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 매번 보내는 겨울이지만<br><br>이번 해는 특히 더 춥게 느껴진다.<br><br><br><br> 초등학교 6학년 여름 방학 어느 날<br><br>나는 같은 반 여자 아이로부터 이름모를 씨앗을 받았다.<br><br>나는 그 씨앗을 심어 놓고 처음엔 잘 봐주다가 그 해 겨울 때부터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다.<br><br><br><br> 그러던 어느 추운 겨울날, 일요일에 그 나무에게서 어떤 일이 일어났다.<br><br>후덥지근한 집안 공기에 나는 밖으로 잠시 나왔다.<br><br>그런데 심어 두었던 나무에서 11년만에 꽃봉오리가 나왔다.<br><br>11년만에 개화한 봉오리는 나온지 1시간이 채 되지않아<br><br>따뜻한 색감을 가진채로 차가운 겨울 바람을 못버티고 <br><br>그 자리에서 말라붙어 떨어졌다.<br><br><br><br> 떨어져 나온 자리에서 나오는 나뭇가지의 눈물은 얼어버려서<br><br>누가 녹여주지 않는다면 영영 이대로 썩어 버릴 것 같아 보였다.<br><br>하지만 주변사람들은 이 나무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다.<br><br>나도 그닥 애정이 없어서 그냥 신경 안쓰기로 했다.<br><br><br><br> 차가운 몸을 녹이고자 이불안에 들어왔다.<br><br>그런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몸이 따뜻해 지지가 않는다.<br><br>오히려 점점 추워졌다.<br><br>이내 한 시간도 안되어 정신을 잃어버렸다.<br><br><br><br> 이윽고 정신이 드니,<br><br>나는 그 나뭇가지가 되어 있었다.<br><br>그리고 몇 시간 뒤 다시 정신을 잃었다.<br><br><br><br> 그러나 그는 다시 깨어나지 못했다.<br><br><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