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예전의 내 성향은 <strong>정치는 중도보수</strong>요, <strong>노오오오력만 하면 그래도 살만하다고 생각하던 자수성가 꼰대</strong>기질이 충만한 사람이었다.</div> <div>실제로 그렇게 해서 성공해 본 경험도 있고, 어떻게 하면 남들보다 나아질 수 있는지, </div> <div>머릿속에 사업아이템들이 그럭저럭 잘 굴러가는, 그런 사람이었다.</div> <div><br></div> <div>단 한 번도 내 나라를 떠나서 살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었고, 돈 버느라 바빠서 해외여행도 </div> <div>아이 돌이 지나서야 어머니 모시고 간 오키나와가 처음이었다. </div> <div>영어도 "아.. 아이 엠.. 어 스튜던트"에서 어가 들어가는지 안들어가는지도 가끔 헤깔렸고 </div> <div>그나마 어릴 적 윤선생 영어라도 꾸준히 해서 그런지 귀는 좀 뚫렸지만 영어가 목구멍앞에서 턱하고 걸려 </div> <div>입 밖으로 나오길 극구 거부하는 상황이었다. </div> <div><br></div> <div>그런 내가 이민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strong>세월호 사건</strong>이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align="cente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align="center"></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br style="clear:both;"></div> <div style="text-align:center;" align="cente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align="center"></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 style="text-align:center;" align="center"><br style="clear:both;"><br style="clear:both;"><div style="text-align:left;"><img style="border-bottom:medium none;border-left:medium none;border-top:medium none;border-right:medium none;" class="chimg_photo" alt="11.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2324917c9f6d94fa2124b1380daef5c7d9ac706__mn507854__w1250__h1250__f59283__Ym201605.jpg" width="800" height="800"></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tyle="border-bottom:medium none;border-left:medium none;border-top:medium none;border-right:medium none;" alt="qq.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232491884778b5db4c84e47a401740c30bbf476__mn507854__w740__h740__f36135__Ym201605.jpg" width="740" height="740"></div></div> <div style="text-align:center;" align="center"></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 style="text-align:center;" align="center"><strong>눈치챈 사람도 있겠지만 내 가게의 로고에는 모두 노란 리본이 들어간다. </strong></div> <div style="text-align:center;" align="center"><strong>정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면 담벼락에 대고 욕이라도 하라는 DJ의 말씀을 따라</strong></div> <div style="text-align:center;" align="center"><strong>잊지 않기 위해, 사람들이 내 가게 물건 보고 </strong></div> <div style="text-align:center;" align="center"><strong>"이거 혹시 세월호 리본이에요?" 하고 한 번이라도 더 </strong></div> <div style="text-align:center;" align="center"><strong>그들을 기억하길 바라기 때문에.</strong>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아직도 그 날이 기억난다. 여느때와 같이 수업하고 있었는데 (박씨 당선되고 나서 뉴스 안봐서 사고 난줄도 모름)</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중1짜리 아이가 나한테 "<strong>쌤 막 배 가라앉아서 수학여행가던 애들 빠졌대요</strong>" 소리를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야 , 그런 거 신경 쓸 시간에 수학 한 문제나 더 풀어. 핸드폰 내놔</strong>. "로 응수했었던 그 날을.</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지금 와서 돌아보면 그 애가 날 얼마나 속물로 봤을 지 모르겠지만..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적어도 그 때의 나에겐 <strong><span style="color:rgb(255,0,0);">'비행기가 추락한 것도 아니고 배가 기울었다는데 설마 구조도 못하겠어</span></strong>?'라는 알량한 믿음이 있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대한민국이 설마 그 정도로 막장은 아닐거라는..</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구조자 수는 0에서 변하지 않았고, 오래간만에 본 뉴스에선 하루 종일 세월호 이야기로 도배가 되었지만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결국 그 아이들은 빠져나오지 못하고 차가운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pan style="font-size:12pt;"><strong>....멘붕.</strong></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배가 기울어도 구조도 못해줄 정도로 이 나라가 엉망이었어? 하는 실망과 뒤이어 있었던 지방선거 투표율이 50% 대인 것을 보고 한 번 더 멘붕,</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새누리당 압승 결과에 두 번 더 멘붕..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이 나라는 .. 안 바뀌겠구나.</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span style="font-size:11pt;">사회시스템에 대한 실망. 그것이 첫번째.