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다단계 이야기를 읽고 오랜만에 20살 때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p> <p>20살의 저는 정말 지금의 모습과는 다르기 때문에 20살의 제 모습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저를 보면 아직도 신기해합니다.</p> <p>수능이 끝나고 잡고 있던 정신줄을 놓고 살던 무렵, 당시의 모습을 다시 기억해보자면 5무(無)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p> <p>무개념, 무눈치, 무답, 무뇌 마지막으로 무미래,</p> <p>미래까지 없으므로 오랜만에 써보는 읎슴체.</p> <p>하다못해 제 이름은 몰라도 그 웃긴놈, 그 ㅄ, 등등 안좋은 수식어가 붙은 신입생은 저라는 것을 알수 있었음.</p> <p>거기에 하숙생활을 했었는데 하숙집이 단체로 정상적인 사람이 적었던 곳이라 밥먹고 8시만 되면 시작할까 소리에 단체로 피방출근. 새벽 6시에 퇴근. </p> <p>이런 짓을 일주일 중 7일을 반복했음. </p> <p>이런 일화 말고도 별의별 정신나간 짓을 많이 했지만 길어지므로 넘어가겠음.</p> <p>위의 글처럼 살아가던 나를 사이비 한명(이하 사입)이 눈여겨 보고 있었음. 정신나간놈이다 보니 살살 꼬시면 넘어올줄 알았나봄.</p> <p>처음에는 단순히 아는 사이였지만 가족들이 자꾸 교회가라고 아우성을 하는 바람에 아는 교회 있냐고 사입에게 물어봄.</p> <p>기다렸다는 듯이 사입이 자기 교회로 오라고 함. 저보다 형이기도 해서 처음에는 믿고 따라감.</p> <p>헌데 웬걸. 가보니 이건 경험 30분만에 사이비라는 것을 알 수 있었음.</p> <p>왜냐하면 필자는 기독교 경력 20년이었고 한때 성경영재, 달란트학살자, 수련회슈퍼바이저 등으로 불렸음.</p> <p>갔던 교회는 일단 목사가 없음. 어디갔냐고 물어보니 바쁘셔서 여기저기 돌아다닌다고 함.</p> <p>그러면서 찬송가를 부르는데 듣도 보도 못한 곡들임. 찬송가 몇페이지라고 하는데 위에서 말한대로 기독교 경력 20년이므로</p> <p>어지간한 찬송가는 다외우고 있는데 알고 있는 번호로도 듣보노래가 나옴.</p> <p>예를 들면 금*노래방으로 알고 갔는데 다른 노래방이어서 입력했던 번호가 알고 있던 노래가 아닌 다른 노래가 나오는 기분임.</p> <p>노래가 끝나고 다음 설교로 넘어가는데 목사가 없다보니 동영상을 틀어줌. </p> <p>자막이 나오고 말을 하는 것을 보니 일본 쪽 인것 같은데 설교내용이 불신지옥 김밥천국 내용임.</p> <p>님들 돈 잘내시고 김밥드셔서 천국가셈. 1시간동안 주절거리지만 주 내용은 진짜 저거임.</p> <p>진짜 김밥은 아니고 그날 점심으로 김밥을 줬으므로 김밥임.</p> <p>다른 메뉴로는 월남쌈을 줬는데 촌놈이라 어떻게 먹는 지도 몰랐고 풀떼기라 고기만 건져서 김밥에 얹어먹음.</p> <p>이제 새로운 신도 면담이 들어가는데 아까 말했던 사입이 은근 높은 직위였음. 청년부회장이란 직함을 달고 있었는데 전도사로 내정된 사람임.</p> <p>자기 경력을 쏼라쏼라말하는데 별 잡소리를 빙빙 돌려서 말하는 바람에 빙빙바 먹고 싶은거 참느라 힘들었음.</p> <p>반응이 별 신통찮아 보이자 목사님 이야기로 넘어가는데,</p> <p>(솔직히 말하면 앞에서 말한 것처럼 마이웨이라 하품하고 귀파고 핸드폰 만지니깐 하다가 지친듯.)</p> <p>이건뭐 예수님 재림보다 더한 사람임.</p> <p>1달 동안 30분만 잠자고 생활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기도하면 이뤄져 종점의 기적처럼 봉사가 눈뜨고 절름발이가 일어나서 뛰어다님.</p> <p>문제는 눈치와 개념이 더럽게 없던 저라서,</p> <p>30분만 잠자고 생활하는 것에는 나도 해봤음, 기도하면 이루어진다는 것에도 나도 해봤음. </p> <p>하늘을 날았다는 말에도 나도 해봤음. 근데 진짜 날아봄. 중2때 친구네 집에서 할머니네 집으로 가다가 자전거로 하늘을 날아봄.</p> <p>사입이 말하다 피곤했는지 오후에 축구하고 저녁먹는다길래 좋다구나 하고 알겠다고 함.</p> <p>축구하면서도 눈치없이 해서 혼자 즐김. 저녁도 고기부족하다는 소리 무시하고 양 다채우고 옴.</p> <p>일정이 다 끝나고는 사입차를 타고 하숙집으로 돌아옴.</p> <p>그 뒤로 일요일은 저한테 있어 회식날임. </p> <p>다단계 퇴치썰마냥 한달을 헌금은 하나도 안하고 먹기만 신나게 먹기만 하다 가니 데리러 오던 사입이 더이상 안옴.</p> <p>그래서 직접 찾아가서 한달을 더 다니니 사입이 오지말라고 함.</p> <p>저처럼 눈치없고 사람들하고 안 어울리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함.</p> <p>눈치없는 것은 맞는데 어울리기는 잘어울렸는데 내심 억울했음. 솔직히 당시에는 눈치없는 것도 억울했음.</p> <p>그 다음주부터 하숙집 사람들이 왜 교회안가냐고 물어보고 상황설명해주니 욕하면서 하루종일 낄낄댐.</p> <p>그리고 그날 8시에 피시방가서 여느때 처럼 6시에 퇴근함.</p> <p>지금 생각해보면 본의 아니게 사이비를 퇴치해버림.</p> <p>마무리를 어떻게 할까 고민해보니 글을 쓰는 지금 시간이 6시 되어가니 20살때처럼 6시 퇴근 뿅.</p>