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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겸손한사탕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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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freeboard_1254884
    작성자 : 겸손한사탕
    추천 : 2
    조회수 : 234
    IP : 211.231.***.2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6/01/31 01:42:09
    http://todayhumor.com/?freeboard_1254884 모바일
    여름날의 소개팅
    옵션
    • 창작글
    예전에 스페인의 항구도시 마옹과 이름만 비슷한 김포의 마송에서 지낼때의 일이다.매일 같은 죽노동에 시달려 온몸에 근육통을 달고 살았었다.그렇지만 불타는 청춘을 푸쉬업으로 달래고 있을 무렵 오랜만에 반가운 형님에게 전화가 왔다.

     "야 너 형이 소개팅 시켜줄게 이리로 와라"

     그때 그분은 혜화동 대학로에서 살고 있었다. 거기를 갈려면 말 그대로 산넘고 물넘어 세시간이나 걸려서 갈수있는 먼거리였다.  하지만 평생 소개팅한번 연애한번 못해본 연애고자로써 기회가 왔을때 필사적으로 썩은 동아줄이라도 붙잡고 싶은 마음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콜을 외쳤다.

     때마침 토요일 6시에 온 전화라 넉넉잡고 9시면 볼수있겠다 싶어 급한 마음에 샴푸를 하며 몸에 비누칠을 하는 멀티 플레이를 하고 급하게 꽃단장을 하고 대중교통에 몸을 싣었다.

     무더운 여름 저녁이였지만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기분 좋아지고 새로운 이성을 만난다는 설레임에 한껏 기분이 업되고 그동안 연애를 글로 배웠기에 머리속으로 첫인사 대화를 어떻게 할지 하나씩 시뮬레이션을 하는 사이에 혜화동에 도착했다.

     "형님 어디세요?" 

     지하철 역에서 내려 전화를 걸었다.10분 뒤에 데리로 온다고 해서 어떤 처자와 올지 기대하며 항상 선망과 부러움의 대상의 눈으로 보던 커플들을 자애로운 부처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사이 투박한 오토바이 배기음과 함께 그 형님이 왔다.

     "민호야 어서타 소개팅 하러가자"

     응!? 어디 다른곳에서 기달리고 있나 싶어 별다른 의구심을 품고 뒷자리에 매달렸다. 이때 뭔가 이질감을 느꼈지만 오래동안 알던 사이고 바람을 가르는 속도감에 잠자코 있었다.

     그런데 뭔가가 이상하다.혜화동이 아닌 점점 서울아래로 향하고 있었다. 동대문 왕십리 그렇게 한강을 건너서 교대역에 도착을 했다. 

     난생 처음 온 교대역은 고즈녁한 시골마을 마송에서 온 시골쥐 였던 나는 건물들의 으리으리함에 입이 쫙 벌어졌다.

     "형 무슨 교대까지 소개팅 하로 와요?" 
     "정말 소개팅하는거 맞아요?"  

     이젠 이질감이 의구심으로 바뀌고 있었다. 

     "너 형이 거짓말 하던 이쁜애 소개해줄게"
     "잠자꼬 따라와."  

     이쁜애라는 말에 헤벌쭉 입이 벌어져 거대한 빌딩안으로 들어가는 형님의 뒤를 쫄래쫄래 따라갔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어딘지 모를 층에 내렸다.

     거기서 내가 상상한건 카페를 상상했지만 기대는 산산조각이 났다.수많은 수의 테이블이 있고 자리에는 또래의 애들이 둘둘 앉아서 한쪽은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있고 나같이 어리버리 한 사람들이 짜증과 답답함이 섞인 얼굴로 그 설명을 듣고 있었다.

     어!!?? 엉!??? 이런 낭낭십팔세 그 소문으로 듣던 말로만 듣던 패가망신의 상징 대인관계 단절의 신화 다단계에 소굴에 온것이다.난 낚시바늘에 걸려 힘차게 팔딱더리는 붕어들의 심정을 이제서야 공감하며 도망가려했다. 그순간 

     " 너 앞으로 형 안볼거야? 정말 여자소개해줄게" 

     이렇게 말하며 붙잡았다. 형님 여자가 아니라 통발에 걸려서 빠져나올 생각도 못하고 다른 희생양을 꼬득이는 꽃뱀이겠지요.하지만 여기까지 왔고 마지막으로 형님 얼굴 세워준다는 생각에 테이블에 착석했다.  

     그러고 5분후 희망에 차 있는 표정을 가진 평범한 또래의 여자가 내 정면에 앉았다.호랑이가 물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했던가? 난 삼국지 게임중 설전을 한다는 마인드로 쏘아 보았다.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우리같이 부자됩시다" 
    "저희는 다단계가 아니고 네트웍 마케팅이예요"
     "웰빙테크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뭐? 부자는 우리가 아니라 조희팔같은 악의 우두머리겠지.네트웍!? 어디서 개짓는 소리가 들리나 싶었다.게다가 웰빙테큰 또 뭐야 조잡한 네이밍 센스에 코웃음을 치고 말았다. 

     "다단계랑 네트웍이랑 피라미드랑 같은거 아니예요?"   
    반문했다.허나 내말은 탐욕의 귓등으로 흘리고 종이에 열심히 써가며 나에게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내가 100만원 만큼 물건을 사면 난 좋은품질의 생필품을 살수있고 날 데려온 사람은 25만원 그 윗놈은 10만원을 그리고 그 위는 또 얼마를 받는다며 광기어린 눈으로 설명하였다.  

     그게 피라미드,다단계지 이름만 네트웍으로 바꾸고 무슨 헛소리라며 따졌다. 

     "아~ 다단계는 불법이고 네트웍 마케팅은 합법이예요"  

     그리 대답하는 그녀를 보고있자니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이 이렇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설명을 하고 난 논파를 하는 사이에 한시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전 이미 많은 돈을 벌었지만 부자되시라고 이렇게 설명하는거예요" 
    "저와 같이 부자됩시다" 

     마지막까지 본인 할말만 하며 떠날려는걸 붙잡고 돈이 많이 벌었으니 캔음료 하나 사달라며 자판기를 가리키었다.허나 주머니가 개털인지 어쩔줄 몰라하는걸 비웃으며 내가 음료수를 뽑아주았다. 

      "내가 힘겹게 번돈으로 사는거니까 고맙게 마셔요"

     하며 건냈다.이렇게 하면 멋있을 줄 알았지만 지금 생각하니 오글거리네.쩝

     "아니 소개팅 해준다면서요 이게 뭐 예요?" 
     "여자랑 만나게 해줬잖아"  

     이런 모래반지 빵야빵야! 이런사람이 아니였는데 돈귀신에 홀렸구나 싶어 절교를 결심하고 있던 중에 또 다른 중간 관리자가 나타났다.

     이게 무슨 아케이드 게임하듯이 적들 물리치면 또 다른 적이 나오는 시스템인가 싶었다.  또 다시 한참 개소리를 듣다가 짜증이 솟구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렇게 친했던 형님을 잃고 한동안 모르는 사람으로 살아왔다.그러다 주변 사람들에게 소식을 들이니 이제 네트웍 안하고 열심히 산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찾아가 화해를 하였다.  

     그날 한잔하고 형님 집에 묶기로 하고 집에 찾아갔다.형님 방문을 여는 순간 경악하고 말았다.  

    거기엔 평생 쓰지도 못할 치약과 칫솔이 산더미 같이 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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