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오유 바로가기
http://m.todayhumor.co.kr
분류 게시판
베스트
  • 베스트오브베스트
  • 베스트
  • 오늘의베스트
  • 유머
  • 유머자료
  • 유머글
  • 이야기
  • 자유
  • 고민
  • 연애
  • 결혼생활
  • 좋은글
  • 자랑
  • 공포
  • 멘붕
  • 사이다
  • 군대
  • 밀리터리
  • 미스터리
  • 술한잔
  • 오늘있잖아요
  • 투표인증
  • 새해
  • 이슈
  • 시사
  • 시사아카이브
  • 사회면
  • 사건사고
  • 생활
  • 패션
  • 패션착샷
  • 아동패션착샷
  • 뷰티
  • 인테리어
  • DIY
  • 요리
  • 커피&차
  • 육아
  • 법률
  • 동물
  • 지식
  • 취업정보
  • 식물
  • 다이어트
  • 의료
  • 영어
  • 맛집
  • 추천사이트
  • 해외직구
  • 취미
  • 사진
  • 사진강좌
  • 카메라
  • 만화
  • 애니메이션
  • 포니
  • 자전거
  • 자동차
  • 여행
  • 바이크
  • 민물낚시
  • 바다낚시
  • 장난감
  • 그림판
  • 학술
  • 경제
  • 역사
  • 예술
  • 과학
  • 철학
  • 심리학
  • 방송연예
  • 연예
  • 음악
  • 음악찾기
  • 악기
  • 음향기기
  • 영화
  • 다큐멘터리
  • 국내드라마
  • 해외드라마
  • 예능
  • 팟케스트
  • 방송프로그램
  • 무한도전
  • 더지니어스
  • 개그콘서트
  • 런닝맨
  • 나가수
  • 디지털
  • 컴퓨터
  • 프로그래머
  • IT
  • 안티바이러스
  • 애플
  • 안드로이드
  • 스마트폰
  • 윈도우폰
  • 심비안
  • 스포츠
  • 스포츠
  • 축구
  • 야구
  • 농구
  • 바둑
  • 야구팀
  • 삼성
  • 두산
  • NC
  • 넥센
  • 한화
  • SK
  • 기아
  • 롯데
  • LG
  • KT
  • 메이저리그
  • 일본프로야구리그
  • 게임1
  • 플래시게임
  • 게임토론방
  • 엑스박스
  • 플레이스테이션
  • 닌텐도
  • 모바일게임
  • 게임2
  • 던전앤파이터
  • 마비노기
  • 마비노기영웅전
  • 하스스톤
  • 히어로즈오브더스톰
  • gta5
  • 디아블로
  • 디아블로2
  • 피파온라인2
  • 피파온라인3
  • 워크래프트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 밀리언아서
  • 월드오브탱크
  • 블레이드앤소울
  • 검은사막
  • 스타크래프트
  • 스타크래프트2
  • 베틀필드3
  • 마인크래프트
  • 데이즈
  • 문명
  • 서든어택
  • 테라
  • 아이온
  • 심시티5
  • 프리스타일풋볼
  • 스페셜포스
  • 사이퍼즈
  • 도타2
  • 메이플스토리1
  • 메이플스토리2
  • 오버워치
  • 오버워치그룹모집
  • 포켓몬고
  • 파이널판타지14
  • 배틀그라운드
  • 기타
  • 종교
  • 단어장
  • 자료창고
  • 운영
  • 공지사항
  • 오유운영
  • 게시판신청
  • 보류
  • 임시게시판
  • 메르스
  • 세월호
  • 원전사고
  • 2016리오올림픽
  • 2018평창올림픽
  • 코로나19
  • 2020도쿄올림픽
  • 게시판찾기
  • 게시물ID : bestofbest_358550
    작성자 : 무엇이무엇이
    추천 : 233
    조회수 : 20510
    IP : 1.229.***.152
    댓글 : 6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7/08/24 03:06:21
    원글작성시간 : 2017/08/23 21:18:56
    http://todayhumor.com/?bestofbest_358550 모바일
    엄마가 없어진 후 내 인생
