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iv><br></div> <div>뭐 스르륵에서도 눈팅만 지내다가 이번 대란에 휩쓸려 넘오온 아재입니다.</div> <div>신고 겸 이민자격 획득을 위해 첫글을 남기니 많은 응원 바랍니다.^^</div> <div><br></div> <div>집에서 맥주를 담근지는 삼사년 정도 되었구요.</div> <div>손이 제법 가고 신경쓸 부분이 좀 있어서 그렇지 어렵진 않습니다.</div> <div>그리고 파는 맥주보다 훨씬(?) 맛있구요 한번 맛들이면 파는 건(특히 국산맥주)는 못 먹습니다.</div> <div>그렇지만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듯 입맛에 맞지 않는 분들도 많더군요.</div> <div><br></div> <div>마지막으로 취하기 위해 마시기 보단 맛과 멋, 낭만을 위하여....</div> <div><br></div> <div><br></div> <div>0. 술이 되는 원리</div> <div>보리가 발아하면 탄수화물을 당분으로 변화시키는 효소가 만들어집니다. 이를 이용해서 곡물을 당화(흔히 식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시키고 여기에 효모를 넣으면 효모가 당분을 분해해서 알콜과 이산화탄소가 됩니다. 이걸 증류하면 소주나 위스키가 되는 겁니다.</div> <div><br></div> <div>1. 당화</div> <div>맥아(발아된 보리, 쉽게 누룩이라 생각하면 됨)와 기타 곡물로 당화를 시작합니다.</div> <div>저는 50도에서 20분, 65도에서 30분, 72도에서 20분, 78도에서 20분의 과정을 거칩니다.</div> <div>요리게에서 다른 분께서 맥주 만드시는 걸 봤는데 당화시간이나 끓이는 시간 등 변수가 많고 사람마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다 다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예전에 집에서 농주를 빚어서 먹던 시절 집집마다 술 맛이 틀린 것과 비슷한 이치라 보시면 될 듯 합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사진은 당화를 시작하기 위해 곡물을 넣은 사진입니다.</span></div> <div>여긴 맥아, 국내산 통밀(수입산 밀몰트보다 쌉니다^^), 호밀 등이 들어갔습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5/1431395926BsLPtZ44QS2UIABs8UtqtPz.jpg" width="800" height="1067" alt="IMG_3856.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left;">2. 끓이기</div> <div style="text-align:left;">음... 끓이면서 졸인다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리고 이과정에서는 곡물은 모두 건져냅니다. 그래서 망이나 저처럼 다시통을 이용하면 조금 편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저는 10리터의 맥주를 만들기 위해 16리터 정도의 물로 당화를 시작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나중에 곡물에 스며들고 증발하고 해서 남는 게 10리터 정도 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끓이는 시간은 대충 두시간 가까이 되는데요.</div> <div style="text-align:left;">이 과정에서 홉과 맛과 향을 위한 여러가지 재료들이 투입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옛날에 홉의 역활은 맥주의 장기보존을 위한 역활이었으나 요즘은 맛을 위해 넣는다고 보시면 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제가 제일 좋아하는 맥주가 호가든인데 여기엔 오렌지 껍질 등이 들어갑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아래의 사진에서 둥둥 떠있는 것이 오렌지 껍질이고 지금 만들고 있는 것도 호가든 클론 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5/14313959273HHOF6qXjHztVxCVDVwtP3zSWMfPV.jpg" width="800" height="1067" alt="IMG_3862.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left;">3. 발효</div> <div style="text-align:left;">당화된 물(워트라고 합니다)을 식힙니다. 보통은 칠러라고 스텐레스로 된 꼬불꼬불 관을 담궈서 찬물을 순환시키면서 식히는데....</div> <div style="text-align:left;">전 최소한의 공정, 최소한의 장비를 추구하는 지라 그냥 화장실에서 샤워기로 솥에 물 뿌려서 식힙니다. 대략 이삼십분이면 원하는 온도로 내려갑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원칙적으론 20도 초반까진 내려야 하는데 전 그냥 30도 초반까지만 내립니다. 쭈구리고 앉아서 샤워기 꼭지 들고 있는 것도 다리 아프구요...ㅠㅠ</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그걸 발효통에 넣고 효모를 투입합니다. 