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택시를 탔다. 뒷자리에 작은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div> <div>블랙박스 작동중...</div> <div>기사한테 물어봤다.</div> <div>이거 뭐에요?</div> <div>기사는 대답했다. 성추행범으로 몰리기 싫어서 붙혔단다.</div> <div>밤. 술에 취한 여성 승객이 뒷자리에 잠이 들어서 깨우려 하다가 오히려 성추행범으로 몰린 경우가 많단다.</div> <div>일이 시끄러워지는게 싫어서 합의를 하면 더 복잡해진단다.</div> <div>합의를 하는 순간 택시기사 자격이 박탈당하기 때문이다.</div> <div>술에 취한 여성 승객 모두가 그렇진 않을거다.</div> <div>하지만 택시기사는 자신의 생계가 걸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블랙박스를 달았다.</div> <div><br></div> <div>한남이라는 단어를 들었다.</div> <div>충격이었다. 왜냐고 나는 한남이지 않고 싶은데 한남이라는 정의가 멍에처럼 나를 옭가매고 있기 때문이다.</div> <div>한국남자면 모두 그래. 라고 말하는 건...</div> <div>불쾌했지만 반박을 할 수 없다. 단어의 정의를 그런 식으로 내린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div> <div>그 판 안에서 논다는 것 자체가 한남임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div> <div><br></div> <div>성추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어떤 여자랑 싸운적이 있다.</div> <div>나는 성추행의 판단 근거는 여자의 입장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약간 불공평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div> <div>여자는 성추행이냐 아니냐의 판단을 할 정도의 생각은 갖추고 있기 때문에 불공평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div> <div>그렇다. 그 여자라면 그러겠지.</div> <div>하지만 모구가 그런가? 모두가 그런거 없다.</div> <div>만약 어떤 여자가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div> <div>그땐 어쩔 건데...</div> <div><br></div> <div>메갈의 논리는 굉장히 위험하다.</div> <div>왜냐고? 진영을 나누고 싸움을 조장한다.</div> <div>그 전쟁터에서 얻어지는 것은 무엇인가? 혼돈과 공포의 아우성들...</div> <div>미러링은 미친 짓이다. 어떤 사람의 미친 짓을 모두의 미친짓으로 환원한다.</div> <div><br></div> <div>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으로 진영을 공고히 하고 상대를 비난한다.</div> <div>살인자는 조현증을 앓았다. 물론 조현증이 살인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div> <div>여자가 아니라 어린 아이가 살해 되었다면 어땠을까?</div> <div>피해자 가족을 가해자와 같은 선상에서 몰아부치고 모두가 그렇다.</div> <div>한남이니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div> <div>메갈은 이미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중요한게 아니다.</div> <div>그것은 전쟁을 일으키는 수단으로 사용했을 뿐이다.</div> <div><br></div> <div>이번 사태도 마찬가지다.</div> <div>프린트된 티셔츠 한장이 불러온 파장.</div> <div>메갈이 원하는 것은 광기다.</div> <div>그 광기에 휩쓸려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div> <div>메갈이냐? 아니냐?</div> <div><br></div> <div>미쳤다.</div> <div>메갈은 아니다.</div> <div>그렇다고 아니냐에 설 수도 없다.</div> <div>메갈의 반대편에 선 순간 메갈의 논리에 들어서기 때문이다.</div> <div>웹툰 그까짓것 안보면 그만이다.</div> <div>게임 그까짓것 안하면 그만이다.</div> <div><br></div> <div>세력의 공고화는 도를 넘어셨다.</div> <div>서든어택2의 서비스 종료를 바라보는 언론의 시각을 보면 알 수 있다.</div> <div>진보매체는 선정성 때문에 보수매체는 콘텐츠의 조악함 때문이라고 말을 한다.</div> <div>무슨 이야기가 맞을까?</div> <div>둘 다 맞다. 언론이라면 둘 다 이야기를 해야 한다.</div> <div>물론 자신들이 말하고 싶은 방향을 더 부곽해서 이야기 하겠지만...</div> <div>문제다.</div> <div>모든 현상에 진영을 나눈다.</div> <div>그리고 싸우려든다.</div> <div>그게 맞는 것일까?</div> <div><br></div> <div>더 중요한 문제는 놔두고 모든 한남에 대한 투쟁을 벌이는 메갈.</div> <div>그래서 위험하다.</div> <div>병신같다는 생각이 막막 솟아난다.</div> <div><br>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커뮤니티로 오유가 있다.</div> <div>모두가 그렇다는 것에 반감이 많은 것 같다.<br></div> <div>엄마들이 많이 가는 커뮤니티에 주옥같은 글이 있어서 올린다.</div> <div>똥이 있으면 치우면 되지 왜 그 앞에 거울을 비치는가?</div> <div>그러면 똥이 두개로 보이지 않는가?</div> <div><br></div> <div>정신차려야 한다.</div> <div>나도 언제든지 휩쓸릴 수 있으니까.</div> <div><br></div> <div>편견이나 선입견은 중요하다. 그게 없으면 판단을 할 수 없다.</div> <div>하지만 반대로 자신이 정해 놓은 법칙이 언제든지 깨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div> <div>모두가 그렇다? 아니다. 모두가 그런거 없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