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대부분의 글들이 자전거의 매력에 막 빠져들기 시작하는 분들의 입문기나 열정적일 때의 모습들이 대부분이라서.. 좀 많이 시들해진 상태의 글도 나름 의미가 있을 것 같네요.</p><p><br></p><p>제 자전거는 현재 4개월째 정지 중입니다.</p><p>마지막으로 탔던게 작년 12월 중순이었고, 그 때가 로라방 훈련 참가 2개월차 중반 정도였습니다.</p><p>라이딩도 많이 다니고, 한 때는 업글이나 기변에 온통 관심이 쏠렸을 때도 있었네요.</p><p>구름성을 좋게 한다는 뒷드 세라믹 풀리 교체 여부를 가지고 동료들과 며칠을 떠들어댔을 정도였었죠. ㅋㅋㅋ</p><p>처음 잔차였던 아팔란치아 하이브리드로 속초라이딩을 마친 후 아는 사람에게 싼 값에 넘기고 똥메리다 풀카봉 울테셋 신차를 뽑아서 신나게 탔었네요.</p><p>평일엔 자출, 주말엔 라이딩.. 신나게 한 1년 반 정도를 타다가 자출중 차와 사고가 나서 메리다는 하늘나라로.. 저는 로드 입문 코스중 하나라는 쇄골골절로 3주 입원을 했었습니다.</p><p>물리 치료까지 합치면 몇 달 되죠.. 꽃같은 시즌을 접었었습니다만 사고가 났어도 자전거를 너무 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죠.</p><p>사고 보상금으로 잔차를 다시 마련한 것이 스페샬 타막이었습니다.</p><p>구동계는 된장깜파(코러스이긴 하지만..)에 풀카본 휠셋까지 달았죠.</p><p>이런 구성의 새 차는 너무 비싸고.. 중고로 도싸에서 매입 했었습니다.</p><p>쇄골 골절 때문에 팔과 어깨에 깁스같은 지지대를 칭칭 감은 상태로 판매자 분한테 돈을 건넸죠. ㅎㅎ</p><p>다 낫지도 않았는데 탈 생각 밖에 안 났습니다.</p><p>말 그대로 미친 상태...</p><p><br></p><p>회복 후에는 더 열심히 탔습니다.</p><p>얼마나 미쳤었냐면... 회사 부장님 (당시는 차장님) 애기 돌잔치가 대전에서 있는데 거기를 자전거를 타고 갔었습니다(미리 말씀 드리고).</p><p>거리는 150키로 정도 됐었는데.. 타 지방에서 열리는 점심 시간의 돌잔치를 잔차로 가는건.. 지금 생각하면 좀이 아니라 많이 아닌 것 같네요.</p><p>그리고 1번 국도를 그룹도 아니고 혼자 달려서 갔었던 건.. 자전거에 눈이 멀어서 뵈는게 없었나봐요.</p><p>낙차하거나 사고나면 대책이 없는거였는데..</p><p>암튼 생활의 모든걸 라이딩과 연결시켰었죠.</p><p><br></p><p>그러다가.. 작년 초봄(요맘때 쯤) 유명산 라이딩 갔다가 중미산 다운힐에서 낙차를 하고.. 여기저기 장난아니게 스크래치가 났었는데 왼쪽 팔꿈치가 보기에 좀 심하게 손상되어서 119 불러서 근처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가기도 했었습니다.</p><p>응급실에서 찢어진 옷 입고 의사의 처치를 기다리며 누워 있다가 소식 듣고 달려온 아내의 레이저 빔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네요.</p><p>뭐.. 여섯 바늘 꿰매긴 했지만 스크래치는 스크래치니까.. 골절보다는 빨리 아물었고, 다시 자출에 라이딩에 정신 없이 달렸었습니다.</p><p>사고들이 좀 있어서 가족들은 제가 자전거 타는거 싫어합니다.</p><p>올해 일곱살 된 딸내미도 자전거 얘기 나오면 내용에 상관 없이 아빠 자전거 안 탔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크크크.</p><p><br></p><p>그러다가 작년 겨울 접어들면서 그룹으로 로라 훈련을 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어서 첫 달 열심히 타고, 두 번째 달 훈련을 막 시작할 즈음에 일이 너무 바빠지고 회사 인사 관련 복잡한 일들이 생기면서 자전거를 놓았는데.. 봄이 되어도 탈 마음이 별로 안 생기네요.</p><p>그리고.. 자전거에 쓰는 돈이 아깝고, 좀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ㅋㅋㅋ</p><p>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나에게 일어나다니...</p><p><br></p><p>한참 탈 때는 영하 15도인 날에도 매일같이 자출했었는데..</p><p>요새는 좀 쌀쌀하니까 탈 마음이 안 네요.</p><p>운동삼아서 자출 정도는 해야 하는데..</p><p>4월 되고 날이 좀 더 따듯해지면 새로운 마음으로 자출부터 해 봐야 겠어요.</p><p><br></p><p>여기 입문하신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몇 가지를 좀 말씀 드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p><p>1. 무조건 안전제일. 헷멧은 진리다 (헬멧이 쪼개지고 머리는 멀쩡한 사고를 직접 목격).</p><p> 살살 달려도 헬멧 필수. 살살 달리다 넘어져도 구조물에 머리 부딪히는 사례가 많음.</p><p>2. 교통 약자와의 사고 대비 보험 (특히 보행자, 노약자).</p><p>3. 업글은 한 방에.</p><p>4. 동호회는 재밌다. 다양한 경험도 많이 쌓을 수 있다.</p><p> 그러나 돈이 많이 든다 (지름신 때문에).</p><p>5. 안전하게 탄다고는 하지만 자전거는 위험하다.</p><p>6. 재미있을 때 끝까지 가보는게 좋은 것 같다.</p><p> 엔진이 되면 클럽에 소속되어서 TDK도 나가보고 각종 아마추어 대회 포디움도 노려보고..</p><p> 엔진이 저질이면 꾸준히 오래 탈 수 있는 투어를 많이 해 보고 랜도너스같은 대회도 참가해보고..</p><p> 열정이 식으면 만사가 귀찮음. ㅋㅋㅋ</p><p><br></p><p>이번 주말에도 즐라 하세요~</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