액체효모가 있고 건조효모가 있는데 전 건조효모를 사용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건조효모를 36~38도정도의 물에 잘 뿌려놓으면 잠자고 있던 애들이 깨어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요걸 발효통에 넣고 발효를 시작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저희집은 안방 화장실을 안쓰는 관계로 항상 발효를 안방화장실에서 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어둡고 거의 온도가 일정하거든요^^ 그리고 작업중에 좀 흘리더라도 뒷처리도 쉽구요.</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5/1431395929jxF59VpE1ctEygsNO9SP.jpg" width="800" height="1067" alt="IMG_3889.JPG" class="chimg_photo"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order:none;"></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left;">4. 2차발효 (병입)</div> <div style="text-align:left;">대략 일주일 정도면 발효가 끝납니다. 이걸 영비어라고 하는데요. 마셔보면 그냥 김빠진 맥주맛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발효기간보단 비중을 재어보고 1.01근방에서 더이상 안 떨어지면 발효가 끝났다고 보고 병에 넣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병에 넣을 땐 일정량의 설탕을 같이 넣는데요.</div> <div style="text-align:left;">위에서 얘기했듯이 효모가 당을 분해해서 알콜과 이산화탄소가 되는데 병은 밀폐되 있으니 이산화탄소가 못 날아가고 맥주에 녹아들고</div> <div style="text-align:left;">이것이 탄산이 되는 거죠. 따라서 설탕량에 따라서 탄산 정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전 혹시라도 설탕을 많이 넣어서 터질까봐 2차 발효는</div> <div style="text-align:left;">항상 욕조에서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터진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사진은 지난주에 1차발효 끝나고 병입해놓은 겁니다. 내일쯤 냉장고에 들어가 예정이고 지난주 토요일에 만든 덧이 발효통에서 거의 발효가</div> <div style="text-align:left;">끝나가고 있어 이것도 내일쯤 병입할 예정입니다. 더 더워지기 전에 여름식량 비축해야 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5/1431395930Go7WH3o18A5zkImBYj982MXYjOw.jpg" width="800" height="1067" alt="IMG_3890.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left;">5. 칠링</div> <div style="text-align:left;">2차 발효도 대충 일주일 정도면 되고 이걸 냉장고에 넣어서 한달정도 숙성시키고 마시면 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근데 냉장고 안에서도 효모들이 아주 천천히 발효활동을 합니다. 그래서 냉장고에 넣어둔 기간에 따라 맛이 조금씩 틀려집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보통은 6개월을 안 넘기고 다 마시는 편이 좋은데 흑맥주는 6개월 이상 되어야 맛있더군요. 그전엔 무슨 한약같아서....</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이상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혹시라고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계실까봐 비교적 자세히 적었는데... 막상 시작하려면 어렵게 보일 수도 있을 겁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언제라도 물어보시면 제가 아는 한 말씀드릴께요.</div> <div style="text-align:left;">아울러 다음 카페에 맥주만들기(맥만동)이라고 있는데 관심있으신 분들은 가입해서 둘러보시면 좋을 겁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장점</div> <div style="text-align:left;">1. 비용을 따져보면 국산맥주보단 돈이 더 들지만 수입맥주랑 비교하면 만들어 먹는 편이 저렴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2. 인터넷에 보면 다양한 레시피가 있고 자기 입맛에 맞게 변형할 수도 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단점</div> <div style="text-align:left;">1. 마누라님의 등짝 스메싱</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2. 한번 만들면 한동안은 같은 맥주만 마셔야 된다는 것</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그간 오유에서 베오베 정도만 눈팅했었는데....</div> <div style="text-align:left;">몇일간 피난민을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모습에 감동받았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