    <p><br></p> <p>그냥.. 한번쯤은 어디엔가 얘기해보고 싶어서 눈팅만 하다가 처음 글을 씁니다.</p> <p><br></p> <p>지난 3월, 1년 3개월여의 투병생활 끝에 췌장암으로 엄마를 떠나보냈습니다</p> <p>저는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어요. </p> <p>장례식 때도 어떻게 울고 어떻게 멈춰야될지 몰라서 찾아준 지인분들께 인사 드리면서 안부 주고받고, 웃고, 그랬어요.</p> <p>엄마의 새 배우자는 아빠친척들에게 비밀이었기에 새벽에 잠깐 왔다가시게 하고.. </p> <p>엄마를 연애감정으로 좋아하던 동성친구분은 저를 부여잡고 저 영정사진이 내가 찍어준거다, 하고 우시고.. (저만 아는 엄마의 비밀)</p> <p>다른 친구분들은 당신들끼리 반주하시다 싸워서 경찰차까지 오고..</p> <p>남동생은 본인 친구들과 한잔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취기가 올라서 큰소리로 떠들고, 엄마 친구분들과 얼굴 붉히고..</p> <p>저라도 웃고 정신 차리고 있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였죠.</p> <p>엄마는 절대로 아빠한테 장례식을 맡기지 말라고, 본인의 인생을 망친 주범이고 나를 병들게한 장본인인데 절대로 가는 길 맡기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p> <p>저는 차마 그러지를 못했어요. 새아빠랑은 사이가 정말 안 좋았고, 장례식 비용은 아빠와 친척들이 해결해줬지</p> <p>새아빠는 전혀 금전적인 도움을 주지 않았거든요..</p> <p>엄마는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장례식 걱정을 했어요. 친척들이랑 아빠가 오면 안된다구요.</p> <p>제가 꼭 그렇게 해야 하냐고 하니까 화를 내셨죠.. 넌 그렇게 혼자 이겨낼 자신이 없냐고, 아빠한테 의지할 생각하지 말고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하라고..</p> <p>알겠다고 했어요. 꼭 그렇게 한다고 굳게 약속 드렸어요.</p> <p>그리고 간성혼수로 점점 의식이 사라지던 엄마는, 중간중간 정신이 돌아올 때마다</p> <p>아빠를 속여서, 이 호스피스에 있다는 걸 비밀로 해야 되니까, 얼른 작전을 짜자고..</p> <p>쉿.. 아빠 온다, 얼른 숨어.. 하고 연극배우처럼 제 앞에서 연기를 했어요. 저는 그걸 맞춰주다가 엄마가 의식을 잃으면 혼자 울었어요.</p> <p>엄마가 암진단을 받은 즉시 회사를 관두고 계속 곁에서 간병을 했지만</p> <p>하도 곱게 키워주셔서 요리도 제대로 할 줄 몰라 사실상 그건 간병이 아니라.. 뭐랄까, 제가 엄마를 보낼 준비가 안돼있어서 붙어 지낸 거예요.</p> <p>대신 장을 보고, 청소를 하고, 병원을 같이 다니고, 그냥 엄마랑 같이.. 그렇게 지냈어요.</p> <p>사실 그러기 전에도 저는 엄마밖에 없었고, 엄마한테도 저밖에 없었으니까..</p> <p>월급을 받으면 고대로 엄마 통장에 이체해주고, 엄마가 부르면 항상 거기 있는.. 그런 존재요.</p> <p>저는 콧대가 높아서(ㅋ) 남자친구도 잘 없었고, 학교도 엄마사정에 따라 자퇴,이사를 반복하며 언제나 엄마 일을 도왔어요.</p> <p>그러다 모든 게 다 잘 안돼서.. 따로 사회에 나와 회사라는 걸 다닌지도 얼마 되지 않았었죠.</p> <p>하여간 그랬어요. 제 인생은 엄마를 중심으로 돌아갔고, 저희 남매는 엄마의 울타리 안에서만 안전할 수 있었어요.</p> <p>엄마가 없으면 죽어버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저는 아직도 잘 살아 있어요.</p> <p>놀랍도록 멀쩡하게, 회사도 잘 다니고.. 제가 엄마 간병하는 동안 제 곁을 지켜준 남자친구와 결혼도 준비하고 있고..</p> <p>엄마가 남겨준 보험금으로 세상에, 제 통장에 처음으로 백만원 단위가 넘는 돈을 다 만져보고 있죠.</p> <p><br></p> <p>하지만.. 자꾸만 더 화가 나요. 상실에 대한 슬픔..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분노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어요.