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어린 시절, 외갓댁에만 가면 금방 잡은 전복이랑 성게는 모두 내 차지 였다. </div> <div> </div> <div>어린놈이 비싼건 어찌 알았는지 전복만 보면 생으로도 꾸역꾸역 잘 먹었었다. 그런 모습에 당신에 눈엔 이뻐만 보였었는지</div> <div> </div> <div>할머니는 시장에 내다 팔지 않고 전부 손주 입속으로 넣어 주셨다. </div> <div> </div> <div>많은 살림은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넉넉하지도 못했던 우리 집. </div> <div> </div> <div>나는 항상 외갓댁에 갈때면 신나있었다. 맛있는 해산물 그리고 외할아버지가 항상 손에 장난감을 쥐어주셨기에</div> <div> </div> <div>내가 놀러오면 내가 좋아하는 자전거가 항상 할아버지 마당에 놓여져 있었고, 장롱 위에는 나를 위한 장난감 박스가 한가득</div> <div> </div> <div>옥상위에 올라가면 보이는 푸르른 바다.</div> <div> </div> <div>그래서 지금도 외갓댁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div> <div> </div> <div>어린시절만큼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말야.</div> <div> </div> <div>몇 년전부터 외할머니가 나를 못알아보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해녀로 생활 했던것이 이유 였을까? </div> <div> </div> <div>찾아뵈어도 나를 보며 "누구세요?"라는 말을 하는 할머니, 할머니가 이뻐하던 손주라고 말씀 드려도 이젠 나를 거의 기억하지 못하신다.</div> <div> </div> <div>당신에 딸도 잘 기억해내지 못하고, 오직 외할아버지만 이따금씩 기억해내곤 한다.</div> <div> </div> <div>얼마전 어머니께 연락이 왔다. </div> <div> </div> <div>외할머니가 편지만 한장 덩그러니 남겨두고 가출했다고</div> <div> </div> <div>잠깐 정신이 돌아온 사이 할머니는 가족들에게 짐이 되어버린 듯한 자신에 모습을 참을 수 없었나 보다.</div> <div> </div> <div>다행히 바닷길에서 헤메고 있는 노인을 경찰 아저씨가 보고 찾아 주셨다.</div> <div> </div> <div>경찰아저씨가 할머니를 보고 "할머니 어디가세요?" 라고 물었을 때,</div> <div> </div> <div>할머니는 "우리집에 가요 우리집" 이란 말만 되풀이 하셨단다.</div> <div> </div> <div>할머니, 자주 찾아 뵙지 못해서 죄송해요. 못난 손주놈이 바쁘단 핑계로 못찾아 뵈어서 정말 죄송합니다.</div> <div> </div> <div>그래도 고향갈때마다 할머니 뵈러 늘 가셨던거 아시죠?</div> <div> </div> <div>저 장가갈때까지 건강하게 계셔야합니다.</div> <div> </div> <div>사랑합니다, </div> <div> </div> <div> </div>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