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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bestofbest_81319
    작성자 : 식객민우
    추천 : 285
    조회수 : 39271
    IP : 14.54.***.121
    댓글 : 13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2/09/05 12:35:11
    원글작성시간 : 2012/09/05 01:26:49
    http://todayhumor.com/?bestofbest_81319 모바일
    엄친아 이야기(스압)
    <p>흔히 말하는 엄친아</p><p><br></p><p>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미남이기까지 한 사기캐릭</p><p>재수없는새끼...</p><p><br></p><p>지방출신이신 내 엄니와 그 친구분은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하시고 </p><p>안산의 똑같은 아파트, 같은동에 자리잡으셨다.</p><p>때문에 엄친아와 난 떼 놓을래야 떼 놓을 수 없는 관계가 반 강제적으로 형성이 되었다.</p><p><br></p><p>어렸을 때부터 그새키는 만능프로였다.</p><p>항상 나보다 바람의나라 레벨도 높았고,</p><p>숙제한번 밀린적 없으며,</p><p>각종 놀이터 골목대장,</p><p>구몬숙제를 안했으면 그녀석껄 베끼면 됬었고,</p><p>초딩때부터 연애를 해본 능력자,</p><p>오락실에선 이름도 모르는 게임 죄 섭렵....</p><p>등등</p><p><br></p><p>초딩때였다.</p><p>집앞 횡단보도 건너편에 있는 학교.</p><p>굉장히 가까워서 등교시간보다 항상 한시간 일찍 출발해서</p><p>주택가 우유가방속의 우유 하나씩 훔쳐먹으며(나쁜짓임, 죄송합니다. 따라하지마세요)</p><p>녀석이랑 축구를 하다 들어간다.</p><p><br></p><p>지금은 남들은 흉내도 못내는 개발 of 개발이지만 당시는 축구를 좀 했는지</p><p>체육시간에 꿇리진 않았던 것 같고 또 재미있었다.</p><p><br></p><p>여튼, 3학년 때였다. </p><p>축구부 주장이라는 6학년 형이 찾아와서 스카웃 제의를 한다.</p><p>물론 내가 아닌 그녀석에게...</p><p>흔쾌히 수락하던 녀석을 따라 나도 축구부 하고싶다고 함과 동시에 처음으로 인생의 쓴맛을 보았다.</p><p>뒤돌아서는 주장 대가리에 당시 유행하던 레인보우식스처럼 총알을 놔주고 싶었다.</p><p>방과후 그새키는 "너도 축구잘해, 그새끼가 니 하는거 못봐서 그래"라고 말하며</p><p>300원짜리 피카츄돈까스를 내밀면서 울고있는 내게 당치도 않은 위로를 건냈다.</p><p>내가 이딴 피카츄돈까스에..아..아ㅏ아앙..ㅇ아 맛있군...</p><p>마력에 빨려 내 몸에 부처가 재림하는 듯 곧 마음의 안식을 되찾았다.</p><p><br></p><p>초딩시절 그녀석 모습은 여기까지 기억난다.</p><p>그렇게 난 강원도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p><p>친구없는 중학교1학년이 지나가고 나름 학교생활도 할만하고 재밌게 지내던 2학년,</p><p>문득 그녀석이 생각났다.</p><p>아니 보고싶었다.</p><p><br></p><p>차비가 비쌌다.</p><p>한달용돈을 꼬박 모아 집에다 말도 안하고 무작정 버스에 올라탔다.</p><p>초인종을 눌렀지만 아무도 없더라.</p><p>복도에서 폼잡으며 기다리면서 녀석이 도착하는 순간 씨잌 웃으며</p><p>"늦었네, 오랜만이다"</p><p>라고 하고싶었지만 존나추움...</p><p>그냥 찌그러져있었다.</p><p>꽤 오래 기다렸다.</p><p><br></p><p>아주머니께서 먼저 오셨다.</p><p>차려주신 저녁식사를 먹으면서 말씀을 들었다.</p><p>얘가 요즘 안좋은 애들하고 노는 것 같다고..</p><p>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p><p>미남이고,</p><p>운동까지 잘하며,</p><p>성격도 좋아 여자애들한테 인기도 많았었다.</p><p><br></p><p>밤 열시쯤이던가,</p><p>꽤 늦게 들어왔다.</p><p>예전과는 다르게 얼굴에 자신감이 없어보였다.</p><p>호빗이었던 나와 다르게 키는 확실히 많이 컸지만.</p><p><br></p><p>아주머니 걱정을 말해주니 이놈이 웃었다.</p><p>예전에 우리 어머니께 말씀들었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p><p>아주머니 이혼하셨다고..</p><p>사실이었다.</p><p>그래서 밤늦게까지 전단지를 돌리는데</p><p>걱정하실까봐 말씀은 못드렸다고 했다.</p><p><br></p><p>미친놈...</p><p>그당시에는 이해를 못했다.</p><p>먹고사는게 힘든건줄도 몰랐고</p><p>돈은 어른이 많이 벌어 오면 되는건줄 알았다.</p><p>학생은 공부열심히 해서 대학잘가면 되는건 줄 알고있었고,</p><p>하지만 나보다 공부를 잘하는 놈이니 할말은 없었다 ㅅㅂ...</p><p>돌아오는 버스에서 한편으로는 대견스럽다고 생각했다.</p><p><br></p><p>고등학생이 되었다.</p><p>신은 공평한 것 같다.</p><p>뭐 여러가지 의미로다가...</p><p>누구에게나 불공평하니까 공평하다고 하던데</p><p>잘 모르겠고,</p><p>신은 공부 잘하고, 착실하고, 애인도 있는 녀석의 모습에 배알이 꼴렸나보다.</p><p>녀석은 버스비가 아까웠는지 아니면 자전거 타는 자기모습이 간지나는걸 알았던건지 모르겠지만</p><p>자전거를 타고다녔다.</p><p>하굣길에 교문밖코너에 있는 6살 여아를 들이받았다.</p><p><br></p><p>중상을 입혀 합의금을 물었다.</p><p>벼락거지가 되었다 한다.</p><p><br></p><p>그 후로 핸드폰을 정지시켜 연락을 할 수 없었고</p><p>이사갔다는 소식만 듣고는 주소를 몰랐다.</p><p><br></p><p>마지막으로 본건 5년이 지난 올해 8월 15일 광복절</p><p>내 엄친아는 세상을 떠났다.</p><p><br></p><p><br></p><p>오늘 피곤해서 일찍 잠들었는데 꿈에 그녀석이 나왔다.</p><p>것땜에 잠이 안온다.</p><p>책임져야한다.</p><p>같이 학원째고 겜방가서 엄마한테 뒈지게 맞았던것도,</p><p>김밥한줄놓고 치고박고 싸웠던것도 다 꿈에 나오드라</p><p>다음엔 좀 건전한 기억으로 나타나길 바란다.</p><p>새끼.. 내가 그래 보고싶으면 진작 얼굴좀 비추지...</p><p><br></p><p>잘가라 은호야</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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