</p> <p>저는 너무 비겁하고, 이기적인 사람이에요.</p> <p>엄마가 그렇게 빌었는데 아빠를 장례식에 부르지 않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았고,</p> <p>마지막 호스피스에서 열흘 정도는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서 1~2시간 간신히 눈붙이며 몸을 닦아주고,</p> <p>칼륨수치 때문에 하루에 두세번씩 관장을 해주고, 계속 손을 잡고 옆에 있었는데</p> <p>엄마가 돌아가시던 바로 그날, 저녁 7시부터인가 호스피스 안에서도 정말 임종이 임박한 환자만 들어가는 햇살방이라는 데가 있는데..</p> <p>거기서 새벽 4시까지 엄마는 힘겨운 호흡을 이어가고 있을 때.. </p> <p>한번이라도 의식이 돌아올까 해서 쉼없이 손잡고 말을 걸고, 동생과 아빠가 다 자리를 비우고 새우잠을 청해도..</p> <p>전 끝까지 엄마랑 한번만 더, 한 마디만 더 나누고 싶어서 기다렸는데.. 정말, 사람이 한계에 다다르면 잠이 너무 쏟아지니까..</p> <p>간호사들은 오고가지도 않고.. 정말.. 미칠 거 같더라구요. </p> <p>왜 이렇게 일찍 이 방에 보낸거지? 아직 우리 엄마 죽지 않을 거 같은데, 나 정말 10분만 눈 좀 붙이고 싶은데..</p> <p>도대체 엄마가 오늘 돌아가시긴 하는 거야? 라고 생각해버렸어요.</p> <p>그리고 바로 그 순간.. 엄마 호흡이 거칠어지더니, 차갑게.. 퍼렇게.. 그렇게 떠나셨어요.</p> <p>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p> <p>그 소중한 마지막 시간에 대체 왜.. 그전까지 정말 단 한순간도 엄마를 걱정하지 않은 순간이 없는데, 너무나 두렵고 간절했는데..</p> <p>살아생전 좋아하시던 노래를 틀어주고, 계속 귓가에 사랑한다고, 고마웠다고, 그 말을 7시부터 4시까지 끊임없이 속삭였는데..</p> <p>마지막 그 순간, 다들 자고 있을 때.. 전 원래 잠이 없기도 하고, 엄마를 두고 잘 사람도 아니란 걸 알아서 </p> <p>가족 모두 그냥 당연히 저한테 엄마를 맡기고 자고 있을 때.. 차라리 나도 조금 잔다고 말이나 해볼걸,</p> <p>왜 마음속으로 그런 생각을 해버렸을까요. 그 순간 동생도 놀라서 달려와 양쪽에서 엄마 손 붙들고 우리 품에서 엄만 잘 가셨지만..</p> <p>저는 알아요. 제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걸요.</p> <p>엄마가 들은 건 아닐까.. 그래서 그토록 힘겹게 붙잡고 있던 호흡을.. 어떻게든 우릴 더 보려고 버텼던 약한 생명을, 그 순간에 놔버리신 거 아닐까.. </p> <p>그래서 이렇게 귀신으로도 나타나지 않는 건 아닐까.. 싶어요.</p> <p><br></p> <p>우리 엄만 정말 알아주는 자식바보 였고, 병적으로 저희한테 집착하는 분이었거든요.</p> <p>저 역시 병적으로 엄마에게 의존하는 트라우마 덩어리였고.. </p> <p>아빠의 놀음과 바람 때문에 이혼한 후, 엄마에겐 우리가 전부였어요. 새아빠가 있긴 하지만 그건 돈 때문이었고,</p> <p>엄만 항상 우릴 위해 모든 걸 바쳤어요. 제발 엄마 인생을 살라고 해도, 이게 엄마 행복이라고.. 어떻게든 돈을 만들어 와 우릴 키웠어요.</p> <p>전 엄마가 우리 때문에 남자를 만나는 게 너무 싫었고.. 사실 그래서 오래도록 남자친구가 없었어요.</p> <p>남자는 여자를 성적으로만 바라보고, 돈이나 쓰면 되는 줄 안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 남자친구 아니었음 평생 그랬을 거예요.</p> <p>엄마는 버림 받은 자식이었어서, 그 상처를 우리에게 대물림하고 싶어하지 않았던 거죠.</p> <p>본인은 끝까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식을 건사하고 싶었던 거죠.</p> <p>하지만 동생은 엄마 때문에 여자를 못 믿는다는둥.. 남자를 잘 꼬신다는둥.. 농담으로라도 엄마에게 상처를 많이 줬어요.