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방이작은 딸피 중에도 원딜을 물어 가지고 집에 다다랐다. 집이라 해도 물론 수호타워 하나는 털렸소,</div> <div>또 집의 타워가 남았다 해도 호자도 멀쩡치 않은 터인데 적의 별똥을 오롯이 받아 내고 털려가는 터이다.</div> <div>만일 방이작이 딸피가 아니었던들, 한 발을 본진에 들여놓았을 제 그곳을 지배하는</div> <div>무시무시한 정적-핵이 지나간 뒤의 이명같은 정적에 다리가 떨렸으리라.</div> <div>잡다한 휠업 소리도, 짤랑거리는 코인 모으는 소리조차 들을 수 없다.</div> <div>다만 이 무덤같은 침묵을 깨뜨리는, 깨뜨린다느니보다 한층 더 침묵을 깊게 하고 불길하게 하는</div> <div>투닥거리는 소리, 타워에 붙은 불이 타는 소리가 날 뿐이다.</div> <div>만일 청각이 예민한 이 같으면, 그 투닥거리는 소리는 데드맨에 잡힌 원딜의 발버둥이요,</div> <div>백업오는 바쁜 발소리가 없으니, 빈 집이라는 것도 짐작할는지 모르리라.</div> <div>혹은 방이작도 이 불길한 침묵을 짐작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본진에 들어서자마자 전에 없이,</div> <div>"이 난장맞을 년. 방캐가 들어오는데 길 봐 주지도 않아, 이 오라질 년."</div> <div>이라고 고함을 친 게 수상하다. 이 고함이야말로 제 몸을 엄습해오는 무시무시한 증을 쫓아 버리려는</div> <div>헛 휠업인 까닭이다.</div> <div>하여간 방이작은 본진에 왈칵 들어섰다. 구역을 나게하는 추기- 떨어진 타워 지붕 아래서 나온 먼지내,</div> <div>메꾸지 못한 피통에서 나는 피 냄새와 트롤이 싸지른 똥 냄새, 가지각색 재가 켜켜이 뭉친 호자의 군내가 섞인</div> <div>추기가 가면에는 콧구멍도 없어 무딘 방이작의 코를 찔렀다.</div> <div>호자옆에 들어서며 원딜을 한 구석에 놓을 사이도 없이 방이작은 목청을 있는대로 다 내어 호통을 쳤다.</div> <div>"이 오라질년, 주야장천 와이존에서 립질만 하면 제일이야! 탱커가 와도 환영을 못 해."</div> <div>라는 소리와 함께 발길로 누운 이의 다리를 몹시 찼다.</div> <div>그러나 발길에 채이는 건 사람의 살이 아니고 나무등걸과 같은 느낌이 있었다. 이때에 퍽 소리가</div> <div>파르르 재가 날리는 소리로 변하였다. 이때 잘못 눌러 나온 제피가 우는 얼굴을 하였다.</div> <div>운대도 온 얼굴을 찡그려 운다는 표정을 할 뿐이다. 거슬리는 뾰로롱 소리도 기차게 나는 게 아니고,</div> <div>마치 장송곡을 트는 듯 하였다. 헛팁을 주다가 주다가 목도 잠겼고 배터리도 시진한 것 같다.</div> <div>발로 차도 그 보람이 없는 걸 보자 방이작은 원딜의 머리맡으로 달려들어 그야말로 까치집 같은</div> <div>원딜의 머리를 껴들어 물어온 엘리와 함께 쌍 데드맨으로 들어 흔들며,</div> <div>"이년아, 딜을 해 딜을! 손이 없어, 이 오라질 년!"</div> <div>"……"</div> <div>"이년아, 죽었단 말이냐, 왜 딜이 없어?"</div> <div>"……"</div> <div>"으응, 마침 전광이 서네, 정말 죽었나보이."</div> <div>이러다가 원딜의 흰 창이 검은 창을 덮은, 위로 치뜬 눈을 알아보자마자,</div> <div>"이 눈깔! 이 눈깔! 왜 에임을 바로맞추지 못하고 HQ만 바라보느냐, 응"</div> <div>하는 말끝엔 목이 메이었다. 그러자 산 탱커의 눈에서 떨어진 닭똥같은 눈물이 죽은 원딜의 뻣뻣한 전광<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을 어룽어룽 적시었다.</span></div> <div>문득 방이작은 미친듯이 제 얼굴을 죽은 원딜의 얼굴에 한데 비벼대며 중얼거렸다.</div> <div>"원딜을 물어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립운이 좋아 333을 먹더니만……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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