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br></div> <div>사퍼는 겜톡 켜고 팀플 해야 제맛인데</div> <div>나는 60급 되도록 솔플만 함</div> <div>왜냐면 주위 친구들이 다 롤해서 ㅋㅋ</div> <div><br></div> <div>그래서 클랜을 하나 들었는데</div> <div>파티플이 별로 활성화되어있지 않은 클랜이었음</div> <div>클랜원 연령대도 중고등학생 정도라서 학교에서 어린 축인 스물 세살 내가 늙은이가 됨;</div> <div>어울리기도 힘들고 사실 겜 할 시간도 썩 많지 않아서 유령처럼 계속 혼자 겜함 ㅋㅋㅋ</div> <div><br></div> <div>그러다가</div> <div>8월 초에 겜 도중 나한테 드립 치던 사람들 드립을 잘 받아줬더니</div> <div>그 사람들이 나보고 클랜 들어오라고 스카웃함</div> <div>비록 전클랜에서 활동은 안 했지만, 함부러 나오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div> <div>하루 동안 아는 분들, 클랜장, 관리자들한테 귓속말이나 편지 보내고 인사 쭉 돌리고 옮김</div> <div>ㅋㅋㅋㅋ</div> <div>여기서부터 재밌어짐</div> <div><br></div> <div>새 클랜에서 클랜장이 스물두살 여자였는데</div> <div>날 스카웃하고나서 며칠 후 밤에 접속하더니 나보고 자기 겜 한동안 접는다고 자기가 클랜 오라고 꼬셨는데 관리 안 하게돼서 미안하다고 함</div> <div>나는 워낙에 쏠플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뭐 괜찮다고 달래줌. 근데 왜 접느냐고 물었더니</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지 남자친구가 같은 클랜인데 얼마전에 깨졌다고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마주치는 거 껄끄러워서 접는다고 함</span></div> <div><br></div> <div>그 때부터..</div> <div>연애 상담을 한 네시간 동안 해줬음 새벽까지</div> <div>내가 생각해도 그 때 나는 거의 심리 치료사 수준이었음</div> <div>근데 이 여자가 나한테 반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br></div> <div>클랜 단체카톡방에 초대해줘서 들어갔는데, 그 때부터 나를 좋아하는 티를 아주 노골적으로 내기 시작함</div> <div>전남친은 너무 여유가 없어서 싫었는데 오빠는 정말 여유 있어보인다는둥</div> <div>다른 연장자 남자들 보고는 형이라 부르면서 나보고는 오빠라고 부르는둥</div> <div>카톡 프사 보니까 중학교 때 짝사랑했던 남자랑 똑같이 생겼다는둥..</div> <div>밤마다 갠톡이 와서 수다 떨음</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사실 나도 그 여자 카톡 프사 보니까 꽤 예뻐보였고</span></div> <div>여자친구랑 헤어진 지 꽤 돼서 좀 외로웠던 터라서 약간 설레긴 했음</div> <div>근데 이 나이 먹고 랜선 연애 할 수도 없는 거 아님?ㅋㅋㅋㅋ 어떻게 구실을 만들어서 한번 만나야겠다 생각하고 있었음</div> <div>그 구실을 얘가 만들어줌</div> <div>한 번도 한 적 없었던 클랜 정모를 갑자기 기획함</div> <div>ㅋㅋㅋㅋㅋ</div> <div>옳다꾸나 하고 기다리고 있었음</div> <div><br></div> <div>근데 밤에 또 연락이 와서 카톡하다가 애가 갑자기 고백 직전까지 가는 거임</div> <div>난 얼굴도 한 번 본적 없는데 함부로 진전시키고 싶지 않아서</div> <div>랜선으로 몇 마디 주고받은 걸로 설레기에는 우리가 좀 컸다는 식으로 얘기했음.</div> <div>클랜 정모해서 만날 때까지 좀 진정하고 기다리라는 뜻이었지만 그 애는 "너한테 관심 없어."라고 이해함.</div> <div>솔직히 충분히 오해할 만한 말이었으니까 내 책임이었음.</div> <div><br></div> <div>다음날 애가 멘탈이 박살나서 빌빌거리더니</div> <div>밤에 다시 연락이 와서, 난 오빠 좋아하는데 오빠가 날 안 좋아하니까 너무 힘들다는 식으로 돌려서 말함</div> <div>이러가다 좋게 발전할 인연을 하나 놓칠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오해를 풀려고, 나도 호감 있다, 나도 좋아한다 이런 식으로 달래줬음</div> <div><br></div> <div>이렇게....</div> <div>만난 적도 없는데 사귀자는 말 없이 사귀는 것처럼 되어버림</div> <div>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생각해도 진짜 어이가 없음</div> <div><br></div> <div>근데 리얼 황당한 얘기는 지금부터 롸잇나우</div> <div><br></div> <div>그 여자는 밤마다 나한테 전화해서 도발을 했음</div> <div>좋아한다, 사랑한다, 안아달라, 안겨서 심장 소리 들으면서 잠들고 싶다, 안기면 바로 잠들 것 같다. 이런 식으로</div> <div>최대한 촉촉한 목소리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통화를 밤새 했음. 