</p> <p>전 그게 너무 싫었고, 제가 버는 돈은 엄마 수중으로 들어가 결국 남동생이 저지른 과소비와 사고 뒤치다꺼리에 쓰이는 걸 알고 있었어요.</p> <p>그래도 상관 없었어요. 엄마가 단돈 만원이라도 다른 남자한테 덜 웃고, 덜 비참해도 된다면요.</p> <p>하지만 엄마가 없는 지금.. 동생은 달라지지 않았어요.</p> <p>물론 동생은 저지른 과오가 있으니까 저보다 더 죄책감을 느끼고, 삶에 의욕이 없는 듯 보여요.</p> <p>그게 너무 걱정이고.. 전 엄마도 없는데 남동생과 떨어져 지내면 정말 무너져버릴 것 같아 같이 살자고 매달렸습니다.</p> <p>처음엔 제가 남자친구와 동거중이니까 낑겨 살고 싶지 않다고,</p> <p>더구나 누나가 있으면 더 정신 못 차리고 독립심 잃을 거 같다고 거절했었는데.. 사정상 결국 같이 살게 됐어요.</p> <p>지금 집행유예 중이라 사회봉사도 다니고 해야 해서 생활비는 제가 전담하고 있는데, 그것도 참.. 버거워져요.</p> <p>엄마의 보험을 절반으로 나눠가졌는데 동생은 이미 다 써서 수중에 돈이 없거든요.</p> <p>알고 보니 사회봉사도 나가지 않아서 보호감찰관이 집행유예가 취소될 수도 있다며, 본인이랑 연락이 안 되니까</p> <p>등본상 동거인인 저와, 제 남자친구에게까지 전화를 하더라구요. 매일매일 어디를 나갔던 걸까요..</p> <p>친구랑 동업을 한다고, 당분간 사회봉사 때문에 일을 못한다고 투자금을 빌려달라고 해서 줬는데.. 그것도 거짓말이겠죠.</p> <p>알아요. 처음부터 알았지만, 안 줄 수가 없어서 도와줬어요. </p> <p>이번달에도 카드값을 내달라고 하는데.. 글쎄, 거절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p> <p>이거 때문에 남자친구랑도 좀 삐그덕거렸어요. 남자친구는 모든 걸 다 이해해주고 받아주는 사람인데</p> <p>다른 건 다 참아도.. 제가 정말 무식할 정도로 알뜰해서 점심도 굶어가며 돈을 모으거든요. 하루 세끼는 사치니까!ㅎㅎ</p> <p>저한테 필요한 모든 부분을 절약해요. 데이트비용, 의복비용, 식대, 생활용품까지.. 무조건 싼거. 아낄 수 있는 건 다 아껴요.</p> <p>근 1년 넘게 엄마랑만 지내서 지인도 많이 없어졌고.. 옷도 필요없고.. 남자친구도 월급이 저보다 적으니까 일단 무조건 아껴요.</p> <p>왜냐하면 남자친구는 만성b형간염이라 만약을 위해 돈을 많이 모아놔야 나중에 아파도 치료를 잘 받을 수 있으니까,</p> <p>빨리 돈 모아서 집 사고 저축해서 노후 준비 하고 싶은 마음 뿐이에요. 언젠가 다 내려놔야할 때, 남자친구랑 원없이 놀다가 죽고 싶어요.</p> <p>쌈마이웨이 설희 보면서 저 같다는 생각 많이 했어요. 제가 딱 그래요. 남친한테만 돈을 쓰거든요.</p> <p>근데 남친은 가뜩이나 그것도 미안한데, 그렇게 미친듯이 아껴서 아낀 돈을 남동생한테 홀랑 줘버리니까..</p> <p>그럴수록 저는 남동생 때문에 빵꾸난 주머니 메우려고 더 필사적으로 아끼니까.. 그게 보기 싫은 거죠. 이해해요.</p> <p>근데 괜히 센척 한다고 내 돈으로 준 거야! 니가 벌어다준 돈은 전부 모아놨고, 내 돈에서만 주는 거니까 상관마! 해버려요.</p> <p>그럼 또 남친은 그런 뜻이 아니야 미안해.. 하고 둘이 부둥켜안고 더 열심히 살자! 아프지 말고..~하며 으쌰으쌰 하는데.</p> <p>그래도 전 알아요. 제가 동생에게 쓰는 돈을 저 스스로도 아까워하고, 억울해 한다는 거.</p> <p>엄마는 살아생전, 동생과 따로 살라고 했었죠.</p> <p>저는 반드시 같이 살거다, 동생 없이 못 산다, 그리고 나는 보험금 필요없으니까 그걸로 동생 가게를 차려주자 했었는데, 엄마가 반대하더라구요.</p> <p>이도저도 안된다고.. 아니, 동생은 배운 것도 없고 성실하지도 못해서 가게라도 차려줘야 사는 게 맞거든요?</p> <p>저는 남자친구랑 둘이서 진짜 평범하게 일한 만큼만 쓰고 일한 만큼만 모아서 잘 살 수 있는 순둥이들이라.. 진짜 괜찮은데,</p> <p>엄마는 둘이 반씩 정확하게 나눠가지고 따로따로 살라고 했어요.</p> <p>저는 그 약속도 어긴 셈이죠.. 정말 청개구리 같은 딸년이에요.. 