</span></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그리고 그 즈음.. 난 쌍둥이 유산 후 하루 쉬고 이어지는 수업으로 한 달 넘게 하혈을 하고 있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애들 시험기간이라 쉴 수도 없었고.. 그 뒤로 3달을 생리를 안하더니 10kg가 갑자기 늘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오랜만에 통화한 동생과의 전화..</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누나 나 낼부터 휴가야,." </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응 그래.. 며칠이나 쉬니?(한 2~3일 쉬나보다)"</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4주...."</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헉.."</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원래 6주인데.. 여기가 해변가라 축제때문에 2주는 겨울에 따로 쉬어.."</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유급이니...?"</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유급이고.. 놀러가라고 보너스도 줘.."</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경쟁에서 이기려고,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아등바등하는 내가, 갑자기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애들 시험기간이라고 매일 12시까지 수업하고 주말에도 수업하고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유산해도 하루도 제대로 못 쉬고 수업하고.. 아들 얼굴도 시험 기간엔 한 달에 한 번 볼까말까 한 내가</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그러다 문득 떠오른 생각..</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이게.. 사람의 삶이야?'</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내 새끼 내 손으로 품어 키우지도 못하고 아파도 못쉬고 하루하루 수명 깎아서 돈 벌어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월 1000 벌어도 이게 성공이라 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인지,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당연히 그렇게 사는게 맞는거고, 그게 맞다고 가르치고 있었으니까.</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너희도 나처럼 살어. </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공부해. </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경쟁해. </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이겨.</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그래야 나처럼 성공하지.</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처음으로, 삶에의 회의가 들었었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그리고 그 즈음.. 아이가 이상했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80일부터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주일에 한 번, 시험 기간엔 한 달에 한 번 만나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돌 지나서까지도 내가 엄만줄도 몰랐던 내 아들과 의사소통과 아이컨텍이 안된다는 느낌을 받은 것도 그 즈음.</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근처 치료 센터에 데려갔지만.. <strong>자폐 스펙트럼이 의심되나 아이가 아직 어려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어렵다.</strong>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솔직히 해 줄게 없다. 요맘때 애들 이런 애들 많다..</strong> 그 때 내 아들 22개월이었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당연히 잘 크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나는 그냥 열심히 돈 벌어서 좋은 분유, 좋은 옷, 좋은 장난감 사다 주면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입고 먹고 놀고 알아서 잘 클 거라고, 어차피 주 양육자는 외할머니니까, 엄마인 난 좀 안 친해도.. 할머니랑 애착 좋으면 됐지..</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좀 두고 보기로 했었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그러면서..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자폐는 아닐거야. 자폐 애들이 하는 것도 하지만 안하는 것도 하는데? 얘는 경계성일거야.</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그래도 성격이 특이한 편이니까 한국에서는 키우기 어려울 거 같아. 그리고 크면 군대 보내야 하는데 그건 싫어!</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학교 가면 왕따 당해서 자살할거고 군대가면 구타당해서 의문사 당할거야. </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또 세월호 같은 일이 생기면 나라는 내 편이 아닐거고!"</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이런 생각을 했고, 다행히 남편도 내 생각에 동의해 줬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그 뒤로 1년 이상 주말마다 이민박람회, 유학박람회, 이민 카페 여러군데를 돌아다니고 설명회 나가고 하는 생활이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원래는 캐나다로 갈 생각이었고, 수소문해서 남편을 병아리 감별사 학원까지 보냈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결국 다른 이민 에이전트한테 병아리 감별로는 이민도 안되고, 차라리 이민 가려면 변두리 모텔 같은데 부부가 관리자로 취업해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2년 살다 영주권 신청한 뒤 공부하는게 낫다는 조언을 듣고 캐나다 이민은 보류했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그 즈음 뇌졸증 자가치료 하신다고 캐나다, 동남아, 뉴질랜드, 호주 등등 돌아다니셨던 울 아부지와 상담,</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너 캐나다 가면 얼어 죽어!"