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레요일마다 썰풀일이 생기면 연재 재개하는 공팟나라 시리즈입니다. <div>본인으로써는 썰풀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합니다만, 너무도 인상깊은 소재를 내버려둘 수가 없군요. </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공팟나라에도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div> <div><br></div> <div>사람들은 약속이나 한듯 공팟나라로 모여들었다.</div> <div><br></div> <div>발 디딜 곳 조차 없을 정도로 성황인 공팟나라에는 친구들끼리, 길드원끼리, 혹은 솔로로, 세트로 온 사람들로 가득했는데,</div> <div><br></div> <div>그들은 모두 만족할만한 무언가를 기대하며 오늘 하루를 보낸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여기에,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려 하는, <span style="font-size:9pt;">어느 커플도 있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 이야기는 그 커플의 이야기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들은 함께 공팟나라에 입국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리고 내가 있는 공팟에 들어왔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일반 취업비자로 들어온 나와 달리, 그들은 커플 취업비자였으므로 같은 숙소를 쓰게 되었다.</div> <div><br></div> <div>나는 함포호텔이었고, 그들은 격전호텔이었다.</div> <div><br></div> <div>만약 우연이 겹쳐 나 또한 그들과 같은 격전호텔이었다면, 그들의 행각을 주의깊게 볼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않은게 못내 아쉽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 커플은 참 사이가 좋아보였다.</span></div> <div><br></div> <div>음양의 조화 그 자체였다. </div> <div><br></div> <div>양검 소마와</div> <div><br></div> <div>음검 워크쳐</div> <div><br></div> <div>그들은 우리네 전통스러운 옛날 부부상을 닮아 있었다.</div> <div><br></div> <div>남편이 밭일을 나가 땀을 흘리며 일과를 보내면, 아내는 집안일을 정리한 뒤 새참을 내어 가는, 서로의 역할에 충실한 부부상이었다.</div> <div><br></div> <div>"오빠만 믿어, 자기는 내 옆에 있기만 해."</div> <div><br></div> <div>"응 >_< 됴아써!"</div> <div><br></div> <div>라는 애정 섞인 대화들이 오고가지 않았을까, 함포 호텔에 홀로 투숙하고 있는 나는 외로움에 사무쳐 망상을 하곤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br></div> <div>자,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격전지는 터지지 않았다.]</span></div> <div><br></div> <div>[무난히 저지 성공했다.]</div> <div><br></div> <div>위의 두 문장을 보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가?</div> <div><br></div> <div><br></div> <div>1. 격전지 파티가 클린한가 보다.</div> <div>2. 무난히 저지에 성공한 것을 보면 토벌 또한 무난할 것이다.</div> <div>3. 작성자는 격전팟에 함께 있는 커플에게 쓸데 없는 질투심을 품고 있다.</div> <div><br></div> <div>등등이 있을 것이다.</div> <div><br></div> <div>대부분 저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div> <div><br></div> <div>하지만 안타깝게도 틀렸다. (특히 3번)</div> <div><br></div> <div>요즘 안톤이 어떤 안톤인가, </div> <div><br></div> <div>편안할 안(安)에,</div> <div><br></div> <div>느릿할 톤(噋) 자를 써서</div> <div><br></div> <div>安<span style="font-size:9pt;">噋(안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즉, 안전하고 느릿한 거북이라는 뜻의 안톤 아니겠는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어찌하면 격전지를 무리 없이 클리어 한 파티가 토벌때 10분이 되도록 에게느 한번 조차 클리어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겠는...(아차 스포일러)</span></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br></div> <div><br></div> <div>그랬다. </div> <div><br></div> <div>기왕 스포일러를 해버린 김에 결론부터 말하겠다.</div> <div><br></div> <div>어째서 게임을 할때 커플을 배제해야 하는가? </div> <div><br></div> <div>이 의문에 대한 해답이 결론이다. <span style="font-size:9pt;">혹은, 안전불감증이 가득한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하나의 메세지가 결론일 수도 있다.