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저리 바쁜관계로  
오늘에서야 냉장고에 봉인해 두었던 
 후라이팬을 꺼냈습니다. 

 비뚜껑에 난 구멍으로  
최대한 물이 많이 들어가도록 하고 
뚜껑 주위에 물이 흥건히 고이도록 한 후  
가열하였습니다.  

물로 인해 후라이팬만 가열되고  
냄비뚜껑은 가열되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 쓰고 바램이라 읽으면 맞습니다)  

내용물이 부글부글 거리고  
열기가 약간 느껴지자  
혹시 안에서 수증기가 팽창하여  
쾅! 하고 폭발하지는 않을까 
조마조마 했습니다.   

폭발까지는 아니더라도  
뚜껑이 튕겨져 나가기라도 한다면... 
기름기 섞인 뜨거운 물이... 부엌 바닥이랑..

불을 끄고 물을 버린 후 
(물이 있으니까 작업이 너무 불편함) 
댓글로 올려 주신 해결책들 중 
가장 그럴듯한 방법으로 생각했던 
냄비뚜껑을 잡고 
후라이팬 테두리를 
고무망치 같은 걸로 때리는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여러번 치면서 
후라이팬 손잡이장식물이 떨어져 나가고 
이 방법도 안되는구나... 했는데, 
갑자기 너무 쉽게  툭-하고 
냄비뚜껑이 열렸습니다. 
 하하하. 하하하.. 

 그래서 너무 어이없지만, 
냄비뚜껑도 살리고  
후라이팬도 살리고 
스테이크도 살렸습니다.  
물에 좀 불긴 했지만...  

고기는 냄새라든지 뭐 딱히 
이상한 점을  못 느껴서 
나중에 먹으려고 
 냉동실에 넣어 뒀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저녁 먹기 전에 
열어 보는 거였는데 말입니다. 

후라이팬 장식물도 원래대로 끼워 두고 
냄비뚜껑이랑 잘 씻어서 정리했습니다. 

마무리는.... 
1. 애를쓰고 열어보려 할때는 안되더니 
2. 맘비우고 힘좀쓰니 툭하고 잘 열리네 
3. 후라이팬 냄비뚜껑 모두다 살렸는데 
4. 갇혀있다 풀려난 소고기만 불쌍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