</strong> 라는 아버지 말을 듣고 "<strong>갈거면 뉴질랜드 가라</strong>"는 충고를 받아들여 뉴질랜드로 급 전환..</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호주,캐나다, 미국같은 메인 국가들보다는 뉴질랜드를 다루는 유학원이나 카페가 극도로 적어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정보를 찾기도 힘들었고.. 구글 검색한 것보다 더 모르는 관련 에이전시들 때문에 실망도 많이 했지만,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그래도 드디어 <strong>뉴질랜드 통을 한 명 찾아서.. 그 분을 통해 남편 유학 후 이민 진행중이다.</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남편이 전공에 맞는 경력이 있고 그 직종이 이민 카테고리에 있으면 좋을 텐데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음대 나와서 롯데제과 다닌 경력, 학원에서 영어 가르친 경력으로는 이민 불가..</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그래서 가장 영어 장벽 낮고 영주권 잘나온다는 요리로 남편 먼저 보내고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남편이 잡서치 비자를 받고 취업을 하면 나오는 배우자 오픈 워크 비자 받고 </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내년 출국 예정이다. </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물론 그렇게 되면 아이 학비는 무료이다. 의료도 무료이고.</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원래는 내가 가려고 했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우리나라에서 디자인 업계 3D업종이라 웹 디자이너 월급 200도 못 받는거 부지기수라고 하지만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뉴질에서 웹 디자이너 평균 연봉 8만불 </strong>보고 국비로 웹 디자인 배웠는데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작년 9월에 임신.. 그래서 급하게 남편으로 바꾸고..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이번엔 꼭 낳고 싶어서 수업도 안하고 꼼짝없이 누워만 있었는데..</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6주에 아이 심장이 안 뛰어</strong> <strong>계류유산</strong> 판정 받았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2년 연속된 유산으로 몸은 망가질대로 망가지고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애들 가르치는 스트레스 때문에 호르몬 이상으로 <strong>조기폐경, 사실상 불임 </strong>진단까지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많은 일들이 있었고, 지금도 겪고 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아이도 결국<strong> 자폐장애 2급</strong> 판정을 받았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이렇게 보면 참 힘든 인생이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견딜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철없이 자기 인생 낭비하던 남편 뉴질랜드 가서 잘 하고 있다는 소식 들을 만 하고, </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아이도 작년부터 시작한 치료 덕에 이제 어지간한 말은 다 알아듣고, 화장실도 소변은 이제 거의 완벽하게 가린다.</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작년엔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1시간 동안 계속 쳐다보고</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안돼" 라는 말에 분노발작해서 자해하고..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말 한 마디도 안하고 어디 데리고 다니기 너무 힘들었던.. 자기 손으로 음식도 먹어본 적 없었던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그냥 한 마리 어린 짐승같던 아이였는데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이제 "자자" 하면 놀던 장난감 제자리에 정리하고 불 끄고 문 닫고 누워 나를 쳐다보며 씨익 웃는 내 아이.</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u>너를 위해서라면 뉴질랜드 아니라 칼림도어라도 못가겠느냐는 어미 마음이 그렇다.</u></strong>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학원 접은 이유가, 임신으로 쉬고 싶어 그런 것도 있지만</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이제 더 이상 애들에게 거짓말을 하기가 싫었던 이유가 가장 크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선생님, 공부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죠</strong>?" 라는 물음에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아니. 그냥 영어 열심히 해서 외국나가. 그게 빨라</strong>." 라고 차마 말해 줄 수가 없어서..</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시끄럽다고 당연한 이야길 하냐고 호통치는 양심이 많이 괴로웠었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이미 SKY 정원보다 특목고 자사고 정원이 넘쳤고 </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전교 1등 해봤자 인하대 수시 겨우 써줄 거고</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니가 그 경쟁 다 이기고 SKY나와도 어차피 60%는 비정규직일거라고.</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그거 안되면 그냥 최저임금 언저리로 받으면서 노예처럼 살아야 할거라고.