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어머니께서 쓰러지셔서 기도부탁드린다고 글 올렸던 사람입니다. <div><br></div> <div>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추천 해주신 덕분에 베오베에 가서 많은 분들께 진심어린 기도를 받을 수 있었어요.</div> <div><br></div> <div>감사합니다.</div> <div><br></div> <div>경황이 없어, 글 올려놓고 피드백 못해드렸는데, 글 읽어 주신분들, 댓글 달아주신 분들 한 분 한 분께 감사하다는 말 드려요.</div> <div><br></div> <div>결과부터 말씀드리면, 모두들 덕분에 지금은 안정기에 들어셔서 회복중이세요.</div> <div><br></div> <div><br></div> <div>아래는 사고후 지금까지 상황들이예요. 기도해주신 많은 분들께 경과를 알려드리고 싶고, 나중의 저를 위해 기록도 남겨두고 싶어서요.</div> <div><br></div> <div><br></div> <div>어머니는 사흘 전, 친구분을 태우고 운전하시던 중, 왕복 4차선 도로에서 기절하셨어요.</div> <div><br></div> <div>후에 밝혀진 병명은 지주막하출혈 이라는, 뇌출혈 중 가장 위험한 병이래요.</div> <div><br></div> <div>기절과 동시에 엄청난 양의 구토를 하기 시작하셨다는데, 그 충격적인 장면을 보고도 침착하게 119에 신고해 주신 친구분 덕에 병원에 빨리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span style="font-size:9pt;">(</span><span style="font-size:9pt;">지주막하출혈의 증상이 구토, 극심한두통, 의식잃음, 사물이 2개로 보이는 현상 등등이라고 합니다)</span></div> <div><br></div> <div>운전중에 기절한거라 2차사고 위험이 있었음에도, 다행히도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인도를 타고 넘어 차가 멈출때 까지 별다른 사고는 없었다고 합니다. 차도 앞범퍼만 살짝 찌그러질 정도의 충격이 있었다고 하네요. 정말 다행이예요.</div> <div><br></div> <div><br></div> <div>CT 결과, 뇌쪽의 동맥에 출혈이, 4~5년간 조금씩 커지며 콩알만한 크기로 쌓여있었다는데, 그게 그 날 터진거라 해요.</div> <div><br></div> <div>기본 건강검진 항목에는 포함이 안되있는 부분이라, 그동안 발견 못하고 누적되어온거라 하시더라고요.</div> <div><br></div> <div><br></div> <div>부모님은 천안에 살고 계시고 저는 서울에 혼자 살고 있는 터라, 연락을 받고 바로 차를 끌고 내려갔습니다.</div> <div><br></div> <div>너무도 건강하셨던 분이고, 이런 일이 너무 급작스러워 반쯤은 정신을 잃은 채로 멍한 상태였는데,</div> <div><br></div> <div>응급실에 산 사람같지 않게 누워있는 어머니를 보니 울음이 터져나왔어요..</div> <div><br></div> <div><br></div> <div>사고 후, 7시간의 안정화를 마치고 수술에 들어가셨어요.</div> <div><br></div> <div>터진 혈관을 막는 4시간정도의 수술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수술 전, 의사선생님이 상태에 따라 3번까지 수술을 하실 수 있을 거라고 하셨는데, </div> <div><br></div> <div>CT를 다시 찍어보니 피가 더 많이 고여있어, 피를 빼는 관을 삽입하는 2차수술에 바로 들어갔습니다. </div> <div><br></div> <div>이 때가 오유에 기도부탁드린다는 글을 올린 시점이예요.</div> <div><br></div> <div><br></div> <div>수술을 기다리면서 검색을 해보니, </div> <div><br></div> <div>1/3 은 사고즉시 사망하며, 1/3은 병원으로 이동중에 사망하고, 치료 후에도 높은 확률로 3,4주 내에 재출혈이 발생하며, 합병증의 위험이 여러곳에 존재하고, 재출혈 발생 시 대부분이 사망하고, 완치 후에도 30%의 사람만이 후유증 없이 지내지만, 그래도 언제나 재출혈의 위험성을 안고 살아야 하는 너무 가혹한 병이더군요.</div> <div><br></div> <div>의사선생님도 지주막하출혈의 치료법은 이미 오래전에 나와서 의사의 역량만 있다면 치료는 완벽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변수가 너무 많아 이곳저곳에위험이 있으며, 오직 기도하는 수 밖에 없다. 라는 말을 하더라고요.</div> <div>(의사 선생님은 신경외과계에서 꽤나 유명한 선생님이세요)</div> <div><br></div> <div>7시간의 2차례의 수술중, 많은 분들이 찾아와 수술실 앞을 같이 지켜주셨어요.</div> <div><br></div> <div>어머니와 아버지의 형제분들과 제 친구들.</div> <div>어머니는 7남매, 아버지는 10남매라 엄청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힘이 되더라고요.</div> <div>저는 외동아들이지만, 멋진 친구 녀석들이 와주었고요.</div> <div><br></div> <div>새벽 3시경, 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로 어머니와 함께 들어갔어요.