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생각해보면 나정이는 아무도 못말리는 오지라퍼다.</div> <div>초반에 마음을 열지않던 윤진이에게도 끊임없이 다가가고</div> <div>자신에게 다가오는 칠봉이가 부담스러운 와중에도 레포트를 도와주고 시험공부를 도와 주고</div> <div>여자친구가 생긴 둘째쓰레기에게 영화 할인권을 건네고</div> <div>맹장수술로 입원한 빙그레에게 직접 녹음한 테이프를 건네지</div> <div>윤진이 자신도 까먹은 약먹는 시간을 알려주고</div> <div>자신의 연애도 잘 못하는 주제에 해태에게 여자를 소개시켜주고</div> <div>이쯤되면 지랄맞은 오지라퍼지</div> <div>너나 잘해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만큼</div> <div> </div> <div> </div> <div>근데말이야</div> <div>왜?일까 라고 생각을 해봤다.</div> <div>그냥 천지구분못하는 철없는 애라서? 참견이 즐거워서?</div> <div>그건 아닌거 같고, 나정이는 관계의 차단을 두려워 하는건 아닐까?</div> <div>나정이는 이미 어릴적에 자신에게 가장 중요했던 오빠라는 관계를 잃었어.</div> <div>그 자리를 쓰레기가 대신 채워줬지만</div> <div>그 절망은 감히 우리가 상상할수도 없을만큼 크지 않았을까?</div> <div>자신의 소중한 관계라 죽음앞에서 너무도 간단히, 너무도 쉽게 끊어져 나가는걸 느꼈겠지</div> <div>그리고 생각했을지도 몰라. 이런 끔찍한 일을 다시는 겪고싶지 않다.</div> <div> </div> <div> </div> <div>나정이의 지금 감정을 모르겠지만</div> <div>무의식적으로 남을 챙기고, 남에게 잘해주며 배려하는 심리는 그 관계를 끊고 싶지 않고, 계속하고 싶다는 욕망에서 나오는 반동인것 같아</div> <div>내가 더 잘하면, 내가 더 챙겨주면 이 사람은 날 버리지 않겠지 하는 그런 심리 있잖아</div> <div>(이건 내경험이기도 하고)</div> <div>칠봉이에게 더 단호한 단호박을 먹이지 못한 이유도,</div> <div>어장처럼 보이는 그 행동도, 다 무의식에서 나오는 거라고 본다.(그렇게 믿고 싶기도 하고)</div> <div> </div> <div> </div> <div>칠봉이에 대한 나정이의 감정은 </div> <div>미안함과 고마움 그 언저리에 있는건 아닐까</div> <div>그런 생각이 든다.</div> <div>너무 좋은 사람이라, 차마 끊어낼 용기는 없는 상태</div> <div>내가 여기서 그만해, 부담스러워, 난 너가 좋지않아. 라고 말해버리면</div> <div>좋은 친구를 잃는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 좋은친구를 잃고 싶지 않다는 욕심에</div> <div>그래서 그 단호하던 나정이도 그러지 못했던건 아닐까</div> <div> </div> <div>그럼 쓰레기에게는 그 오지랖을 쓰지 않았나 라는 사람도 있겠지</div> <div>근데 나정이는 쓰레기 자신도 잊고 있던 실습날짜를 기억하고</div> <div>오빠를 짝사랑 하면서도 힘들더라도 오빠에게 울며 보채지도 않았지</div> <div>나를 봐달라, 나를 사랑해달라 뭐 그런 흔한 투정도 없었고</div> <div>그저 알아만 달라, 그래도 그냥 이렇게 안아만 달라 말하는게 전부였어</div> <div>사귀게 된 후에도 방을 청소해주고, 생일날 병원에서 온 연락을 먼저 알아채고 자신은 괜찮다며 쓰레기를 보내고, 그와중에 엉망이된 쓰레기방을 또 청소하고</div> <div>쓰레기 엄마를 데리고 건강검진을 가고 </div> <div>이런 행위들이 당연하게 그려지고, 나정이에대한 쓰레기의 배려가 너무 커서 우리가 눈치채지 못한걸지도 모르지</div> <div> </div> <div>나정이는 지금 그렇게 무의식적으로 피해왔던 관계의 차단을 경험하고 있어</div> <div>헤에지지 않은 채 헤어진상태로 말이야</div> <div>우리 헤어지자 라는 말을 쓰레기에게서 들을까봐</div> <div>누구가를 잃는 그 아픈 경험을 또 할까봐</div> <div> </div> <div>근데 나정이는 그 경험을 해야 진짜 비로소 성장할거 같다.</div> <div>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하는건 아마도 쓰레기겠지, 나정아 우리 그만하자라는 말이 쓰레기의 입에서 나올때</div> <div>날 짝사랑하는 남자와 좋은 친구관계가 끝나는것도 두려운 나정이가</div> <div>사랑하는 남자의 입으로 끝, 그만 이라는 말을 들을때</div> <div>나정이는 무너지고 비로소 자신의 무의식을 의식하게 되는건 아닐까</div> <div>그리고 그 무의식을 의식하는 순간 나정이는 성장하겠지, 괴롭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현실을 직시하고 비로소 답을 향해 한발짝 내딛을 수 있을거 같다</div> <div>그 선택이라는 답을 향해</div> <div> </div> <div> </div> <div>그래도 쓰레기는 참 아프다</div> <div>나라면 그 상황을 버티지 못했을거다</div> <div>그데 그 모든걸 홀로 버텨내야했던, 오로지 홀로 감내해야했던 쓰레기의 마음이 너무 아리고,쓰리고,아프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a target="_blank" href="http://job.dcinside.com/board/view/?id=reply1994&no=341747&page=1" target="_blank">http://job.dcinside.com/board/view/?id=reply1994&no=341747&page=1</a></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