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br></div> <div>나름 좋은 고시원이다. 아니 고시텔인가.</div> <div>따뜻한 물이 나오는 한평짜리 화장실이 딸려있는 방.</div> <div>만화책과 침대, 노트북, 연습장.</div> <div>그리고 내 소중엔 쌍둥이 구체관절 인형이 기다리고 있는 마이 홈 스윗 홈.</div> <div><br></div> <div>다 좋은데</div> <div><br></div> <div>너무 춥다..</div> <div><br></div> <div>춥다..추워 디지겠다. 뽁뽁이와 신문지로 창문틀을 막았지만 그네들은 역부족이란다.</div> <div>자기들도 추운지, 창문틀에서 떨어져 나오고 싶어 몸부림을 친다. <span style="font-size:9pt;">나는 그 연약한 몸부림 마저 검은 고무 테이프로 꽁꽁 묶어버렸다.</span></div> <div><br></div> <div>매일 아침 코가 막힌 채로 일어나 힘차게 코를 풀면 피가 나온다. </div> <div>머리 맡 창문. 가로세로 합비 120cm도 안될 것 같은 창틈 사이로 들어오는 찬 바람.</div> <div>만성 알레르기 성 비염 덕에 연약해진 비강은, </div> <div>냉동기화법에 버금가는 찬 바람의 온도와 파문과도 같은 충격파의 따따블 어택에 의해 찢어진 것이리라..</div> <div><br></div> <div>그렇기에 나는 그네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 밖에 없다.</div> <div>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에도 찬 바람은, 내 혼을 담은 물리적 결계 따위 시원하게 무시하고 내 등짝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등짝..등짝을 보자.</div> <div>한낱 공기분자의 미미한 외침에 내 연약한 비강이 공포심에 부르르 떨린다.</div> <div><br></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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