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죄송스럽게도 매우 깁니다. 쓰다보니 길어졌네요.........</div> <div>18화에서 일부 시청자에게 장그래가 버릇없다고 욕먹는 것이 가슴아파서 썼습니다ㅠㅠ</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일단 저는 원작을 읽은 사람이고, 드라마를 재미있게 시청하고 있지만 원작을 더 좋아하는 사람임을 밝힙니다.</div> <div> </div> <div>18화에 있었던 장그래의 행동에 대해서 많은 부정적인 의견들을 봤습니다.</div> <div>제가 본 내용에 따르면 너무 감정적이다, 이성적으로 판단하던 장그래의 성격에 맞지 않는다,</div> <div>상사인 오차장과 장그래가 싸우는 것은 무리한 설정이 아닌가 하는 것들이었습니다.</div> <div>드라마 속 오차장과 장그래의 행동이 전혀 무리는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시청했던 제 의견을 적어봅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다들 아시다시피 원작과 드라마의 설정에는 미묘한 차이들이 있습니다.</div> <div>원작에는 없었다가 드라마가 되면서 추가된 설정들에는</div> <div>전무와 오차장의 대립, 그 이유인 계약직 은지씨의 죽음, 그것에 따른 오차장의 죄책감 등이 있죠.</div> <div>장그래의 성격도 원작과 차이가 있는데 드라마의 장그래는 원작의 장그래보다 조금은 더 감정표현이 다양한 인물로 보입니다.</div> <div>원작이 애초에 다소 무던한 성격이라 달관한 듯한 인상을 주었다면</div> <div>드라마에선 실제 가지고 있는 부족함들을 폭발시키지 않고 자신의 이성으로 다스리는 인물로 보여집니다.</div> <div>인턴때의 왕따사건, 꼴뚜기씬이라던가 낙하산 취급당하는 것, 업무를 잘 하지 못해 혼나고 허둥대는 것들은</div> <div>장그래가 실제로는 이만큼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과 장그래의 바닥같은 현실을 더 리얼하게 보여주기 위한 장치들 입니다.</div> <div>원작에선 이런 갈등들이 없습니다. 요르단 중고차 사업건에 관해서도 그냥 아~ 하고 장그래의 의견을 받아주죠.</div> <div>이런 설정들은 원작과 드라마의 캐릭터, 그리고 사건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려줍니다.</div> <div>전체적인 틀은 같더라도 말이죠.</div> <div> </div> <div>다시 18화로 돌아가서, 오차장은 전무가 준 사업을 진행합니다.</div> <div>영업3팀을 위한 것도 있겠지만(김동식 대리의 일이 마음에 걸렸을 것) 그보다 더 큰 것은 장그래의 계약 문제죠.</div> <div>그리고 원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사업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일단 중국건을 홀딩시키죠.</div> <div>잘못 되면 영업3팀이 날라가는 상황에 오차장은 이 사업을 계속해서 성공적으로 끝내고 싶어합니다. 장그래 때문입니다.</div> <div>오차장이 평소같지 않고 무모해보일 정도로 이 사업에 매달리는 이유는 자신의 트라우마와도 관련이 있습니다.</div> <div>그것은 전무와 대립하게 만든 사건, 계약직 은지씨의 죽음입니다.</div> <div>전무의 비리때문에 회사에서 나가게 된 계약직 은지씨, 그리고 그녀의 죽음이 자신탓이라고 생각하며 여태 살아온 오차장.</div> <div>그런 오차장에게 장그래는 또 다른 은지씨입니다.</div> <div>그렇고 그런 낙하산인 줄 알았던 장그래는 오차장의 우리 애가 돼고, 두 사람의 관계는 그 이상을 향해갑니다.</div> <div>장그래가 이대로만 하면 정직원이 될 수 있는거죠? 라고 내뱉은 그 순간에.</div> <div>오차장은 장그래에게서 은지씨를 발견하고, 여태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죄책감을 표면에 드러내게 되죠.</div> <div>늘 공과 사를 구분하는 오차장이 감정을 드러내며 흔들리는 순간, 그것은 은지씨 얘기가 나올때입니다.</div> <div>(누구처럼 장례는 안 치렀지, 선차장과 은지씨 얘기를 하는 순간 등)</div> <div>오차장은 책임을 지고 싶었을 겁니다. 은지씨를 책임을 지지 못한 자신이 전무가 일을 맡긴 지금 할 수 있는 일.</div> <div>장그래를 정규직으로 만드는 것. 바로 이 회사에 남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입니다.</div> <div>장그래를 정규직으로 만들기 위해 전무가 준 사업을 맡는다는 설정이 무리한 것은 아닙니다.</div> <div>겉으로는 장그래를 정규직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지만 그 안에는 오차장 자신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기 위한 싸움이 겹쳐져 있으니까요.</div> <div> </div> <div>장그래의 입장을 살펴봅시다.</div> <div>장그래는 오차장의 우리 애 이야기를 듣는 순간 영업3팀에 강한 애착을 가지게 됩니다.</div> <div>우리라는 말이 고팠다는 장그래에게 오차장이 소중한 사람인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죠. 그 우리에 포함되는 김대리와 천과장도.</div> <div>그렇기 때문에 장그래는 정규직이 되고 싶어합니다.</div> <div>계약직으로 차별받는 것이 싫다거나 다른 사람들과 같은 높이에 올라가고 싶어서도 아닌, 그저 우리 함께 일하고 싶다는 이유로 말이죠.</div> <div>장그래에게 정규직이 의미하는 것은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과 계속 함께 일하는 것이기에</div> <div>정규직 전환이라는 것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div> <div>이번 사업이 자신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있다는 것을 모르는 그래에게 </div> <div>평소와 다른 행보를 보이며 불안한 사업을 진행하려 하는 오차장은 이상해 보입니다.