</span></div> <div><br></div> <div>하인리히 법칙이라는 유명한 법칙이 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color:#373a3c;font-family:'Open Sans', arial, 'Apple SD Gothic Neo', 'Noto Sans CJK KR', '본고딕', 'KoPubDotum Medium', '나눔바른고딕', '나눔고딕', NanumGothic, '맑은고딕', 'Malgun Gothic', sans-serif;font-size:14.4px;">"큰 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반드시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밝힌 것으로,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 일정 기간 동안 여러 번의 경고성 징후와 전조들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다시 말하면 </span><span style="font-weight:700;color:#373a3c;font-family:'Open Sans', arial, 'Apple SD Gothic Neo', 'Noto Sans CJK KR', '본고딕', 'KoPubDotum Medium', '나눔바른고딕', '나눔고딕', NanumGothic, '맑은고딕', 'Malgun Gothic', sans-serif;font-size:14.4px;">큰 재해는 항상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span><span style="color:#373a3c;font-family:'Open Sans', arial, 'Apple SD Gothic Neo', 'Noto Sans CJK KR', '본고딕', 'KoPubDotum Medium', '나눔바른고딕', '나눔고딕', NanumGothic, '맑은고딕', 'Malgun Gothic', sans-serif;font-size:14.4px;">는 것이다."</span></div> <div><span style="color:#373a3c;font-family:'Open Sans', arial, 'Apple SD Gothic Neo', 'Noto Sans CJK KR', '본고딕', 'KoPubDotum Medium', '나눔바른고딕', '나눔고딕', NanumGothic, '맑은고딕', 'Malgun Gothic', sans-serif;font-size:14.4px;"><br></span></div> <div><br></div> <div>분명 저지 때도 경미한 사건사고들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저지하는데 크게 지장을 주는 사고는 아니었을 것이다. </div> <div><br></div> <div>사소한 문제점, 징후와 전조들을, 안전불감증에 걸린 우리 모두는 무심코 외면한 것이다.</div> <div><br></div> <div>그 모든것이 쌓이고 쌓여, 터졌다.</div> <div><br></div> <div><br></div> <div>모든 파티가 2클을 챙겼고</div> <div><br></div> <div>화산 파티가 보스방 입장을 한 가운데,</div> <div><br></div> <div>음양검 커플이 속해 있는 2팟은 0클이었다.</div> <div><br></div> <div>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span style="font-size:9pt;">1클이 아니다. 0클이다.</span></div> <div><br></div> <div>첫 5게느 입장한 후부터 <span style="font-size:9pt;">다른 파티가 2클을 완료할 때까지</span></div> <div><br></div> <div>2팟은 계속 에게느와 눈싸움을 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특히 워크쳐, 이 뇬이...</div> <div><br></div> <div>워크쳐 : "야, 에게느, 눈깔을 왜 그렇게 떠?"</div> <div><br></div> <div>에게느 : "아니아니."</div> <div><br></div> <div>그 뿐만 아니라 <span style="font-size:9pt;">워크쳐는 자신의 우월한 패시브 스킬을 능수능란하게 활용했다..</span></div> <div><br></div> <div>에게느한테 안겼음에도 불구하고 죽지 않고 되살아나는 패시브는 파티원 뿐만 아니라 공대원 전부에게도 부러움을 사는 스킬이었다.</div> <div><br></div> <div>이에 함께 있던 버복치와 염제의 멘탈은 바사삭 무너져내렸다.</div> <div><br></div> <div>조치가 필요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공대장은 화산파티에게 대기를 요청했고 급히 구조조정에 들어갔다.</div> <div><br></div> <div>2파티를 둘로 찢은 뒤 다른 멤버들을 집어 넣는 식으로 구조를 시작했다.</div> <div><br></div> <div>버복치와 염제는 다른파티 멤버들과 새로 파티를 맺어 처음부터 2클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고</div> <div><br></div> <div>함포호텔에 투숙 중이던 내가, 다른 파티의 얼디와 함께 그 커플들과 합류하게 되었다.</div> <div><br></div> <div>나는 카이 140에 그라6, 이기통파를 들고 있는 염제였다.</div> <div><br></div> <div>따라서 맵에 입장하자마자 스위칭 셋을 입은 채로 카이 버프를 준 뒤, 딜 세팅으로 갈아입을 시간이 필요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커플들은 내가 스위칭 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카운트를 셌다.</div> <div><br></div> <div>이 때부터 고난의 시작이었다.</div> <div><br></div> <div>"오빠 이 길이 맞아? 내비 켜야 되는 거 아냐?"</div> <div><br></div> <div>"오빠 못 믿어? 