원래 엄마는 사고치는 동생보다 옆에 붙어서 스트레스 주는 저를 더 못마땅해했어요.</p> <p>동생이랑 엄마는 씀씀이가 통이 커서, 저 혼자 안달복달 절약하고 걱정하는 걸 싫어했거든요.</p> <p>물론 저도 두 사람의 그 허세(?)와 저에 대한 평가절하(?)에 늘 예민하게 굴고, 비난을 주고받고.. 그랬어요.</p> <p>엄마는 저한테 인정받고 싶어했는데, 저는 엄마를 사랑만 한다고 하고.. 인정은 안 했던 거 같아요.</p> <p>난 두 사람과 다르다.. 내 식대로 살 거다. 하지만 너무 사랑하니까, 내가 사랑하는 마음만은 알아줘라. 이런 마인드..</p> <p>하지만 두 사람은 다 필요없고, 진짜 사랑하면 토달지 말고 따라와달라.. 는 거였죠.</p> <p>근데 전 따라갈 수 없었어요. 저는 제 도덕적 기준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일을 죽어도 못 하는 정신적 결벽증을 갖고 있어서..</p> <p>항상 위로보다 옳은말, 맞는말에 집착하고,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결론에 천착하는 성격이라서;; </p> <p>돌이켜보니.. 엄마가 참 외로웠겠어요. 딸은 딸대로 잘났다고 떠들고, 아들은 아들대로 밑빠진 독처럼 사고치고 돌아다니고..</p> <p><br></p> <p>그래서 싫었나봐요.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났나봐요.</p> <p>저는 사실 우리엄마 기쎄고, 특이(?)할 정도로 특별한 사람이라.. 뭔가 다를 줄 알았거든요.</p> <p>진짜 우리 엄마는 알아주는 미인이고, 신기도 있고, 진짜 뭐 막 그랬거든요.</p> <p>귀신이라도 돼서.. 어떻게든 나 쫓아다닐 줄 알았어요.</p> <p>우리 엄마는.. 죽어도.. 죽는다고 해도.. 그래도 나를 잊지 못해서, 딸 옆에 찾아올 줄 알았어요.</p> <p>혹시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영혼이라는 게 정말 있어서.. 엄만 내 옆에 있다는 걸, 날 지켜보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줄 알았어요.</p> <p>사실 전 종교도 없고(앞으로도 믿을 생각 추호도 없고) 무속적인 것도 안 믿는 타입인데..</p> <p>그래도 엄마는 하나님을 믿었고, 신을 믿으니까 귀신도 믿었고(ㅋ) 그런 짬뽕적인.. 영적인 걸 따르진 않아도 내심 있겠거니 하는, 그런 사람이니까..</p> <p>저도 혹시나.. 했나봐요. 근데요. 없어요.. 죽으면 끝이에요. 아무것도 없어요.</p> <p>우리 엄마 없어도 세상은 너무나 잘 돌아가구요. 엄마 친구들도, 가족들도, 하물며 자식인 우리도.. 다 그냥, 잘 살아요.</p> <p>내가 죽어도 그럴 거예요. 이 세상은, 당연히 멀쩡할 거예요.</p> <p>나 죽으면 세상도 망하라고 내가 태어난 건 아닐 거니까. 이건희가 죽어도, 미국 대통령이 죽어도, 세상은 잘 돌아가죠. 원래가 그런 거죠.</p> <p>너무 잘 알고, 이해하니까.. 그래서 더 허무해요.</p> <p>하루하루 얼마나 더 소중하게, 행복하게, 누구 눈치 안 보고, 얼마나 열심히 살아야겠는지를 알겠는 만큼.. 꼭 그만큼.. 못 살겠어요.</p> <p>난 여기서 조금이라도 행복해지면, 죽기 싫을 거 같아요. 죽기 싫다고 생각하는 순간, 죽어야 될까봐 무서워요. 어차피 누구나 한번은 죽는 건데.</p> <p><br></p> <p>전 요즘 자꾸.. 어딘가 아파요. 잔병치레일 뿐이지만..</p> <p>난포가 터져서 수술을 하고, 가슴 통증이 생기고, 턱근처 임파선염에 걸리고, 겨드랑이에 몽울이 잡히고.. </p> <p>근데도 다시 담배를 피워요. 엄마 돌아가시기 2년 부터 남자친구가 비흡여자기 때문에 아무 고민없이 바로 뚝 끊었는데, 이젠 다시 피워요.</p> <p>피우면 아프고, 두려우면서도.. 2년 전처럼 뚝, 안 끊어져요. </p> <p><br></p> <p>남자친구랑 저는 사실, 너무 잘 맞고.. 사랑하고.. 그래요. 정말 좋아요.</p> <p>이렇게 행복한 게 진짜.. 미안하고, 짜증나고, 죽기 싫을 정도로 나는 다 괜찮아요.