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6/149779677133dd33942f7f4f3abfbe6017e567df36__mn457413__w1080__h1440__f234933__Ym201706.jpg" width="800" height="1067" alt="11111.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234933"></div><br></div> <div><br></div> <div><br></div>음.. 내일 출근인 직장인이 심심해서 써봅니다. <div><br></div> <div>제목 그대로 위암에 걸렸던 이야기 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저는 서른네살의 평범한 직장인입니다.</div> <div><br></div> <div>작년엔 서른세살이었겠네요. 그러니까 한국 나이 서른셋이 막바지로 가고 있던 12월 16일.</div> <div><br></div> <div>저는 미루고 미루던 그해의 건강검진을 받습니다.</div> <div><br></div> <div>건강보험공단에서 매년 받으라고 하는 바로 그 검진이죠.</div> <div><br></div> <div><br></div> <div>하루 휴가를 쓰고 아침에 일찍 선릉의 모처로 가서 검진을 받았습니다.</div> <div><br></div> <div>남들은 위 내시경을 2년에 한번씩 한다는데.. 저는 매년했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날도 마지막은 수면내시경으로 장식했죠.</div> <div><br></div> <div>수면주사 맞고 한숨자는 기분이 은근 좋더라구요...ㅋ 우유주사 왜 맞는지 이해가 되더라는..</div> <div><br></div> <div><br></div> <div>끝나고 나니 검사하신 선생님이 조직검사 한 군데 했다고, 추가 결재하고 귀가하셔야 한다고 하시더군요.</div> <div><br></div> <div>1주일 동안 자극적인 음식과 술을 피하라는 말과 함께...</div> <div><br></div> <div>그런가보다 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12월 26일 월요일 아침.</div> <div><br></div> <div>그해의 휴가가 이틀 남아 있던 저는 26일 월요일과 27일 화요일까지 휴가를 내어놓은 상태였습니다.</div> <div><br></div> <div>팡팡 자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팡팡팡 아주 그냥... 푹자고 있는데 9시에 전화가 옵니다.</div> <div><br></div> <div>네 자느라 안받음.</div> <div><br></div> <div>11시에 일어나보니 검진 병원에서 조직검사 결과 관련해서 연락바란다는 문자가 와 있습니다.</div> <div><br></div> <div>전화해보니 내일 오전 신분증하고 현금 3만원 챙겨서 오랍니다.</div> <div><br></div> <div>지금가면 안되냐고 하니, 담당 의사가 오늘은 오전밖에 없어서 내일 오랍니다.</div> <div><br></div> <div>알았다고 하고 끊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이제 기분이 이상해집니다.</div> <div><br></div> <div>왜? 조직검사 결과를 왜.. 와서 들으라고 하나?</div> <div><br></div> <div>신분증은 왜 가져오라고 하나??</div> <div><br></div> <div>3만원은 뭐지????</div> <div><br></div> <div>싱숭생숭한 하루를 보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다음날 아침.</div> <div><br></div> <div>일찍 일어나 검진병원을 향합니다.</div> <div><br></div> <div>신분증을 보여주니, 제가 내시경을 했던 방으로 안내를 해주더군요.</div> <div><br></div> <div>들어가니 그날 내시경을 했던 선생님이 앉아 있습니다.</div> <div><br></div> <div>첫 마디는 '조직검사를 했던 곳이 좀 안좋게 나와서 큰 병원을 가보셔야 할거 같다' 였습니다.</div> <div><br></div> <div>말을 좀 돌리시는 거 같아서 약간 짜증 섞인 말투로 '아니, 뭐가 어떻게 안좋은거냐?' 라고 여쭤보니,</div> <div><br></div> <div>말을 좀 더듬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인환세포암이라고 좀 예후가 안좋은 걸로 나왔다. 빨리 가보셔야 한다.' </div> <div><br></div> <div>이렇게 말씀을 하시더군요.</div> <div><br></div> <div>그리고 '요즘 의술이 많이 좋아졌으니, 치료 잘 받으시면 괜찮으실겁니다. 밖에서 서류 받으시고 상급 병원 가보시면 됩니다'</div> <div><br></div> <div>라는 말로 저의 암선고는 끝났습니다.