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일요일 아침에 하하호호 즐거운 분위기에서 저는 커피 마시고 딸내미는 산수숙제 하고 있었는데 <div>사단이 났네요.</div> <div><br></div> <div>1. 숙제 중 유투브 몰래 시청.</div> <div>2. 숙제 끝낸 후 검산 과정에서 약분을 안 함. </div> <div>3. 고쳐서 하라고 하는 법을 지도했더니 몇 번 끄적거리고 미적거리더니 다 했다고 가방 싸고 놈.</div> <div>4. 가방을 확인하려니 자기 못믿냐고 화를 내고 문을 쾅 닫음.</div> <div>5. 약분 안함...ㅎ 숙제를 다 안하고 논 거임.</div> <div>6. 제대로 하라고 하니 읽던 책을 쾅 던짐. </div> <div>7. 꼭지 스핀</div> <div><br></div> <div><br></div> <div>이제 4학년이고 분수가 너무 약해서 애프터스쿨에서 하는 과외까지 시켜놨더니 어차피 선생님이 다 고쳐준다고</div> <div>대꾸를 하네요. 100점 만점에 15점 받아오는 거, 그럴 수 있죠.</div> <div><br></div> <div>그런데 안해놓고, 방법을 가르쳐 주고 이해할 때까지 설명한 다음에 마무리하라고 했더니 했다고 거짓말한 점, </div> <div>화난다고 문 쾅 닫은 점, 그리고 물건을 던진 점, 이렇게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네요^^</div> <div><br></div> <div>초등학교 들어와서 이렇게 목소리 높여본 적 없는데 한톤 올려서 혼냈습니다. </div> <div><br></div> <div>공부 못하는 거, 그럴 수 있다. 그런데 못하기 때문에 교실에서 재미가 없어서 힘들다고 해서 과외를 시켰고, </div> <div>이제 이해를 해서 괜찮다면서도 게으름 때문에 어차피 시험이 아니니까, 하면서 중간에 그만두는 게</div> <div>옳은 것이냐. 시험때도 이렇게 하느냐, 매사에 최선을 다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럼 이제까지 학교에서 시험본</div> <div>점수가 다 이런 식으로 해서 나온 것이냐. 거짓말하라고 엄마가 가르쳤냐. 아까 분명히 세 번 엄마가 경고했지</div> <div>않았냐. 이렇게 숙제 안하려면 애프터스쿨도 가지 말고, 문화원 댄스 클래스도 안가고 이번주는 아무 데도</div> <div>안간다. 분명히 엄마는 경고했다. </div> <div><br></div> <div>사람이 뭐냐, 짐승이냐, 화난다고 들고 있던 거 던지고 화풀이하는 게 사람이냐, 화나면 무는 짐승이지, 엄마가</div> <div>그렇게 가르쳤냐, 뭔가를 던진다면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 게 맞고,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 것은 쓰레기이니</div> <div>방금 던진 책은 버려라. 너에게 소중하다면 던질 리가 없는데 던진다면 쓰레기가 맞다. 쓰레기가 아닌데 던진다면</div> <div>올바른 화를 푸는 방식이냐. 더 화나서 책 던져도 화가 안풀리면 엄마한테 책을 던질 거냐. <span style="font-size:9pt;">화난다고 폭력으로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푸는 사람은 </span><span style="font-size:9pt;">사람이 아니다. 그건 짐승이다. 짐승은 화나면 문다. 사람은 아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대충 이런 내용이네요. 처음엔 저도 머리에 피가 올라서 무섭게 야단쳤는데 사람이 뭐냐부터 좀 가라앉았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아, 화난다고 애한테 화풀이할 수 없는데, 그건 사람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면서 내가 이러면 안되는데..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일단 목소리 좀 더 가라앉히고 화를 표출하지 않으려고 엄청 애썼네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리고 엄마가 왜 화가 났는지 아냐고 물어봤습니다. 안대요. 이미 엄마가 목소리를 높인 시점에서 흑흑 울면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숙제 다 했다고 거짓말하고, 문 쾅 닫고, 책 던져서 그런다고 하대요. 어떻게 해야 할 것 같냐고 물어보니 앞으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거짓말 안하고 숙제 다 하고, 화난다고 물건에 화풀이 안한다고 합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보통은 이렇게 하고 안아주는데 오늘은 자기 책임을 다 안해서 다 할때까지로 미뤄뒀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지금 흐느끼면서 숙제하다가 나와서 모르는 거 물어보고 들어가네요. 다 하고 나면 안아줘야겠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렇게 자식새끼가 만든 첫 사리가 쌓이네요. 제 기준 애가 그럴 수도 있는 정도의 라인을 처음으로 넘어선 기념일이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아무래도 오늘을 THE 사춘기 시작 경축일로 삼아야 할 듯 합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엄마들! 내 동료가 되라! 모든 마음의 평화가 거기 있다는 오올 붓다를 찾으러 가는거다!!</span></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