</p> <p>근데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요.</p> <p>딱 한번만.. 다시 만나서, 얘기하고 싶어요. 미안하다고.. 고마웠다고.. 나는 내 인생을 다해 엄마만을 사랑했다고.. 잊지 않을 거라고.. 말해주고 싶어요.</p> <p>우리 엄마가 죽기 싫었을까봐.. 항상 괜찮은 척하고, 강한 척했던 우리엄마.. 사실은 죽기 싫었을까봐.. </p> <p>한번도 그런 말 못하고.. 아빠한테 들키지 않는다고 연기하고, 저한테 곱게 키워 간병도 제대로 못하는 애기라고.. 바보라고.. 그런 말만 했거든요.</p> <p>그게 너무 슬프고 미안해요.. 엄마가 의식 있을 때 마지막으로 한 얘기가, </p> <p>돈 빌린 친구한테 전화해서 "언니 나 이제 죽어. ㅇㅇ(제이름)한테 130만원 맡겨놨으니까 찾아가. 그동안 고마웠어." 라고 했던 거예요.</p> <p>그리고 나서 저한테 70만원을 주면서.. 이게 너한테 줄 수 있는 마지막 돈이라고.. </p> <p>죽기 전에 너 결혼시켜주고 싶어서 더 모아보려고 했는데 ㅇㅇ(동생이름)때문에 이거밖에 안 남았다고.. 너 다 가지라고..</p> <p>근데 제가 "뭐야. 이런 거 안줘도 돼. 엄마 써." 그랬어요. "으유.. ㅇㅇ(동생이름)는 좋다고 쓸 텐데 내 딸은 저래." 하고 졸리다고 주무시곤.. </p> <p>그리곤 다시 의식을 못 차렸어요. 그때는 그게 마지막인지도 모르고.. 너무 후회돼요.</p> <p>고맙다고 할껄. 엄마, 진짜 고마워.. 그럴껄. </p> <p>나는 엄마가 돈 안줘도, 남자한테 돈 못 구해와도.. 그래도 엄마가 좋다는, 그런 뜻이었는데..</p> <p>엄만 항상 돈 싫어하는 나를 걱정했어요. 자기가 곱게 키워서.. 돈 귀한 줄 모른다고.. 남자친구도 돈 없는 애 만난다고..</p> <p>근데 남자친구 욕할 때마다 엄마랑 그렇게 싸웠어요. 나 진짜 사랑해주고 내가 세상에서 제일 똑똑하고 특별한 줄 아는 애라고, 난 그거면 된다고..</p> <p>엄마는 저한테, 너 잘난 거 인정해주는 애 만나서 좋겠다고 엄마는 니 엄마라서 너 고생할 게 더 눈에 훤하다고.. </p> <p>무슨 뜻인지 이젠 좀 알겠어요.</p> <p>혼자 모든 공과금이니 생활비 충당하면서 살아보니까 그래요. 좀 막막할 때도 있어요.</p> <p>딩크족으로 살 거라 아무 걱정 없는 거지.. 둘이 살기엔 딱 좋게 버는데, 그 이상 유흥을 즐길 순 없으니까..ㅎ</p> <p>그래도 좋아요. 저한테 돈은 쓰는 맛이 아니라, 버는 맛으로 좋은 거라.. 땀흘려 돈 벌면 그렇게 뿌듯해요.</p> <p>남친도 낭비벽 없고 제 경제관을 이해해줄 뿐만 아니라 너무 좋다고, 자기랑 딱 맞다고 해주니까요.</p> <p><br></p> <p>친구가 그러더라구요.</p> <p>남동생한테 돈 빌려주지 마라, 딱 자르고 너희 둘 인생 살아라. </p> <p>그래서 나도 그러고 싶은데 잘 안된다, 못 하겠다. 걔가 죽어버릴까봐 걱정된다. 하니까</p> <p>남자친구한테 저를 버리라고 하더라구욬ㅋㅋ 얘 못 고쳐쓰니까, 너라도 살려면 얘 버리고 가라고.</p> <p>그래서 제가 그랬죠. 왜! 얘는 손해 보는 게 없어! 내 돈으로 주는 건데! 라고 하니까 친구가 ㅉㅉ.. 하더라구요.</p> <p>그래서 또 제가 그랬죠. 하긴.. 동생한테 안 쓰면 남친한테 쓸 돈이었는데.. 얘꺼나 다름없어.. 남친이 손해지.. 했더니</p> <p>친구가, "그게 왜 남친한테 쓸 돈이야? 니 돈이지. 너한테 써." 라고 하는 거예요.</p> <p>남친도 옆에서 맞다고.. 자기 치과부터 다니라고.. (제가 20살 때부터 이가 4개나 빠져서 없는데, 엄마가 이거까지 알면 너무 슬퍼하고</p> <p>돈이 많이 들까봐 비밀로 하고 지금까지도 치과를 못 다니고 있거든요.. 돈 생기면 치과부터 가고 싶었는데 지금은 무리; </p> <p>아마 나중에 다 뽑고 틀니하고 다니는 거 아닌가 모르겠어요.)</p> <p>근데 되게.. 그 말이 너무 놀라웠어요.</p> <p>????? 내 돈이라니?????? 아.. 그래.. 내 돈이지.. 나한테 쓸 돈..</p> <p>하지만 저는 저한테 쓰는 것보다 남친이나 동생한테 쓰는 게 저한테 행복감을 준다고 생각해서..