</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그 말, 차마 해 줄 수가 없었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9살때부터 가르쳐 벌써 23살이 된 제자가 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고3때부터 바리스타 아르바이트 해서 학비도 제가 내고 다니던 똑똑한 녀석이었는데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바리스타 학원에서 강의도 하고 외부 출강도 하길래 그래도 월 200은 벌 줄 알았는데,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화상 입은 다리를 하고 카페에 나가서 일하고 한 달에 175시간 일 해도 120도 못 받는다</strong>는 이야기를 듣고 벙쪘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남자친구는 군대에 가서 손가락 끝이 잘리고... 좋아하고 잘하고 하고 싶은 도예 그만두고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전기기술 배울거라고.<strong> 도예는 돈이 안되잖아요 하는 말에 아픈 속이 느껴진다.</strong>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음악하면 돈 못 번다고 그 나이 먹고 언제까지 음악할거냐고 하도 압박해서 </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인생을 걸었던 음악 그만두고 텅 비어버린 내 남편,</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하고 싶은 일인데 돈이 안돼서, 박봉이라, 야근이 많아서.. 하고 싶고 좋아하고 평생을 꿈꿔왔던 일을 버리는 내 주변 사람들.</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우리,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내 새끼 내 손으로 안아키우고, 저녁엔 가족이 같이 밥을 먹고 주말이면 가까운 곳에 여행도 가고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시간도 보내는 삶이, 가면 갈 수록 너무 멀어진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물론, 부모님도 따로 계시는데 동생도 독일 나가서 올 여름에 영주권 받고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나까지 나가버리면 남아있는 내 부모는 어떨지 걱정도 되긴 했지만,</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뉴질랜드는 어느 정도 성공 후에 일정 금액의 연봉을 달성하면(외벌이 7만, 맞벌이 9만불)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부모초청 이민이 가능하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말로는 안 오신다 하지만 어차피 영주권 받아놓고 왔다갔다 해도 되는걸..</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적지 않은 나이에 이민 간다고 하면 사람들이 어려운 결정 했다고 하고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어떤 이들은 이민이 모든 일의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한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모국에서 못하는데 남의 나라 가서는 잘 할거 같냐고.</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그래 쉽지 않겠지. 가끔 버겁게 느껴지고, 영어 공부 어렵고 불안하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그래도 어제 유치원에서 아이 손을 잡고 돌아오는 내 뒤통수에 꽂힌</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자폐증 환자를 뭐하러 키워</strong>?"라는 말을 곱씹으며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엄마 왔다고 신나서 업된 아이가 복도를 뛰어가자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헐~ 또라이다</strong>!" 하면서 피하는 초등학생을 보며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이를 악물어본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내 아들은 그런 시선 속에 살게 하지 않을거야.</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post script.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뉴질랜드의 자폐아에 대한 복지글을 찾아보았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대부분 찾기 어려웠지만 단편적인 내용들이나마 알 수 있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호주는 아이가 autism 이 있으면 영주권 신청 반려된다 하고.. 그래서 뉴질랜드 간 사람도 있고..</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아이가 산만해 유치원 수업이 방해되자 교장선생님에게 미안하다 하는 자폐아 어머니에게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교장이 웃으면서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괜찮아요. 어차피 다른 아이들도 겉으로 드러난 장애가 없을 뿐이지 인간은 어딘가가 다 부족한 부분이 있어요.</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그게 겉으로 드러나나 안 드러나나의 차이인걸요</strong>."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했다는 말..</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우리나라보다 적어도 50년은 앞서있다는 뉴질랜드의 장애인 복지가 내 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라본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내 아들이 나보다 하루 일찍 죽지 않아도, 가지고 태어난 수명 다 누리고 가도록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국가가 돌보아 준다면 내가 아무리 고생스러워도 갈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아이 치료 바우처 신청하러 갔더니 주민센터 직원이 예산 없어서 신청 안 받는다고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다른 건 이미 기간이 지났다고.. 왜 이런 거 안내가 없냐고 했더니 </div> <div style="text-align:left;" align="left">"<strong>그건 엄마가 알아서 해야죠</strong>" 하는 이 나라보단..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