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을 만나고 12시를 조금 넘긴 시간, 집으로 오는 도중이었어요. <div><br></div> <div>중앙분리대가 있는 편도 2차선 외곽도로였는데 중간에 S자로 꺾이는 부분이 있습니다.</div> <div><br></div> <div>저는 1차선을 주행 중이었고, 첫 커브를 돌고 두 번째 커브를 돌려는 순간 맞은편에서 엄청 강한 불빛이 눈을 찔렀습니다. 포터가 역주행 중이었어요.</div> <div><br></div> <div>평소에 반사신경이나,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 아니었는데 정말 운이 좋게 살짝 비켜 지나갔어요. 마치 무스테스트를 하듯..</div> <div><br></div> <div>저는 몰랐는데 동승했던 친구들이 차가 밀려서 그대로 가드레일을 들이받을 거라고 생각했다더군요. 그 가드레일을 뚫고 나가면 2미터 정도를 추락해야 되는 상황이었는데 반응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비명도 못 지르고 차가 선 다음에도 얼떨떨해하던 상황이었어요.</div> <div><br></div> <div>비상등 켜고 길가에 서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있었는데 뒤에서 쫓아오던 차가 옆에 서더니 '저 사람 뭐에요?'라고 묻더라고요. 다행히 저처럼 코너에서 만나지는 않아서 잘 대처한 것 같았어요, 그 차는.</div> <div><br></div> <div>요즘 자주 들리는 "운이 좋아서 살아남고 있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더군요. 제 뒷차가 조금만 더 빨리 달려서 제 옆차선을 지나고 있었거나, 아니면 아주 가까이에서 뒤쫓고 있어서 제가 사고가 난 다음 2차 추돌이 벌어졌거나, 아님 역주행 하던 차가 지도 살아보겠다고 저랑 같은 방향으로 핸들을 꺾었거나..등등. 그랬다면 지금 이런 글 못 싸지르고 있었겠죠. 백프로 죽었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어요.</div> <div><br></div> <div>둘 중 하나였을 것 같습니다. 죽을 건데 혼자 죽기 싫은 새끼거나, 아님 술에 만취해서 자기가 어디를 달리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였겠죠.</div> <div><br></div> <div>어느 쪽이든..</div> <div><br></div> <div>죽여버리고 싶었습니다. 뒤지려면 혼자 죽어야지, 제가 몰던 차에 결혼한지 얼마 안 되는 친구도 있었는데 말이죠.</div> <div><br></div> <div>친구들끼리 그랬네요. 와, 죽으려면 이렇게 훅 가겠구나. 아둥바둥 살지 말자. 베풀며 살자. 등등. 아..잡을 수만 있으면 잡아서 귀싸대기라도 한 대 올려 붙여야 그나마 이 속이 좀 풀릴 것 같은데, 신고해봤자 사고가 안났으니 대응해줄 것 같지도 않고..참.</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