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일단 저는 와이프입니다.</div> <div>제가 요리를 잘 못하기 때문에 그래도 하나 괜찮은거 걸리겠지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반찬 가짓수를 많이 하거든요.</div> <div>근데 남편은 반찬이 넘 많아서 불만이래요.</div> <div>살 빼야 하는데 반찬폭탐땜에 못뺀다나... (반찬 남기는건 또 싫어함 -.-)</div> <div><br></div> <div>남편은 컴퓨터 하면서 한 접시에 밥 반찬 담아서 갖다주는걸 좋아해요.</div> <div>그래서 오늘도 퇴근 후 운동하러 간다는 남편에게 밥을 차려 줬지요.</div> <div>반찬이 또 많아지고... 수북해지고... 접시 자리가 모자라서 밥을 따로 담고...</div> <div>컴퓨터 앞에 갖다줬는데, 그때 마침 과외상담 전화가 왔어요.</div> <div>"네네~ 어머 그렇죠... 네네~~ 어머니~ 네네~~"</div> <div>전화를 받으며 컴퓨터 앞에 앉은 남편에게 접시를 가져다 줬습니다.</div> <div><br></div> <div>남편은 접시를 받자마자 얼굴을 확 구기면서 입모양으로 야!!!!! 합니다. (소리없는 고함)</div> <div>저는 거실로 나와서 전화를 계속 받았어요.</div> <div>"네네~ 네네 그렇죠.. 아.. 그렇군요.. 어머머.. 그러셨어요? 에헤헤헤~~ 네네.. 다 그렇죠.. 어우~ 그러셨구나~"</div> <div>방을 슬쩍 보니 남편은 뚜 한 얼굴로 밥그릇과 접시를 바닥에 내려놨네요. 왜 또 이리 많이 주냐고 화내려나 봐요.</div> <div>전화통화는 계속되고 저는 진짜 멘탈 부여잡고 계속 통화를 했습니다..... -.-</div> <div>아... </div> <div>이말 했다 저말 했다... 다른말 했다 아까 그말 또 했다.... ㅠ.ㅠ</div> <div>저는 계속 "네네~ 그럼요.. 아.. 그부분은 제가 못챙겼네요.. 네~ 아우 그렇게 해야죠~ 오호호호호.. 네네.."</div> <div><br></div> <div>한참을 바닥에 접시를 내려놓은채 화난 얼굴로 컴퓨터를 보는 남편..</div> <div><br></div> <div>전화가 길어지면서는 그걸 신경을 못썼는데, 한참 있다가 남편이 다 먹은 접시와 그릇을 들고 씽크대에 </div> <div>가서 물에 담궈 놓더라구요.</div> <div>그리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서 부시럭부시럭 하더니 이를 닦고 현관으로 가서, 강냉이를 보이며 희미한 미소를 짓고는 손을 흔듭니다.</div> <div><br></div> <div>남편이 나가고 나서도 한참을 통화를 하고 전화를 끊었어요.</div> <div>아.. 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어디인가...</div> <div>겨우멘탈을 부여잡고 정신을 차려보니 통화를 한시간 40분 했네요.</div> <div><br></div> <div>ㅋㅋㅋㅋㅋㅋ</div> <div><br></div> <div>고마워요. 전화 통화의 요정. 부부싸움을 막아줘서.</div> <div><br></div> <div>(다음부터는 반찬좀 적게 해야겠어요. 아.. 진짜 이걸 못고치겠네....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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