</div> <div>그리고 그 이유가 자신을 정규직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div> <div>자신이 내뱉었던 이대로만 하면 정규직이 될 수 있는 거죠? 라는 발언을 후회했을 겁니다.</div> <div>장그래는 오차장이 가지고 있는 죄책감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div> <div>그리고 자신의 그 말이 오차장에게 어떤 상처가 되었을지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div> <div>아직 1년이나 남았잖아, 하고 자신을 도닥였던 장그래입니다. 장그래에게는 정규직보다 오차장이 소중하니까요.</div> <div>장그래는 오차장의 신념이 어떤것인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div> <div>2차 접대를 해야하는 순간에도 자신의 신념을 꺾지 않았던 오차장이,</div> <div>본인 때문에 그 신념이 흔들려가면서까지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시키고 있다는 사실.</div> <div>그것은 장그래 자신의 잘못으로 다가왔을 테죠.</div> <div>이 사업이 계속 진행된다는 것은 장그래에게 고통스러운 일입니다.</div> <div>자신의 말 한마디 때문에 일이 이 지경까지 흘러와 무엇보다 지키고 싶은 우리, 영업3팀이 위험에 빠질지도 모릅니다.</div> <div>게다가 자기 자신이 오차장을 트라우마에 직면하게 만들었으며 신념을 버리게 만들었습니다.</div> <div>일이 이런식으로 진행되어서는 안된다, 오차장을 막아야 한다, 라고 생각합니다.</div> <div>장그래가 감정적이라서가 아니라, 이 일련의 상황에 대해 생각하고 정리를 마쳤기에 할 수 있는 선택입니다.</div> <div> </div> <div>그래서 옥상에서 두 사람은 대립합니다.</div> <div>장그래는 말합니다. 자신 때문이라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영업3팀이 무너지는 것, 오차장이 신념을 잃는 것이 싫으니까요.</div> <div>영업3팀, 우리가 없다면 장그래에게 정규직은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div> <div>오차장은 장그래의 말을 모른척 합니다. 건방지다고 혼내면서. </div> <div>장그래가 정규직 전환에 대한 일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듣게 된 순간 전무의 편을 들어가면서까지, 장그래에게 화를 내면서.</div> <div>모든 일에 대한 책임을 본인이 지고 가려 할 생각이기 때문입니다.</div> <div>영업3팀에 무슨 일이 생기거나 장그래에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이번만큼은, 본인이 책임지고 싶은 겁니다.</div> <div>은지씨때 하지 못했던 책임이라는 것을 이번에는 하겠다고 마음먹은 거죠.</div> <div>하지만 책임을 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그것을 알고 있어서 한 번 회피했던 오차장이기에 쉬운 선택이 아니었을 겁니다.</div> <div>(아내와의 상의 등)</div> <div>오차장이 장그래에게 내는 화는, 장그래를 향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흔들림을 감추기 위한 것입니다.</div> <div>오차장은 이렇게 말하죠.</div> <div>지금 안하면 다시 기회가 온다해도 내가 그런 맘을 또 가질수 있을런지 모르겠으니까.</div> <div>장그래는 그래서 그 말 뒤에 어떤 얘기도 할 수 없습니다.</div> <div>이것을 차장과 신입의 싸움으로 해석한다면 여태까지 나열된</div> <div>장그래라는 사람과 오상식이라는 사람을 미처 다 파악하지 못한 거라 생각합니다.</div> <div> </div> <div>두사람은 전무의 의중을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어떤 위험에 처해있는지를요.</div> <div>그것에 대해 서로 책임을 지려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장그래는 일을 그만두기를, 오차장은 일을 계속 진행하기를 원합니다.</div> <div>옥상에서의 대화로 장그래는 오차장이 얼마나 굳게 다짐했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만두지 않을거란 걸요.</div> <div>그래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직접적으로 전달합니다.</div> <div>저 때문에 차장님과 팀이 조금이라도 위험해 진다면, 아무것도 의미없습니다.</div> <div>저를 구제해주려고 해주신 그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차장님.</div> <div>그리고 엄마와 통화를 하죠. 공공근로를 못가니까 서운하냐고.</div> <div>그때 이미 장그래는 회사를 그만두기로 마음의 정리가 끝난 상태일 겁니다.</div> <div>오차장을 막으려면, 영업3팀을 지키려면 자신이 그만두는 수밖에 없으니까요.</div> <div> </div> <div>장그래는 오지랖넓은 행동을 한 게 아니라, </div> <div>자신이 정규직이 되지 않아도, 회사를 나가게 돼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전화를 받은겁니다.</div> <div>이 일이 엉망이 되어서 홀딩상태에서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전무의 비리가 드러나게 되도록.</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드라마의 설정상 오차장이나 장그래의 행동은 그다지 문제될만한 상황은 아닙니다.</div> <div>캐릭터의 행동이 이상하거나 어색하게 느껴지는 건 그 행동을 전달하는 과정에서</div> <div>연출이나 이야기가 적절히 배치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div> <div>그리고 그건 작가나 연출자의 문제죠.</div> <div>캐릭터에겐 죄가 없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