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때는 2011년 5월</p><p>4.27 보궐선거 끝나고 얼마 후의 일임.</p><p>오랜만에 민주당에 계신 어떤 분과 만났음.</p><p>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p><p>"엄기영 펜션 사건은 정말 신의 한수였음. 어떻게 찾았음?"하고 묻자</p><p>비하인드 스토리를 아주 친절히 말씀해주셨음.</p><p><br></p><p>선거운동이 시작되고 며칠 지나지 않은 시기에</p><p>강릉쪽에서 이상한 제보가 들어왔다고 함.</p><p>엄후보의 처제, 이모, 조카 등을 자처하며 지지를 부탁한다는 전화가 오는데 전화번호가 이상하다는 거임.</p><p>그래서 민주당 소속 모의원의 보좌관 중 한명이 강릉으로 내려갔음.</p><p>전화번호들을 보니 희한하게 죄다 연결된 번호였음.</p><p>예를 들면 123-4567, 4568. 4569 이런식이었음.</p><p>보좌관이 전화번호를 추적해보니 강릉 외곽에 있는 모 펜션이었음.</p><p>바로 신고할까 하다가 확실한 물증을 잡기 위해 1주일을 잠복했음.</p><p>일하는 아줌마들 숫자, 출퇴근 시간, 누가 어떤 차를 타고 다니는지까지 모조리 파악함.</p><p>선거본부에 보고함.</p><p>적당한 시기를 고름.</p><p>경찰이랑 들이닥침.</p><p><br></p><p>내 생각에는 이번에 민주통합당이 확실한 물증을 잡고 있는 것 같음.</p><p>과거 10년 동안 여당이었는데 국정원에 자기 사람 하나 없겠음?</p><p>아마 제보자라는 사람은 바로 그 국정원 직원일 거임.</p><p>이미 그 사람으로부터 상당한 정보를 입수했겠지만</p><p>확실한 물증을 잡기 위해 과거처럼 잠복 같은 걸 했을 거임.</p><p>그리고 모든게 확실해지자 그중 제일 만만한 애를 덮친거임.</p><p><br></p><p>국정원 직원을 사찰했다고?</p><p>이거 진짜 웃기는 얘기임.</p><p>이명박이랑 새누리당이 지난 5년 동안 제일 공을 들인게 인터넷 실명제임.</p><p>덕분에 약간의 전문지식만 갖고 있으면 댓글 알바 이름, 주소 같은 거 알아내는 거 일도 아님.</p><p>예전에 인터넷채팅 유행하던 시절에</p><p>채팅방에서 욕하고 까불던 놈을 잡은 적이 있음.</p><p>까불다 혼난다고 하지 말라는데도 찾아와보라며 계속 까불길래</p><p>IP 추척해서 그놈 있는 겜방 자리까지 알아내서 찾아간 적 있음.</p><p>민주당 같은 당에 그정도 가능한 인력은 차고도 넘칠거임.</p><p>그렇게 신상정보를 파악한 다음 확증을 잡기 위해 과거처럼 잠복을 했을거임.</p><p>이건 사찰이 아니라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정상적인 정보수집 활동임.</p><p><br></p><p>근데 이걸 갖고 사찰이니 뭐니 개드립을 치는 걸 보면 웃겨서 말도 안 나옴.</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