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페이스북을 하지 않아서 직접 말씀 드리기가 어렵네요. 후배님. 후배님은 절 기억하지 못 하실지 몰라도, 몇년전 다함께 성폭력 사건 관련해서 돕던 사람 중 한명입니다. 

참 요 며칠간의 제 심정은 비통하기만 합니다. 전 후배님, 당신의 아버님을 정말 존경하기 때문에 최대한의 예우를 갖춰서 작성하도록 하겠지만

일이 이렇게 되고 나니까 해당 사건이 있던 당시에 그냥 넘겼었던 후배님의 태도와 가치관에 대한 미심쩍음이 새삼 상기가 됩니다. 어떤 말씀을 드리고자 하는지는 후배님이 가장 잘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이번건에 대해서 얘기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후배님께서 메갈리아를 지지할수는 있습니다. 개인의 가치관 문제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구구절절하게 사례로 드신 사항들은 너무나 손쉽게 논파 가능한 것들이기 때문에

내가 알던 명석한 후배님이 맞나, 란 의아함이 생길 정도입니다.

리벤지 포르노, 몰카 실컷 즐기고..라.

네. 다른 부분에서도 우리나라 여성들은 남성보다 불합리한 처우를 많이 받아왔지만, 특히 '성' 이란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심각하긴 합니다.

허나 자신있게 말씀 드리지만-제가 줄곧 주장해 왔던 것처럼- 해당 범죄 행위를 즐겼던 남성은 소수일 뿐이며, 결코 남성의 모두를 대변하지 않습니다. 메갈리아가 여성의 모두를 대변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일베가 왜 사회에서 죄악시 되고, 일베 소속임을 밝히면 매장 당하는지 아십니까? 여성들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오히려 일베에 반대하는 절대 다수의 남성들이 분노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주장합니다. 페미니즘은 여전히 유효하고 존중받아 마땅한 가치이며 사조이지만, 메갈리아는 아니란 것을.

후배님의 논조를 그대로 빌린다면

'좌파 정권 10년이 키워낸 반작용으로 생겨난 것이 일베이며,  일베의 언행은, 특히 고인모독과 지역감정 발언조차 풍자로 볼 수 있다' 가 되겠는데요. 인정하실수 있습니까?

이미 성인이시기 때문에 굳이 아버님을 언급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만

당신의 아버님께서 한평생 투쟁해 오신 대상이 바로 상기되어 있는 혐오와 차별을 일삼는 집단이었습니다.

좀 비겁한 질문일수는 있지만, 고 노무현 대통령에게조차 '재기한 한남충' 이란 것도 풍자가 될 수 있습니까?

그리고 자꾸 일의 선후관계를 호도 하시는데

분명히 합시다. 사상검증을 하고 밥줄을 끊겠다, 가 아닌

- 작가님 메갈리아 하신다면서요? 실망입니다

란 질문에 

- 응 난 좆 안됨. 지능 딸리는 독자들. 이 판을 키운건 독자가 아니라 작가야. 너희들이 안봐도 돼

란 답변이 돌아왔기 때문에 원하는대로 불매하겠단겁니다.

그리고 해당 김자연 성우건은 부당해고가 아니었고, 당사자간 원만히 합의 된 것은 물론이거니와, 김자연 성우 본인조차 그만 언급했으면 좋겠다, 란 입장을 밝힌 마당에 왜 자꾸 언급이 되는지 모르겠군요.

 후배님께서 말미에 언급하셨다시피

우리들이 메갈을 배격하는 이유 역시 ' 잘못된 사회의 문법을  성별만 바꾸어 되풀이 하면서...(후략)' 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남성에게 당했던 폭력에 대해 반격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을 반대하는 것도 아닙니다.

상기한 고인모독, 위인모독, 성소수자 강제 아웃팅, 초등학생 폭행, 성폭행 모의, 몰카 촬영 등의 패륜적이고 비인륜적인 행각에 반대한다는 것입니다.

목소리를 내십시오. 우리나라의 여권 신장은 아주 더 큰 폭으로 높아져야 합니다. 남성들에게 항의 하십시오. 더 안전한 체제를 만들어 달라는 목소리를 내 주십시오. 이건 남성과 여성의 문제가 아닙니다. 상식이자 정의죠. 

다시 말씀 드립니다. 메갈리아가 공격 당하는 이유는 결코 페미니즘에 대한 공격도 아니요, 후배님께서 주장하시는 것처럼 '남성들에 대한 반격과 목소리' 때문이 아닙니다.

무엇인가를 주장하려면 설득과 대화가 필요한 것이지 결코 과격한 범죄적 방법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또 메갈리아가 주장하는 것은 도대체 뭘까요? 양성평등?

아뇨. 그들이 스스로 밝혔듯 '오직 남혐' 이며 '한국 남성들의 번식 탈락' 입니다. 그렇기에 반대한다는겁니다.

일베 병신들이 '오직 여혐' 이고 '한국 여성들의 번식 탈락' 이라고 했어도 우리들은 똑같이 배격 했을 것이고, 공격 했을 것이며, 불매 했을겁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이미 그러고 있죠. 그렇기에 일베 병신들은 전면에 나서지 못 하고 있죠.

제발 페미니즘과 양성평등이란 미명하에 자행되는 온갖 비인륜적 행동을 옹호하지는 말아 주세요. 풍자란, 그것을 통해서  웃음을 동반한 깨달음을 줄 때만 풍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누가 고 노무현 대통령을 '풍자' 했다고 주장하는 환생경제에 대해서 풍자라고 인정합니까. 그 모리배들 내부에서나 그렇죠.

제가 뭐라고 후배님의 생각을 고쳐먹게 하겠습니까만,

부디 깊이 생각 해 보시길 바랍니다. 

아니, 차라리 메갈리아를 지지하신다면 풍자니, 미러링이니 하는 거창한 단어라도 쓰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게 더 솔직하니까요.

더운 여름 건강 조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