방학 때였으니까 아침 걱정도 없고 진짜로 통화하면서 비몽사몽간에 날 밝음</div> <div><br></div> <div>내 전여친이 워낙 애정표현이 무뚝뚝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난 이런 도발적인 매력에 많이 설렜음</div> <div>결국 정모 전에 먼저 보자고, 이틀 후에 만나기로 약속을 잡아놨는데</div> <div>그 여자가 못 참겠다고 졸라서 다음 날에 당장 만나게 됨</div> <div><br></div> <div>공원 근처 카페에서 만나서 얘길 좀 나누다가</div> <div>공원 가서 걸으면서 데이트 함</div> <div>분위기는 매우 좋았음. 여름 밤이었지만 날씨 시원해서 그냥 개굿</div> <div>공원 벤치에 앉아서 수다 떨다가 애가 갑자기 잠온다면서 내 어깨에 머리 기댐</div> <div>그러다가 자세 불편하다더니 ㅋㅋㅋㅋㅋㅋ 이렇게 해도 되냐면서 내 허벅지에 자기 다리 걸어올리고 무게중심 넘겨서 안김</div> <div>그러고 심장 소리 들린다고 꽁알거리다가 한 10분 정도 잠듦</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 애 집 근처에서 만난 거였기 때문에, 집에 데려다 주려고 했는데 자기 동네니까 자기가 역까지 데려다준다고 함</span></div> <div>그래서 그 애가 나를 지하철역까지 바래다줌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난 여기서도 감동이었음 전여친은 항상 내가 바래다줬기 때문에..ㅋㅋㅋ</span></div> <div>역에서 살짝 포옹하려고 했는데 내 허리에 자기 팔 착 감아서 폭 안김. 그래서 꽉 안아서 포옹함</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정말 짧은 만남이었지만</span></div> <div>그 애와 대화도 잘 통하고, 가치관도 잘 맞는 것 같아서 난 너무 좋았음</div> <div>솔직히 외모는 카톡 프사와 괴리가 꽤 있었지만</div> <div>콩깍지 씌면 결국 다 예뻐보이게 마련이기 때문에 사랑으로 극복할 자신이 있었음</div> <div>씐나서 친구들한테 여친 생겼다고 카톡 보내고 방정을 떨었는데</div> <div><br></div> <div>집에 와서 카톡으로 차임</div> <div><br></div> <div>네?</div> <div>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br></div> <div>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br></div> <div>그것도 카톡 잘 하다가</div> <div>안겨서 잘 때 좋았다고 꽁냥거리길래 나도 좋았다고 했더니</div> <div>갑자깈ㅋㅋㅋㅋㅋㅋ중대한 말을 해야겠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미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무슨</div> <div>만나면서 계속 거부감이 들었다고 함</div> <div>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br></div> <div>난 우리가 처음 만나서 어색해서 그럴 거라고 좀 더 만나보자고 했음</div> <div>ㅋㅋㅋㅋ그 때까진 알았다고 하더니</div> <div>다음날 되니까 또 마음이 점점 떨어진다고 힘들다고 찡얼거림</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너무 짜증나서 그럼 그만두자고 했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렇게 하루만에 차임</span></div> <div><br></div> <div>근데 사실 그 여자랑 만난지 그리 오래된 것도 아니고</div> <div>나도 아주 푹 빠지고 그런 게 아니었기 때문에</div> <div>우리 그냥 친구로 지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음</div> <div>그랬더니 그런 거 좋다면서 차마 미안해서 그러자고 얘길 못했는데</div> <div>다 같이 웃고 떠드는 거 그런 거 좋다고 그럼.</div> <div><br></div> <div>ㅇㅋ!</div> <div>그러고 나는 한 동안 맘을 삭히고</div> <div>그 여자와 친구로 만날 준비를 했음</div> <div>클랜 정모도 나갔음 ㅋㅋㅋ 그냥 친구로 다같이 만나서 치킨에 맥주 한잔 하면서 웃고 떠들고 놀았음.</div> <div>물론 그 때까지 멘탈이 온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뭐 어쩌겠음 그렇게 삭혀내야지</div> <div><br></div> <div>근데</div> <div>며칠 전에 클랜에서 강퇴당함</div> <div>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아 진짜 어이가 없어가지고</div> <div>아무런 통보도 없었음</div> <div>걍 접속해보니까 클랜이 없는거 ㅋㅋㅋㅋㅋㅋㅋ이게 뭥미?</div> <div>첨에는 우리 클랜이 폭파한 줄 알았음</div> <div>개강하고 클랜장이나 관리자들도 접속률 좀 낮아지고 이래서,</div> <div>클랜장 그 여자의 무책임한 말과 행동들을 봤을 때는 자기가 귀찮고 바쁘면 클랜도 폭파시킬 만한 사람이었음</div> <div>근데 알고보니 클랜은 그대로 있었고</div> <div>그냥 내가 강제퇴출 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너무 황당하니까 화도 안 나고 그냥 어이가 없음</div> <div><br></div> <div>그리고 난 결국 쏠플러라는 걸 깨달았고</div> <div>함부로 파티질을 하려고 하면 멘탈 다친다는 것도 깨달음</div> <div>ㅎㅎ</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