이 길이 맞다니까 ㅡㅡ" 라며,</div> <div><br></div> <div>그들은 아랫길로 갔다.</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12/14823595161dad062732ed4c96bb1b1a628be0cdc4__mn649004__w462__h261__f27317__Ym201612.png" width="462" height="261" alt="에너지차단.png" style="border:none;" filesize="27317"></div> <div style="text-align:left;">(던린이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하자면, 보스방에 가기 전에 에너지 전송기 3개를 부숴야 합니다. 따라서 시작지점 기준으로 윗길로 올라가서 에너지 전송기 3개를 부숴야 보스방 입장이 가능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내가 딜세팅으로 스위칭하느라 맵을 보지 못한 채 카운트에 쫓겨 그들의 뒤를 따라간게 통한의 실수였다.</div> <div><br></div></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랬다. 아랫길로 가서 에너지 전송기 두개를 부순 다음, 보스방 입장이 안 되니 윗 길로 돌아 가는 대참사가 벌어지고 말았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화산 파티가 마테카와 구슬 놀이를 하며 재촉하는 가운데 말이다. </span><span style="font-size:9pt;">(아니 X발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고!)</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우리 조합은 염제, 얼디, 양검소마, 음검워크쳐였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안 그래도 다리팟에만 홀리를 배정한 터라, 홀리가 속한 파티들은 꾸준히 부화장을 클리어 하느라 바빴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여차저차 에게느 입장 후, 헛잡을 유도하고, 얼디가 능숙하게 홀딩함으로써 눈캔에 성공하고 치열한 사투를 벌였다.</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워크쳐 빼고.</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우리는 에게느의 벽꿍과 끌어안기를 회피하며 계속 딜을 넣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워크쳐 빼고.</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하다하다 빡친 얼디가 말했다. </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아니 가이아님. 딜 넣으시라고요. 제가 계속 홀딩 연계 하잖아요."</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아니 소마님, 패턴 다 안다면서요. 각성기도 안 쓰고 대체 뭐하세요."</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하도 닥달하자 워크쳐가 스킬을 쓰며 화답했다.</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_< 됴아써!"</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1분 1초를 다투는 사투였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화산팟의 인내심이 극에 달한 가운데,</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우리 팟과 화산 팟은 치킨런 게임을 벌이게 되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조금만 더,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공대장의 애원과,</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2클을 향해 이 악물고 에게느에게 딜을 넣는 우리와,</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금 구슬만 가지고 5분 넘게 마테카와 구슬치기를 하는 화삿팟의 애환이 교차했고</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에게느 처치에 성공하기 직전, 0.5초 전에,</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실로 피 20줄을 남겨두고 <b><font size="3">'겨우 이 노답 커플들에게 2클을 챙겨주는구나.'</font></b> 라는 안도감이 드는 순간,</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화산을 클리어 했다는 문구가 공대 챗 전체에 뿌려졌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결국 토벌 카드 보상은,</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커플을 제외한 솔로 18명에게 제공 되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렇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게임을 하다가 커플을 만나면 커플을 죽여라.</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이 이야기는 그런 교훈을 담고 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차라리 라이언 일병을 구하고 말지.</div> <div><br></div> <div>쓸데 없이 우리와 상관 없는 커플들은 죽든 말든 관심을 주지 말자.</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