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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freeboard_1671264
    작성자 : 드림시어버터
    추천 : 2
    조회수 : 186
    IP : 14.32.***.107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7/12/02 03:41:42
    http://todayhumor.com/?freeboard_1671264 모바일
    혼술하고 쓰는 나의 페미니즘에 대한 고찰...
    나는 여자다.  

     부모님 안녕하시고 두 남동생을 가진 장녀이다. 

      아빠는 가족은 꼬붕취급, 남들은 상전모시듯 하신다.

      엄마는 못난 남편 만나 평생 고생만 하다 온몸 성한 곳이 없으시다. 

     아무런 빽도 없어 철책근무하다 육군병장 만기제대한 큰 동생이 있고, 

    위병소 헌병근무로 취침시간을 세시간 이하로 짧게짧게만 받은 막냇동생은 제대후 수면장애로 그렇게 하고 싶었던 연구원을 포기했다.



     나는 첫째였으므로 마땅히 아들이었어야 했는데 

    달고 나와야 할 뭔가가 없었다는 이유로,

     나의 할아버지는 내 동생이 태어날 때까지 이름도 출생신고도 허락하지 않았고, 

     우리 엄마는 나를 낳고 냉골에서 미역국도 먹지 못하고 떨었다.

     실제로 엄마는 그때가 그렇게 추웠다고 한다. 




     그러나 다행히 지금까지 살면서 사회에서 성차별을 많이 겪지는 않았다. 
     프리랜서였기 때문일까?

     딱 한번 직장생활 할 때 유부남 상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하긴 했다. 

     하지만 그땐 제대하고 힘들어하는 막내를 챙겨야 해서 못들은 척 하고 직장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당시 부모님은 귀농하시고 동생들은 제대하고 나랑 같이 살다 보니 내가 생계와 가사 모두를 맡게 되었다. 

     혼자 벌어 셋이 써야 했기 때문에 큰돈생에겐 점심값대신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줬다. 

     밤 열두시 반에 집에 들어와 조금 자고 아침 일찍 나서는 큰 동생 아침 상을 차려주고 동생이 먹는 동안 나는 옆에서 주섬주섬 도시락을 싸주었다. 

     그 모습을 보며 큰놈은 소꿉놀이 하는 것처럼 재미있어 보인다고 했다. 나 참... 

     두 녀석이 아무 생각 없이 뒤집어 벗어놓은 양말을 빨때마다 얼마나 화가 나는지 한번은 불러다 놓고 잔소리를 했다. 

     내가 니들보다 공부를 안했냐 돈을 안버냐... 이런 내가 고작 집에 와서 니들 양말이나 뒤집고 있어야 하냐... 

    푸념을 했더니 거짓말같이 다음날부터 양말이 제대로 벗어져 있었다. 딱 일주일동안. 

     그 후로 나도 뒤집혀진 양말은 그대로 빨아 뒤집힌 채로 서랍에 넣어두었다.



     그 시기에 둘째가 나중에 군내 가혹행위의 피해자였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면서 나는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십년이 넘게 지났지만 나는 가해자의 이름과 출신 대학 학과를 잊지 않고 있다. 

    그래도 나는 대한민국 남자에게 ‘병역의 의무’라는게 어떤 것인지 1%도 이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 결혼 한 큰 동생은 자려고 누워서 그때 누나가 많이 고생했다고 울면서 얘기하더라고 올케가 내게 알려주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우리 삼남매는 그때를 참 행복했다고 기억한다. 





     어느 해 명절연휴, 어렸을 적 친구들이 모였다.  

    그 자리에서 영수(가명:실존인물)라는 친구가 내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ㅇㅇ야. 영희(가명:대학시절 운동권)가 여성인권 운운하면서 하는 말엔 내가 다 뭐라고 하겠는데, 
    네가 하는 말엔 한마디도 반박을 못하겠다.  너는 지독한 페미니스트야.” 

    나는 그 말을 듣고 놀랐다. 

    나는 내가 사는 얘기를 평범한 수다처럼 했는데 무려 페미니스트라니...

     나는 그저 남동생들이 남자라서 딱했고 나 또한 여자라서 그랬을 뿐이다. 

     여성인권 신장을 위해서는 남성의 공감이 필요하고 그 반대인 경우도 마찬가지.





     지금의 성대결은 어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여성인권의 공백이 남성의 그것보다 더 크다고 생각하는 나는 페미니스트가 맞겠지. 

     하지만 요즘 누가 내게 페미니스트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기 혼란스러울 것 같다. 




     
     아침마다 엄마품에서 떨어지기 싫어하는 기저귀도 못뗀 아이를 찢어지는 가슴으로 밀어내며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해도 유리천장을 넘지 못하는 소위 슈퍼맘과 

     인생을 바쳐 키운 아들을 군대에 보내며 눈물 닦는 어머니들, 

    그 흔한 한국 여성이 삶의 어느 부분에서 죄절하는지 경험도 못한 것들에게 ‘페미니스트’라는 이름을 빼앗긴 것이 너무나도 분하다.   




    그 이름을 훔쳐간 것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어린 남자애들은 커서 한남충이 될 것이니 죽여버려야 한다는 미친것들아. 

     혹여 너희들이 운이 좋아 결혼을 하게 되고 또 다시 운이 좋아 아들을 낳게 된다면 

    니들이 배설하듯 토해낸 그 더러운 글들을 너희들의 자식들이 꼭 보았으면 좋겠다.



     너희들이 있는 한 성평등은 불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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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2/02 03:51:09  211.109.***.56  형나경찰이야  720368
    [2] 2017/12/02 05:22:53  118.218.***.68  아지사이  584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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