</p> <p>이게 바로 엄마한테 배운 나쁜 행복인 거 같아요. 행복인 척 하는.. 비겁하고.. 나쁜.. 만족감. 사실은 열등감.</p> <p>오늘 죽어도 하나도 안 억울하고, 평정심을 지킬 수 있는, 그런 인생을 살았던 거 같아요.</p> <p>내 몫으로 뭘 쌓아놓는다는 게.. 아깝게 느껴져요 자꾸.</p> <p>아냐, 이것도 다 거짓말 같아요.</p> <p><br></p> <p>엄마를 버거워했던 거, 지금도 남동생을 버거워하는 거..</p> <p>사실은 누가 시킨 적도 없는 희생인데.. 혼자 죽어라고 기를 쓰면서.. 그러면서 원망하는 거. 그걸 알겠어요. </p> <p>그게 정말.. 역겨워요. 나란 사람이.. 좀 그래요. 진짜 좀.. 별로예요.</p> <p>엄마가 없어진 게 문제가 아니라.. 그냥 늘, 난 이렇게 문제였던 거 같아요. </p> <p>어떻게든 또 살겠지만. 헿.</p> <p><br></p> <p>엄마가 마지막으로 남긴 돈.. 그걸로 어떻게든 일어서 보고 싶어요. </p> <p>엄마는 그렇게 살고 싶었는데.. 나 혼자 맘대로 죽을 순 없는 거 같아요. 벌도 안 받고 맘대로 편해지면 안 되잖아요.</p> <p>아니, 그냥 살고 싶으면서 엄마 탓을 하는 거 같아요. 그냥 사는 건데.. 살고 싶으니까, 살아지니까 사는 건데.. 이 핑계 저 핑계 갖다붙이면서..</p> <p><br></p> <p>매일매일 엄마가 꿈에 나와요.</p> <p>몇 번이고 내 눈앞에서 다시 죽거나, 그냥 평소처럼 같이 생활하는 그런 똑같은 꿈인데..</p> <p>저는 꿈속에서도 보통, 꿈인 줄을 알고 꾸거든요.</p> <p>근데 알아요. 이게 꿈이고, 이건 내 환영이지, 엄마가 아니라는 거.. 엄마가 내 꿈에 찾아온 게 아니라, 내가 엄마 생각을 하는 거라는 거..</p> <p>꿈에라도 엄마가 찾아와서 나한테 뭐라도 한 마디 해줄줄 알았는데 그런 일은 안 생기더라구요.</p> <p>엄마가 하늘에서 절 지켜보신다는 생각도 안 들어요. 그런 걸 믿을 수가 없어요. 하나님도 없고, 사후세계도 없다고 생각하니까.</p> <p>그렇게 산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관념 속에 반쯤 눈감고 살아갈 만큼 순진하지 않은 제 사상도 극혐이에요 정말.</p> <p><br></p> <p>뭔소릴 이렇게나 길게 씨부려놨는지. 끝까지 보신 분도 없겠지만 쓰면서 실컷 울고 나니까 속은 좀 편하네요.</p> <p>잘 지내세요. 미리 고마워요.</p> <p><br></p> <p><br></p>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7/08/23 21:28:30  172.68.***.36  까나다라  750232
    [2] 2017/08/23 21:39:41  125.178.***.224  하얀토파즈  490190
    [3] 2017/08/23 21:41:22  220.119.***.234  gaesoon  497776
    [4] 2017/08/23 21:48:16  175.223.***.241  양들의친목  63668
    [5] 2017/08/23 22:09:58  1.241.***.51  로엘라  80132
    [6] 2017/08/23 23:07:22  49.143.***.16  기다림의끝  550148
    [7] 2017/08/23 23:34:23  211.36.***.169  조고레  307081
    [8] 2017/08/24 00:26:57  121.125.***.34  잎붉은달  737237
    [9] 2017/08/24 01:01:51  115.137.***.206  스물한살!  400260
    [10] 2017/08/24 01:39:43  222.237.***.162  맛챠:D  286205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현재 게시판의 베스트오브베스트 게시물입니다.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67450
    갑자기 혼자 되신 엄마를 어떻게 돌봐드려야 할까요 [77] 창작글 남편고맙사랑 17/10/11 00:09 14083 267
    367431