</div> <div><br></div> <div>수술후 마취에서 깨어나는 어머니를 불러보니 고개를 움직여 대답을 하셨어요.</div> <div><br></div> <div>"엄마 힘들지? 힘내. 아부지랑 내가 계속 근처에 있으면서 찾아올 테니까, 힘내요. 금방 다시 올게 쉬고 있어요. </div> <div><br></div> <div>엄마 사랑해."</div> <div><br></div> <div>사랑하던 여자들에게는 숱하게 해주던 말을, 어머니께는 편지 외에는 처음 해드린다는게 너무 부끄럽고 죄송했습니다.</div> <div><br></div> <div>중환자실에서 다시 잠드시는 것을 확인하고 친지분들과 병원을 나왔어요.</div> <div><br></div> <div>전날 아침부터 식사를 하지 않았지만 허기가 없어 밥을 안먹는다고 하자, "엄마가 제일 힘들겠지만, 너랑 아버지가 먼저 건강해야 엄마도 지켜드릴 수 있다"는 말씀들을 해주셨어요.</div> <div><br></div> <div>어머니가 그동안 저를 지켜주셨던 강함만큼 나도 강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침 8시, 급하게 수술에 들어가야한다는 의사선생님의 전화를 받았어요.</div> <div><br></div> <div>뇌압이 낮아지지 않아서 두개골을 분리해내어 뇌가 부풀어오르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div> <div><br></div> <div>처음에 의사선생님꼐서 말씀하셨던 3번의 수술을 모두 하게 된 거죠.</div> <div><br></div> <div><br></div> <div>다시 3시간의 수술 후 수술실에서 나오는 엄마를 보니, 두개골을 떼내어 두상이 양쪽으로 푹꺼진 모습으로 누워계셨어요.</div> <div><br></div> <div>우리 엄마 얼마나 아플까...</div> <div><br></div> <div>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아픔이 있는 수술이라 3일정도는 수면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하셨습니다.</div> <div><br></div> <div>그 후, 어제, 두 번의 면회시간마다 말없이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숨을 쉬고 계시는 엄마를 보고 왔어요.</div> <div><br></div> <div>수면중에도 얼마나 아프신지, 두 눈에 눈물이 계속 맺혀있더라고요.</div> <div><br></div> <div>면회실을 나와 병원 비상계단에서 엄청 울었어요.</div> <div><br></div> <div>강해져야한다는 생각에, 터져나오는 소리를 끄윽끄윽 참으며 한 10분간 울었어요.</div> <div><br></div> <div>대체 왜.. 왜..</div> <div><br></div> <div><br></div> <div> 오늘 아침 일찍 서울의 제 작업실에 가서 컴퓨터와 옷가지들을 가지고 천안에 내려왔어요. 3주간의 중환자실이루에도 2~3달간 입원을 해야하고, 그 이후에도 내원치료를 받으며 재활을 꾸준히 해야하는 병이라, 당분간은 어머니 곁에 있으려고요. (다행히 제 직업이 <span style="font-size:9pt;">광고,뮤직비디오 CG감독 / 사진작가라서 업무에는 큰 지장이 없을 듯 해요. 현장 작업이나 미팅때만 서울 왔다 갔다 하면되는데, 한시간이면 가는 거리거든요)</span></div> <div><br></div> <div>그래서 점심 면회시간엔 어머니께 가지 못했는데, 서울에서 내려오는 길에 아버지께 전화가 왔어요.</div> <div><br></div> <div>"엄마 많이 좋아졌다. 눈도 깜빡이고, 물어보는 거에 끄덕끄덕 대답도 하고, 답답한지 팔다리도 움직이고 그래."</div> <div><br></div> <div>하느님.... 하느님.... 고맙습니다...</div> <div><br></div> <div>천안 부모님댁에 도착해서 가져온 짐을 정리하는동안, 저녁 면회시간이 기다려져서 참기가 힘들었어요.</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조금 전 저녁면회시간에 어머니를 만나고 왔습니다.</div> <div><br></div> <div>아버지 말씀대로, 힘겹게 눈동자를 돌려 저를 바라보시고, 고갯짓으로 대답도 해주셨어요. </div> <div><br></div> <div>환자몸에 손대면 안된다고 해서 가까이에서 말만 걸고 있는데, 수간호사 선생님이, 소독하셨고 장갑도 다 끼셨으니까 힘주지말고 손정도는 잡아드려도 된다고 하셨어요.</div> <div><br></div> <div>장갑을 낀 손으로 어머니 손을 잡자, 엄마도 제 손을 꼬옥 쥐셨어요.</div> <div><br></div> <div>그리고 약기운에 힘드신지 다시 잠이 드셨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조금 길었네요..</div> <div><br></div> <div>이렇게 지금은 일단 회복기에 들어섰어요. 위에 말씀드린 대로, 앞으로도 수많은 고비가 있겠지만, 이전에 보여주셨던 모습대로 힘내서 다 이겨내실거라 믿어요.</div> <div><br></div> <div>모두 고마워요..</div> <div><br></div> <div>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div> <div><br></div> <div>고마워요..</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