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얘기를 끝까지 듣고 나면 생각이 바뀔 겁니다. <div><br></div> <div>오래전 일입니다.</div> <div><br></div> <div>부모님께서 돌아가신 날 밤의 일이죠.</div> <div><br></div> <div>유독 더운 날씨였습니다. </div> <div><br></div> <div>밤 하늘엔 별들이 가득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래서 창문을 열어뒀습니다.</div> <div><br></div> <div>더위도 해소할겸, 그리고 더위가 가실동안 밤하늘을 구경할겸 말이죠.</div> <div><br></div> <div>그러다 소변이 마려워졌습니다.</div> <div><br></div> <div>지금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죠.</div> <div><br></div> <div>계속 더웠으면 땀구멍을 통해 노폐물을 배출했을테니까요.</div> <div><br></div> <div>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데 갑자기 아랫층에서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div> <div><br></div> <div>우당탕 쾅쾅.</div> <div><br></div> <div>가구가 무너지는 소리도 들렸구요.</div> <div><br></div> <div>겁에 질린 저는 오줌을 싸던 것도 잊은채 몸을 움츠렸습니다.</div> <div><br></div> <div>그때 속옷에 오줌이 튀었던 것이 아직도 기억 납니다. 하지만 신경쓸 겨를이 없었죠.</div> <div><br></div> <div>축축함을 느끼며 조심히 아랫층을 향했습니다.</div> <div><br></div> <div>"엄마?"</div> <div><br></div> <div>소란은 가라앉았고 집 안은 조용해졌습니다. </div> <div><br></div> <div>풀벌레 소리가 요란했습니다.</div> <div><br></div> <div>"아빠?"</div> <div><br></div> <div>슬리퍼가 바닥을 스치는 소리와 나무 계단이 삐그덕거리는 소리와 쿵쾅대는 심장소리가 귓가에 가득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래서인지, 부모님의 대답은 들리지 않았습니다.</div> <div><br></div> <div>저는 안방으로 향했습니다. </div> <div><br></div> <div>문은 열려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저는 빼꼼히 안을 들여다 보았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그와 눈을 마주쳤습니다.</div> <div><br></div> <div>깜깜한 방 안에, 그의 두 눈동자는 별빛처럼 빛났습니다. </div> <div><br></div> <div>그리고 빛을 잃어가는 두 사람의 생명이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렇습니다. </div> <div><br></div> <div>그가 제 부모님을 죽인 살인마입니다.</div> <div><br></div> <div>그는 제 할일을 마쳤다는 듯, 거침없이 제게 다가와 문을 벌컥 열었고 그대로 저를 지나쳐 나갔습니다.</div> <div><br></div> <div>저는 꼼짝할 수 없었습니다.</div> <div><br></div> <div>뒤 돌아 볼 수 없었습니다.</div> <div><br></div> <div>뒤통수 너머로 계단 오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div> <div><br></div> <div>제가 내려왔던 그 계단으로요.</div> <div><br></div> <div>그리고 다시 집 안은 조용해졌습니다.</div> <div><br></div> <div>날이 밝을때까지 말이에요.</div> <div><br></div> <div>뒤늦게 경찰이 찾아왔습니다.</div> <div><br></div> <div>"이번에도 그 놈이야?"</div> <div><br></div> <div>"제기랄! 도저히 동선을 예측할 수가 없어."</div> <div><br></div> <div>유명한 연쇄살인마인 것 같았습니다.</div> <div><br></div> <div>동기도 목적도 규칙성도 찾을 수 없어 난관에 봉착해 있다고 들었습니다.</div> <div><br></div> <div>이후 저는 근처 친척집에 맡겨졌습니다.</div> <div><br></div> <div>오랜 시간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었고, 기억하기 싫어도 기억해 내는, 슬픈 밤의 추억입니다.</div> <div><br></div> <div>벗어나고자 공부에 몰두하고 일에 몰두해가며 지금 이 자리까지 올라왔죠.</div> <div><br></div> <div>나름 자부심을 갖고 제 일을 하고 있구요.</div> <div><br></div> <div>그러던 어느날 기획팀에서 에픽 아이템 기획안을 보내왔습니다.</div> <div><br></div> <div>제 업무는 기획된대로 아이템을 개발, 개편, 수정하는 일입니다.</div> <div><br></div> <div>전 기획안을 읽다 말고 떨어트렸습니다.</div> <div><br></div> <div>기획안에는 제 트라우마가 담겨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날, 제가 열어둔 창문을 통해 들어온 연쇄 살인마.</div> <div><br></div> <div>규칙성 없이, 오로지 밤 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빛을 등대 삼아 타겟을 고르는 싸이코패스.</div> <div><br></div> <div>그 당시 경찰들은 지명수배자의 별명을 이렇게 지었죠. <b>"하늘의 여행자."</b></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네, 알고 있습니다.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는 걸요.</div> <div><br></div> <div>하지만 이것만큼은 양보 할 수가 없군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던전앤 파이터 갤러리에서, "던파 개발자네 부모님은 하늘풀셋한테 살해당한게 틀림없다." 라는 댓글을 보고 이 소설을 쓰게 되었습니다.] </b></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