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간만입니다 오유님들.</p><p><br></p><p>진짜 없으므로 음슴체 적겠슴.</p><p><br></p><p>뭐 이번에도 예상하시는 것과 같이 그런 건 아님...</p><p><br></p><p>대체적으로 썰과 자작과 썰과 자작을 넘나드는 모호한 경계에서... 꿈만같은 이야기를 적어보겠음.</p><p><br></p><p>추운 겨울이었음.</p><p><br></p><p>그때 컴119 기사를 하고 있었음.</p><p><br></p><p>아마 의정부 사시는 분들은 알고 계실거임. </p><p><br></p><p>"의정부의 부자들은 서울에 가지 않는다" 라는 말이 있음.</p><p><br></p><p>특히 의정부 치고는 잘사는 동네(?) 측에 속하는 민락동 근방에 컴119 기사를 했었씀.</p><p><br></p><p>사장이 조폭이라 사업 수완이 엄청 대단하심. 그 일대 컴퓨터 수리매장은 장사가 안되서 하나 둘 문을 닫아가는데</p><p><br></p><p>우리 가게는 컴터가 맨날 쌓여만 갔음...</p><p><br></p><p>외근다니는 형님이 좀 잘생긴 편이셨는데 뭐 여튼 그건 그렇고... 사업 수완은 뭐 개뿔... 여튼 목이 좋아서 일이 잘 되었음.</p><p><br></p><p>한번은 CIH 바이러스가 난립한 무지 추운 겨울이었음.</p><p><br></p><p>우라질레이션 CIH바이러스...</p><p><br></p><p>군대에서 갓 제대한 터라 몇일 밤을 세어도 끄떡없는 체력이 받쳐줬기에 망정이지 그 수많은 컴터들을 죄다 수리하는건 보통 인간이 하기엔 너무나 버거운 일이었음.</p><p><br></p><p>여튼 시간은 흘러흘러 퇴근시간 10시를 지나 새벽 1시...</p><p><br></p><p>집에 갈 버스가 있을려나 하고 문을 닫고 (사장은 리니지 2 앵벌한다고 먼저 들가심 - 뭐?)</p><p><br></p><p>버스 정류장으로 총총걸음으로 갔음</p><p><br></p><p>당시 떡볶이 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무진장 따뜻했음.</p><p><br></p><p>중딩때 입던 거를 제대하고도 입고 다니다니 나도 참...</p><p><br></p><p>여튼 떡볶이 코트는 정말 따뜻했고, 또 따뜻하게 보이기에 충분했음 (아주 아주 긴 롱코트 떡볶이... 지금도 소장중)</p><p><br></p><p>버스정류장에 서 있는데</p><p><br></p><p>버스가 안와...</p><p><br></p><p>버스가 안와... 언제 오는겨... 추워 죽겠구만...</p><p><br></p><p>근데 갑자기...</p><p><br></p><p>"저기 오빠..."</p><p><br></p><p>"?!"</p><p><br></p><p>"저기..."</p><p><br></p><p>딱 보아하니 학원 늦게 끝난 학생같은데... 너무 시간 늦지 않았나...</p><p><br></p><p>"응? 왜...? ... 왜요 ?"</p><p><br></p><p>뭐야 내가 겁먹은건가... 겁먹을 만도 하다... 귀여운 여고생이 말을 걸어온게...</p><p><br></p><p>음 ...</p><p><br></p><p>음 ...</p><p><br></p><p>음 ... 처음이니까</p><p><br></p><p>남중 남고 공대 ... 쒵!!</p><p><br></p><p>보니까 키도 크고 생머리에 이쁘긴 엄청 이쁘다.</p><p><br></p><p>외근 다니던 형님과 했던 대화가 떠오른다</p><p><br></p><p>"야 여자 만날라면 걍 의정부에서 찾아. 괜히 서울 까지 가지말고"</p><p><br></p><p>"왜요?"</p><p><br></p><p>"의정부 여자도 충분히 착하고 매력적이란 말야"</p><p><br></p><p>"흐음... 그런가..."</p><p><br></p><p>여튼 정신을 차리고 보니...</p><p><br></p><p>수줍게 양 손을 앞으로 잡고 나에게 말을 걸고있는 여고생이 눈에 들어왔다</p><p><br></p><p>목소리를 들어보니 뭔가 부탁을 하는 것 같은데 ...</p><p><br></p><p>"저기... 맥주... ....... 사..."</p><p><br></p><p>"네 ?"</p><p><br></p><p>"저기 ... 맥주 사주세요..."</p><p><br></p><p>"응 ?? 뭐 너 방금 맥주 사달라고..."</p><p><br></p><p>"네... 좀 마시고 싶어요"</p><p><br></p><p>아 고등학생이니 스트레스가 얼마나 많이 쌓였겠어...</p><p><br></p><p>근데 뭐야 나한테 술을 사달라니...</p><p><br></p><p>보아하니 엄청 마시고 싶은가보다...</p><p><br></p><p>그리고 속으로 생각했음</p><p><br></p><p>'흠... 그러니까 요것이 지금 날 이용해서 맥주를 탐하시겠다 이거군...'</p><p><br></p><p>왠지 좀 측은하기도 해서...</p><p><br></p><p>"너 집에는 안들어가고...? 너무 늦은 시간 아니야?"</p><p><br></p><p>"학원이 늦게 끝나서요..."</p><p><br></p><p>"그럼 집으로 갈 것이지"</p><p><br></p><p>"..."</p><p><br></p><p>그렇게 버스 정류장에서 떡볶이 코트를 입은 갓 제대한 열헐남자와 고등학생이 수줍게 서 있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