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책 사서 읽는게 취미라 본가에 책이 한가득 쌓여있다.</div> <div>돈벌기 시작할 때 집에다 포부좋게 얘기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책장 완전 크게 저기 벽만한거 사서 거기에 다 꽂아 넣을거다. 왜 드라마 같은데보면 있자나 부잣집들 쓰는거."</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엄마 아빠는 콧방귀를 꼈다. 그래, 니돈으로 저기 하나 짜여어라. 지저분하게 저게 뭐고? 라는 말만 들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하지만 쥐꼬리 같은 월급이라도 그렇게 많이 돈버는건 처음이라 이것저것 내고 내 즐길것 즐기느라 책장은 뒷전이 됐다.</div> <div>책, 게임기, 기타 문화생활.. 그냥 내 즐거운데 펑펑쓰고 지냈다.</div> <div>책은 집에 쌓아놓기만 하고 책장은 나중에 사도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잊고 지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정말 가끔 아빠가 물었다.</div> <div>"니 저기에 책꽂이 안할끼가. 책 다 갖다 애삐리뿐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럴때마다 아 할꺼거든. 하고 퉁명스럽게 내뱉었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취직한지 햇수로 4년이 지났다.</div> <div>그냥저냥 출근해서 일하고 있는데 며칠전 아빠에게서 전화가 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뭐하노. 전화되나."</div> <div>"응 왜"</div> <div>"니 책장하나 짤라 카는데."</div> <div>"아 헐 진짜?? 진짜로?"</div> <div>"어 근데 그거 짜는데 삼십만원이라 칸다 껄껄껄."</div> <div>"낄낄낄. 뭐그리 비싼데. 가격 장난아니네."</div> <div>"좀 좋은 나무로 하고 카니까 그정도 달라카네."</div> <div>"아 그럼 내가 결제 할게! 인터넷으로 하나? 내가 살게."</div> <div>"돈이 문제가 아이고, 우얄끼고 할끼가 말끼가."</div> <div>"아 당연히 해야지!"</div> <div><br></div> <div>일단 알았다, 하고 아빠가 전화를 끊었다. 기분이 정말 좋았다.</div> <div>그 날은 짜증나는 일이 있어도 싱글벙글 했다. 하루종일 웃었다. 물론 동료분에게도 자랑을 했다.</div> <div><br></div> <div>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빠는 전부터 내 책장을 만들고 싶어하셨단다.</div> <div>그래서 미리 방 사이즈 다 재어보고 업체랑 전화한것 이라고 한다.</div> <div>저녁에 다시 전화를 하며 추석연휴 때 같이 앉아서 만들자고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며칠이 지나 오늘 엄마에게 사진과 문자가 왔다.</div> <div>다 만들어서 오는건줄 알았는데 정말 나무만 크게 잘라 보내져왔고</div> <div>아빠가 이래저래 그리고, 재어가며 자르고 계셨다.</div> <div>벌써 만들어? 라는 생각에 엄마가 찍어온 사진을 자세히 보는데 그냥 눈물이 터져 나왔다.</div> <div>나무 가루들 사이에 아빠 손과 발이 많이 늙어보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아직도 나한테는 아빠가 제일 세고 뭐든지 다 잘 만들고 척척 만능인데</div> <div>왜 나는 아빠의 시간이 지나감을 몰랐나 싶었다.</div> <div>뭉클함과 동시에 내 자신이 싫었다. 짜증이 나고 화가나면서 자기혐오와 비슷하게 복잡미묘한 감정도 돋아났다.</div> <div>문득 몇달전 엄마아빠랑 크게 말다툼했던 때가 생각이 났다. </div> <div>나 자신이 얼마가 치졸했던 사람인지 온몸으로 느껴져 미ㅊ년 하고 절로 입밖으로 소리가 나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이번 집에가면 돈도 드리고 맛있는거 사드려야지.</div> <div>마지막으로 영화 같이보러 간 날이 언제더라.. 같이 영화 한편 보고 와야겠다.</div> <div>아빠가 안어울리게 베라에 체리쥬빌레를 좋아해. 그것도 사서 들어가야지.</div> <div><br></div> <div><br></div> <div>크기도 잴 수 없음의 사랑을 다시한번 확인하고 나서야 </div> <div>나는 변명하듯 추석연휴때 계획을 세워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엄마에게서 추가로 문자가 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너거아빠 열심히 한다 엄마하루일당 오만원받고 일한다 오면 맛나는것 사줄께'</div> <div><br></div> <div><br></div> <div>눅눅해서 조금만 움직여도 후덥지근 한 날, 엄마아빠는 그래도 내 생각밖에 안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9/14735750063457995f65a3427b9be6075bbf2b8181__mn77074__w540__h960__f84967__Ym201609.jpg" width="540" height="960" alt="KakaoTalk_20160911_150002784.jpg" style="border:none;" filesize="84967"></div><br></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