</div> <div><br></div> <div>정말 저게 다였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나가서 카운터로 가보니, 조직검사 슬라이드와 진료의뢰서 등을 챙겨주더군요.</div> <div><br></div> <div>3만원은 조직검사 슬라이드에 대한 보증금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다시 가져다 주면 돌려준다며...</div> <div><br></div> <div>그리고 병원 예약 힘들면 연락하라고 하더군요. 대부분의 병원과 협력이 되어 있어서 빠른 처리가 가능하다고..</div> <div><br></div> <div><br></div> <div>암튼 그렇게 병원을 나서는데, 아직은 정신이 있어, 회사에 전화를 합니다.</div> <div><br></div> <div>연말에 이틀이나 휴가를 써서 삐져있는 파트장에게 전화를 합니다.</div> <div><br></div> <div>왠일로 휴가중에 전화를 다하냐는 파트장에게 폭탄을 떨굽니다.</div> <div><br></div> <div>파트장의 패닉 섞인 반응에 현실이 무엇인가 서서히 느껴집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다음 순서로 어머니에게 전화합니다.</div> <div><br></div> <div>일을 하셔야 하는 분이라 일단 담담하게 전하고, 어머님도 담담히 들으십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일단 집으로 출발합니다.</div> <div><br></div> <div>어? 근데 집에 가는 방법이 생각이 안납니다.</div> <div><br></div> <div>버스 정류장 하나를 걸으니 집에 가는 방법이 생각이 납니다.</div> <div><br></div> <div>집에 가는 버스를 타니 '인환세포암'이 뭔지가 궁금해집니다.</div> <div><br></div> <div>폰으로 검색을 하니, 온갖 안좋은 얘기들이 한가득이더군요. 특히 젊은층에서 진행이 빠른 암으로 악명이 높다며..</div> <div><br></div> <div><br></div> <div>집에 돌아와 보험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부터 찾아봅니다. </div> <div><br></div> <div>보험 좀 많이 들어놓을걸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 상황과 비용이 감당이 될지 그게 가장 먼저 걱정이 되더군요.</div> <div><br></div> <div>아버지는 집에서 쉬시고, 어머니 수입과, 제 수입으로 아버지 사업 빚을 갚고 있는 집의 상황으로서는..</div> <div><br></div> <div>보험금이 충분치 않으면 답이 없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div> <div><br></div> <div><br></div> <div>뭐 이런 저런 걱정이 들어도 일단 병원 예약을 해야했습니다.</div> <div><br></div> <div>길건너가 서울삼성병원인지라 예약을 하는데, 어느 과를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기껏 소화기내과 쪽을 알아보니 1주일 뒤를 말하더군요.</div> <div><br></div> <div>검진 병원에서 예약을 도와주겠다던 말이 생각나 전화를 해봅니다.</div> <div><br></div> <div>서울삼성병원 예약 좀 도와달라고..</div> <div><br></div> <div>바로 다음 날 일정으로 오전 8시 30분 암센터 진료를 잡아주더군요.</div> <div><br></div> <div>이건 정말 고마웠습니다.</div> <div><br></div> <div>여러분도 암에 걸리면 이런 도움은 꼭 받으시기 바랍니다.</div> <div><br></div> <div>아, 암에 걸리지를 마시고요 왠만하면...</div> <div><br></div> <div><br></div> <div>여튼, 암의 기수도 모르고, 전이 여부도 모르고, 얼마나 안좋은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div> <div><br></div> <div>단지 그냥 내가 암에 걸렸다는 것만 알고 있는 상황은</div> <div><br></div> <div>정말 최악입니다. '죽나?' '내가 왜?' 라는 생각이 그냥 머리속을 지배합니다.</div> <div><br></div> <div>정말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하루였네요.</div> <div><br></div> <div><br></div> <div>세벽 두 시까지 꼼짝도 않고 누워 있다가 겨우 잠들어 아침 여섯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div> <div><br></div> <div>암센터에서도 무슨 중요 요인이라도 맞이 하듯이 맞아주더군요.