    너무 스트레스받아서 엄마한테 뭐라고 했습니다. [80] 로늬 17/10/10 22:29 17361 286
    367296
    자존감이 너무 낮아 고민인분께 [30] czx24fo9 17/10/10 02:07 19698 207
    364853
    좋아하는 남자분 사진 엄마한테 보여줬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 [29] 본인삭제금지 한돌프 17/09/27 05:41 36550 170
    364774
    2년만에 감사한 오유분들께 후기 남깁니다. [39] SNGG 17/09/26 20:01 10840 292
    364590
    버스에 치인 의경입니다. 도와주세요. [28] sos 17/09/25 23:08 11990 209
    364428
    어머니께 제 전재산을 드렸어요.. [87] 창작글외부펌금지 비섭 17/09/25 07:06 28624 339
    364413
    엄마 나 사실 왕따당하고있어 [67] 롤로노아_조로 17/09/25 02:18 18525 253
    363055
    직장상사의 야한이야기가 점점 도를 지나치고있어요 [37] 17년07월21일 17/09/17 13:07 30456 177
    363017
    쥬쥬맘 아디를 쓰는 사람이 동생인데 자살을 했습니다.. [191] 본인삭제금지 바위처럼 17/09/17 04:21 36208 521
    362760
    이루고싶은 직업이나 꿈 적고가세요(이루어집니다) _ 2년후. [924] 햇님달빛 17/09/15 15:52 11621 212
    362695
    엄마 나 오늘 생일이에요 [65] 코코아잔 17/09/15 08:28 13940 354
    361690
    암에 걸렸다 [41] 연애시대 17/09/10 01:24 16825 210
    361234
    (긴글)아파트 복도에서 불 피운 친오빠... 고민입니다.. [88] 귄귄이 17/09/07 14:14 23911 174
    359590
    저희부부 이혼밖에 답 없나요? [378] 창작글외부펌금지 너살고나살고 17/08/29 17:42 40970 191
    358914
    28살에 처음 공부를 시작했어요 [35] 날치기주의 17/08/25 21:08 22087 184
    엄마가 없어진 후 내 인생 [60] 무엇이무엇이 17/08/24 03:06 20510 233
    358192
    블라인드 상태의 게시물입니다. [35] 감성변태 17/08/22 08:35 24173 223
    357434
    곧 수술실 들어갑니다.. 모든 것이 무탈하길... [55] 이지랖 17/08/18 10:19 12949 283
    357169
    평생 사랑하는 사람..... [22] 니야니야 17/08/17 07:44 17219 187
    357156
    욕먹고 맞아가며 일했습니다. [69] 외부펌금지 골든이어스 17/08/17 04:58 19888 142
    356567
    엄마가 왜 연애 안하냐고 물었다.... [39] 애정아진이해 17/08/13 23:48 24652 200
    356322
    고기집 알바중 입은 화상에 잠을 못자겠어요 [47] DeQuincey 17/08/12 14:59 18843 208
    355951
    다리 절단지체장애인분들... 조언부탁드립니다....... [30] 외부펌금지 금천구짱짱 17/08/10 15:51 20239 174
    355652
    나는 취업 삼수생이다. [35] 창작글외부펌금지 피리왕 17/08/09 07:17 16601 179
    355070
    아동학대와 근친상간한 전부인... [110] 설머슴 17/08/06 09:37 47608 211
    [1] [2] [3] [4] [5] [6] [7] [8] [9] [10] [다음10개▶]
    단축키 운영진에게 바란다(삭제요청/제안) 운영게 게시판신청 자료창고 보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모바일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