐"
    "자기 기억을 찾고 있는 듯 한데..."

    '뭐? 내 기억을 찾고 있다고?'

    문 밖의 보이지 않는 어떤 존재로부터 들려온 속삭임은 날 더욱 초조하게 만들었다. 기억을 찾고 있다니? 그러니까 내가 지금 중학교 앨범을 보며 1학년때의 기억을 더듬고 있는게 나의 어떤 기억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하는 것인가? 왜? 그렇다면 왜 찾고 있는 거지? 내가 자주 이런다고?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벌떡 일어나 문을 재치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밖엔 엄가가 소파에 앉아계셨다. 다른 가족들... 아빠와 누나도 근처에 서있엇다.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 아까의 목소리는 아빠와 누나인듯 했다.

    다들 밤에 내가 이럴때마다 걱정이 되서 이렇게 나와 있는 듯한 분위기였다. 다들 내가 가엽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입을 열었다.

    [중학교 때 무슨일이 있었어? 기억이 안나 갑자기!!!]

    소파에 앉아계신 엄마의 얼굴에 슬픔이 밀려오는걸 느낄 수 있었다. 엄마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조금 뜸을 들이시더니 말하셨다.

    "넌 칼로 사람을 찔렀단다"

    [뭐라고? 내가?']

    "아주... 아주... 어린 아기를..."

    그 말을 듣자 태어난지 얼마 안된 어린아기의 모습이 보였다. 흰 보에 둘려쌓인 아이를 내가 칼로 찌르는 장면이 눈앞에 흘러 갔다. 흰 보에 빨간 피가 스며들어갔고 아기의 울음소리가 귀를 찔렀다. 하지만 그 다음장면은 다시 방에서 혼자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만 하고 있는 뒷모습이었다. 어째서 그 중간에 있었던 일은 생각이 나지 않는걸까. 아기를 찌른 뒤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납득하기 힘들다는 듯한 표정으로 서있는 나에게 옆에 계시던 아빠가 말씀하시기 시작했다.

    "의사의 말로는 너는 그 때의 괴로ㅤㅇㅝㅅ던 기억을 스스로 지운 것 같다고 하더구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무의식 속에서 그 기억을 스스로 지워버린 거지.. 그래서... 그 날 처럼 비가 오는 밤이면 무의식 속에 또 다른 네가 그 기억을 찾기위해서 그 시절... 중학교 1학년때의 기억을 찾으려고 애쓰는 것 같더구나...."

    다시 한번 내 눈앞에서 내 소능로 갓난아기를 칼로 찔느느 장면이 흘러갔고 나는 그 자리에서 경련을 일으키며 꿈에서 깨어났다. 꿈에서 깨어났지만 아기를 찌른 오른손이 아직도 찌릿찌릿했고 귀에선 울음소리가 맴돌고 있었다. 심장은 미친듯이 요동치고 있었다. 몸을 일으켜 아까의 꿈을 되짚어 보었다.

    꿈에서 깨어나자 거짓말처럼 중학교 1학년때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무언지 모를 안정감이 밀려왔다. 방금전까지 그냥 꿈일 뿐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개꿈을 다 꾸고 지랄이야 정말...]

    이라고 말하는 순간 아빠가 마지막으로 말씀하시던 그 장면이 떠올랐다. 그 대 아빠가 꿈속에 내가 아닌 그 뒷편에 있떤 나를 노려보는 번쩍이던 누빛이 잊혀지지가 않았다. 그건 분명히 나를 노려보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렇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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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21 22:23:46  222.107.***.42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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