</div> <div><br></div> <div>솔직히 스스로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div> <div><br></div> <div>내가 왜 여기 환자로 와있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div> <div><br></div> <div>8시 병원 도착하니, 8시 반부터 전신 마취에 필요한 모든 검사와 위암 확진을 위한 검사를 오전에 모두 진행합니다.</div> <div><br></div> <div>예약 순서를 모두 무시하고 진행된 검사였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바로 점심을 먹고 주치의를 만나니, 2주뒤 수술 일정을 잡아주시더군요.</div> <div><br></div> <div>1기로 추정되나, 분화도 낮은 암으로 위의 아래쪽 절반을 잘라야 한다고 하시더군요.</div> <div><br></div> <div>항암 필요 여부는 수술 후 정밀 조직 검사가 필요하다고 하시구요.</div> <div><br></div> <div><br></div> <div>1기라고 하니 막힌 숨이 트이는 기분이었습니다. 음...</div> <div><br></div> <div>그리고 수술 잘 받고 멀쩡히 회사도 잘 다니고 있죠.</div> <div><br></div> <div>항암도 필요 없어서 안하고 있습니다.</div> <div><br></div> <div>이 후의 이야기들은 사실 별 다른게 없어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회사 다니다 휴직하고 병원가서 수술받고 퇴원한게 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사실 하고 싶은 말은 진단을 받는 과정에 다 있기도 하고 말이죠.</span></div> <div><br></div> <div><br></div> <div>그래서 제가 이글을 쓴 이유는.</div> <div><br></div> <div>그냥 쓰고 싶어서 이기도 하지만...</div> <div><br></div> <div><br></div> <div>1기에 해당하는 조기 위암은 요즘 정말 많이 발견됩니다.</div> <div><br></div> <div>'흔하다'라고 하죠.</div> <div><br></div> <div>근데 잘 모르세요. 진단을 받는 상세한 과정이랄까요.</div> <div><br></div> <div>암 선고를 받는 기분이라던가..</div> <div><br></div> <div>많이들 궁금해 하시더라구요. 암에 걸린걸 알았을 때의 기분.</div> <div><br></div> <div>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응?' <- 이거 그 자체죠.</div> <div><br></div> <div>그리고 환자로서 해야할 일들이 많아서 슬플 겨를과 놀랄 겨를이 없었습니다.</div> <div><br></div> <div>주변에 알리고, 휴직을 하고, 병원을 예약하고, 보험금을 신청하고.</div> <div><br></div> <div>이 모든 일이 하루에 일어납니다. 환자는 바쁩니다.</div> <div><br></div> <div>사실 저 과정을 멘붕상태에서 혼자 감당했던게 가장 힘들었던거 같습니다.</div> <div><br></div> <div>외로웠다고나 할까요? 난 미치겠는데, 세상은 절차를 요구하더라 라는거?</div> <div><br></div> <div>생각보다 남들에겐 그저 남일이라는 거. 난 암걸렸는데!! 남들 한테는 그냥 '헐!' 한번 하고 마는 그런일이라는 거.</div> <div><br></div> <div><br></div> <div>암튼 그래서 저는 수술을 받고 1주일만에 퇴원을 해서, 휴직기간동안 해외여행도 갔다오고,</div> <div><br></div> <div>식단을 바꿔서 건강해지고, 살도 빠지고(15kg이 빠지더군요..ㄷㄷ) 그랬습니다.</div> <div><br></div> <div>다행히 보험금도 치료비에 맞게 여유가 있어서, 돈 걱정할 필요는 없었구요.</div> <div><br></div> <div><br></div> <div>뭐 나름 쉽게(?) 암을 겪어서 제 복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div> <div><br></div> <div>힘들게 암투병하시는 다른 분들에 비해, 뭐 뼈하나 부러진 사람처럼 넘어가서 그저 감사할 뿐이죠.</div> <div><br></div> <div>늦게 발견하지 않도록 도와준 이 세상(?) 이랄까요? 발전된 의학기술이나, 국민건강보험의 의무 검진 등등..에 감사하고,</div> <div><br></div> <div>어떻게 갚아 나가야 할지 고민하면서 살아야 겠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여러분도 하고 싶은거 하면서 열심히 사세요. 암걸리고 나서 드는 생각은 결국 그거네요.</div> <div><br></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