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MsoNormal">응급실에서 몇 년 이상 근무하다 보면 환자분류소로 들어오는 모습만 봐도 골치가 아픈 사람들이 있다<span lang="en-us">. </span>바로 술에 취한 사람들인데 그 중 최악은 팔다리까지 문신을 빽빽하게 하고선 반바지에 나시 차림으로 오는 젊은 남자이다<span lang="en-us">. </span>이런 사람들은 보통 술을 마시다가 옆자리와 시비가 붙어서 주먹다짐을 했다거나<span lang="en-us">, </span>가벼운 교통사고가 났다거나 하는 이유에서 대학병원 응급실로 오곤 했는데 꼭 하나같이 전신 정밀검사를 받고 싶어했고 입원을 하고 싶어했다<span lang="en-us">. </span>물론 어림도 없는 소리이기에 요청을 거절하게 되면 그때부터 문제가 발생한다<span lang="en-us">.</span></p><p></p> <p class="MsoNormal"> <span lang="en-us"> </span> </p> <p class="MsoNormal"> <span lang="en-us">“</span>아니<span lang="en-us">, </span>내가 맞았다구요<span lang="en-us">! </span>내가 피해자인데 왜 검사를 안해주겠다는 거에요<span lang="en-us">!”</span></p><p></p> <p class="MsoNormal"> <span lang="en-us">“</span>내 돈 내고 내가 검사 받겠다는데 왜 거부하는 겁니까<span lang="en-us">!”</span></p><p></p> <p class="MsoNormal"> <span lang="en-us">“</span>아파서 몇 주 정도 입원을 해야겠으니깐 입원 시켜주세요<span lang="en-us">!”</span></p><p></p> <p class="MsoNormal"> <span lang="en-us"> </span> </p> <p class="MsoNormal">당연히 필요한 검사는 하고 검사 결과에서 입원이 필요하면 입원도 시켜준다<span lang="en-us">. </span>그러나 지금껏 저런 말 하는 사람 중에 실제로 검사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span lang="en-us">. </span>응급실은 원하는 검사를 하는 곳이 아니라 필요한 검사를 하는 곳이고 검사에서 문제가 없을 경우 입원은 안된다는 설명은 씨알도 먹히지 않는데 보통 이런 환자들은 혼자 오지 않고 비슷한 외형을 가진 일행 <span lang="en-us">2~3</span>명이 같이 오기 때문에 설명을 듣고 나면 소란을 피우기 시작한다<span lang="en-us">.</span></p><p></p> <p class="MsoNormal"> <span lang="en-us"> </span> </p> <p class="MsoNormal">이런 일은 응급실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라 정도가 너무 심하지만 않으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긴다<span lang="en-us">. </span>하지만 일하는데 방해가 될 정도이거나 물리적인 위협을 하려고 하면 응급실에 설치되어 있는 폴리스콜 버튼을 누르게 된다<span lang="en-us">. </span>이 버튼을 누르면 근처 지구대에서 경찰이 출동하는데 대개는 경찰관을 보면 분노조절이 되면서 얌전하게 변하지만 간혹 경찰을 보고는 더 흥분해서 난동을 부리다가 지구대로 연행되기도 한다<span lang="en-us">.</span></p><p></p> <p class="MsoNormal"> <span lang="en-us"> </span> </p> <p class="MsoNormal">이처럼 누가 봐도 잘못된 행동으로 응급실을 소란스럽게 만드는 사람과는 달리 <span lang="en-us">‘</span>정당한 이유<span lang="en-us">’</span>로 언성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span lang="en-us">. </span>실제로 아픈 사람들이나 아픈 사람의 보호자가 진료에 불만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다가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 그렇다<span lang="en-us">. </span>이런 경우에는 정중히 사과를 하고 상황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면 대부분 수긍을 하고 조용해지곤 한다<span lang="en-us">. </span>가끔 환자를 대하는 스킬이 부족한 저년차 전공의가 정당한 항의를 하는 사람을 진상 취급하면서 날 선 태도로 대응하다가 일이 커질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면 내가 대신해서 나서기도 했었다<span lang="en-us">. </span>환자나 보호자의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충분히 불만을 가질 만 하다고 여겨지면 진상이라고 무시할 것이 아니라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span lang="en-us">.</span></p> <p class="MsoNormal"> <span lang="en-us"> </span> </p> <p class="MsoNormal"> <span lang="en-us"> </span> </p> <p class="MsoNormal"> <span lang="en-us"> </span> </p> <p class="MsoNormal"> <span lang="en-us"> </span></p><p class="MsoNormal">얼마 전 <span lang="en-us">70</span>대 노인이 응급실 의사를 낫으로 공격했다는 기사를 보았다<span lang="en-us">. </span>단순히 배우자를 잃은 슬픔에 의한 행동이라고 여기기에는 그 행태가 너무나도 고약하기에 꼭 엄벌에 처해졌으면 한다<span lang="en-us">.</span></p><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